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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오페라 이탈리아와 상호 교류를 시작으로 유럽 진출 가능성 열어야 할 때

오페라극장 시스탬 부재한 한국의 실정, 개인 매니저 역할 필요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상호 교류를 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야 한다

 

오페라를 통한 외국과의 교류는 단순한 문화 교환을 넘어, 한국 오페라의 브랜드화와 세계화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특히 이탈리아 국립극장들과 연계하여 우리 오페라를 소개하고, 동시에 이탈리아의 대표작들을 국내에 유치하는 상호 교환 프로그램은 매우 실현 가능성이 높고 전략적 가치가 크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경우, 자국 중심주의가 강한 경향이 있지만, 예술적 수준이 높고 스토리가 분명한 한국 오페라를 제안하고 좋은 음악을 들려준다면 충분히 수용될 수 있다. 이러한 상호 순환 구조를 통해 양국 간의 오페라 교류는 더욱 긴밀해질 수 있다.

 

한편, 오페라의 번역 문제는 여전히 고민의 대상이다. 한국의 주요 레퍼토리들을 한국어로 공연할 것인지, 현지 언어로 번역할 것인지에 따라 감동의 밀도와 전달력에 차이가 발생한다. 독일에서도 과거 이탈리아 오페라를 자국어로 번역해 공연했던 사례가 있었으며, 이는 언어가 음악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어 오페라 역시 장기적으로는 자막과 해설을 병행하거나, 우리 말의 미학을 유지한 채 해외에 소개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미 한글의 세계적 확산 흐름을 고려할 때, 한국어 원어 공연이 곧 새로운 문화적 차별성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의의가 크다.

 

한국 오페라 진출 성과를 역수입하는 방식도 고려 

 

한국 오페라의 세계 진출은 단순히 공연을 해외에 올리는 것을 넘어, 스토리와 역사적 배경을 함께 전달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예컨대, 어느 이탈리아 음악 시험에서 한 학생이 한국 노래 ‘푸른 하늘 은하수’를 불렀다는 일화처럼, 한국의 역사와 정서에 공감하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 한국 오페라는 신선한 감동과 사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해외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작품 선정부터 유튜브 홍보, 예산 산출, 스폰서 유치 등 다양한 요소를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하며, 현지에서 성과를 내야 국내 오페라 산업도 생존할 수 있다. 침체에 빠진 한국 오페라 현실에서는 해외에서 이미지를 만들어 역수입하는 방식을 고려할 때가 온 것이다. 

 

이러한 세계 진출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는 ‘K-오페라 페스티벌’의 개최가 있다. 이는 한국 오페라만을 위한 전용 브랜드 페스티벌로, 특히 지방 중극장을 중심으로 순회하며 열리는 구조가 현실적이다. 각 도시를 순회하면서 지자체의 3억~5억 원 지원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여기에 연출가, 제작진, 무대 디자이너의 협업을 통해 공연의 질을 높이고 책임감을 부여하는 구조를 만들면 더욱 지속 가능한 형태가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대사관 및 해외 기관과의 연계는 후원사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중요한 키가 된다. 

 

고급 상품화를 위한 해외 진출 기업들의 오페라 마인드 조성이 관건 

 

특히 후원금 확보는 오페라 산업의 생명줄이라 할 수 있다. 기업의 ESG 경영과 연계해 문화 후원의 명분을 강화하고, 팬덤 기반의 크라우드펀딩이나 NFT 티켓을 통한 신세대 참여 방식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국가지원은 한계가 있으며, 결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90점 이상의 완성도를 갖춘 공연을 보여줘야 한다. 일본 영화 사례처럼 기업이 마음만 먹으면 무조건적인 ‘to’를 제공하는

방식으로도 전개가 가능하며, 우리나라 기업들도 마인드 변화만 있다면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

 

판소리 등 한국 전통에 각광하는 이탈리아 

 

결국 이제 K-오페라 브랜드는 시작 단계이며, 세계적인 콘텐츠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예술성과 언어의 경계를 넘는 감동, 그리고 문화적 전략이 동시에 요구된다. 지금이야말로 한국 전통음악의 감동을 기반으로, 한국 오페라가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며, 이를 위한 민간·정부·기업의 삼자 협력이 절실한 시기이다. 

 

7월 8일 오전 10시, 청담동 아트 전시장에서 만난 밀라노의 성악가 다비데 길 (Davide Kil)과 부인, 탁계석 K-OPERA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