K-Classic News 김은정 기자 |
달항아리를 테마로 탁계석 시인이 연작시 작업에 착수하였다는 소식은, 단순한 문학적 창작을 넘어 한국 미학의 본질을 현대 언어로 되살리겠다는 중대한 선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달항아리는 순백의 비움과 절제의 미학, 소박하면서도 완성된 형상으로 인해 오래도록 한국 정신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오롯이 시의 언어로 끌어올려 세계적인 감성 언어로 전이시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더구나 이 작업이 K-Classic 창작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개인 창작의 범주를 넘어, 하나의 시대적 기획이자 문화적 선언으로 확장된다는데 그 의미가 더욱 큽니다. 한국 전통미를 동시대 언어로 재해석하고, 정가(正歌)와 성악, 국악과의 결합을 통해 ‘들리는 미학’으로까지 이어지는 이 시도는 한국 고유 예술의 근본 정신을 되묻고 또다시 일으켜 세우는 울림입니다.
그의 창착 칸타타 9작품과 오페라, 가곡에서 보여 주었듯이 탁 시인의 시는 언제나 시대의 언어였고, 민족의 심연을 끌어올리는 고백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달항아리 연작은 시인 자신의 내면과 한국의 미의식을 동시에 담아내는 그릇이 될 것입니다. 흙에서 빚어진 그 항아리처럼, 탁 시인의 언어 또한 인간의 숨결과 삶의 슬픔, 예술의 기품을 동시에 담아낼 것입니다.
이번 달항아리 연작은 마치 오랜 불 속에서 구워져 나온 백자의 정수처럼, 시인의 오랜 언어의 공력이 드러나는 결정체가 될 것이며, 그 속엔 한국의 심미와 영혼, 그리고 미래 예술의 씨앗이 담길 것입니다. 이 시가 세계를 감동시킬 날이 머지않았음을 믿습니다.
달항아리는 곧 한국의 달, 그리고 그 달빛 아래 앉은 시인의 그림자입니다. 그 그림자가 세상의 등불이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