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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칼럼] 봄봄 K-오페라, 성공 가능성을 증명한 사례

우리 K 오페라 소극장 운동 펼쳐, 진정한 관객 가꾸어야

[탁계석 칼럼] 봄봄 K-오페라, 성공 가능성을 증명한 사례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그랜드오페라단의 창단 30주년 기념 공연, 창작오페라 <봄봄>과 전통연희 <아리랑 난장>은 단순한 기념 무대를 넘어 한국 오페라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비추는 상징적 사건이다. 2010년 부산 초연 이후 100회 공연이라는 기록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적 소재, 한국적 정서, 그리고 한국적 공연 형식이 관객과 만날 때 얼마나 강한 생명력을 가지는지를 입증한 결과다. 김유정의 원작이 가진 해학과 인간적 온기를 오페라로 풀어낸 이건용의 <봄봄>은 서양 오페라의 형식을 빌리되, 그 안에 한국의 언어와 웃음, 놀이판의 리듬을 담아낸 보기 드문 성공 사례다. 이 작품은 “한국적 오페라도 충분히 시장성과 반복 공연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하나의 전환점이다. 오페라 80년, 서양 중심 구조에 반환점이 왔다 대한민국 오페라 80년의 역사는 사실상 서양 레퍼토리의 반복과 축적의 역사였다. 물론 그 과정은 충분히 필요했고, 우리 성악가들의 수준을 세계적 단계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이제 질문은 달라져야 한다. “우리는 언제까지 남의 이야기만을 추종하며 노래할 것인가?” <봄봄>의 100회 공연은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다. 이제는 창작 오페라가 더 이상 실험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레퍼토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한국 오페라는 서양의 모방 단계를 지나 자기 서사를 구축하는 ‘반환점’에 도달한 것이라고 본다. 어제 광화문 BTS가 아리랑으로 연 문화의 길 역시, 이제 우리가 중심에 서야 한다는 선언이아니었겠는가. 한국이라는 브랜드와 콘텐츠를 세계가 선망하는 중심이 된 것이다. 이제 질문은 이어진다. “그 길 위에 누가 설 것인가?” K-팝이 열어놓은 길 위에서 K-오페라, 라가 등장해야 한다. 바로 <봄봄>이 때맞추어 그 가능성을 보여주니 봄이 올때 혼자 오는게 아니라 변방의 꽃들과 새소리와 시냇물이 함께 흘러 오지 않던가. 아리랑과 전통연희, 그리고 한국 문학을 기반으로 한 오페라가 충분히 글로벌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다는 신호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지역 소극장 연대, K-오페라 페스티벌이 대안 이번 공연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는 ‘소극장 오페라’라는 형식에 있다.대형 제작비와 공공 지원에 의존하는 기존 구조로는 지속 가능성이 어렵다.그러나 지역 소극장이 연대하고,작품이 반복 상연되며,관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할 때 오페라는 다시 살아난다. 그래서 부산 금정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이번 6월의 무대는‘지역 기반 창작 오페라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보여준다.이 흐름이 전국으로 확산된다면 K-오페라 페스티벌은 더 이상 꿈이 아니라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오페라 위기, ‘봄봄’이 희망의 계절이 되어야 지금 한국 오페라는 분명 위기 속에 있다. 공공 지원은 줄어들고, 쥐꼬리 페스티벌 예산의 삭감에 항의해 초유의 기금 반납사태까지 터져 나왔다. 그 삭감이 오페라에 대한 경시나 모독으로도 느껴 질 것이지만, 우리가 진정 관객을 위해 제대로의 대접을 했는가의 반성이 필요하다. 도처에 볼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 제작비는 상승하고, 관객은 점점 분산되고, 기업 후원 마저 끊기고 있다ㆍ환율은 오르고 기업도 각자도생 생존에 허덕인다. 그러나 위기는 방향 전환의 신호다. <봄봄>은 그 해답을 제시한다. 한국적 이야기, 반복 가능한 구조, 지역 기반 공연, 그리고 관객과의 친밀한 접점. 이 네 가지 요소가 결합될 때 오페라는 다시 살아난다. 그래서 그랜드오페라단의 30년은 단순한 시간의 축적이 아니라 하나의 모델을 만들어낸 역사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것을 확산시키는 일이다. <봄봄>은 하나의 작품이 아니라 대한민국 오페라가 다시 피어나는 ‘희망의 계절’이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과거의 방식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길을 만들 것인가. 부산에서 시작된 이 작은 봄이 대한민국 오페라의 대전환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이건용 작곡 오페라 봄봄. 그랜드오페라단 제공

K클래식뉴스 300만 독자뷰 돌파, BTS Arirang에서 K-Classic Masterpiece Global 로

BTX 효과 K클래식에도 탄력이 붙는다

K클래식뉴스 300만 독자뷰 돌파, BTS Arirang에서 K-Classic Masterpiece Global 로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우리가 문화의 중심, K르네상스 일으켜야 21일 오전 8시 경 K-Classic News가 300만 독자뷰를 돌파했다. 2021년 8월 1일 창간, 창립 5주년을 4개월여를 앞둔 시점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하나의 성과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것은 단순한 조회 수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한국 클래식과 창작 음악에 대한 새로운 수요와 흐름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신호이며, 동시에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묻는 시대의 질문이다. 광화문에서의 BTS ‘Arirang’ 공연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선다. 이 장면은 K-Pop의 정점과 한국의 원형적 정서가 만나는 순간이며, 문화적 상징이 결집되는 지점이다. 그 경제적 효과는 수치로 어마하게 산출할 수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가 브랜드의 격상, 그리고 문화 주도권의 이동이다. 그러나 여기서 멈춘다면 우리는 또 하나의 ‘이벤트 소비국’에 머물 뿐이다. K-르네상스의 중심이되도록 해야 한다. 이제 질문은 분명해졌다. “이같은 대중문화의 흐름을 어떻게 한 단계 도약하면서 지속 가능한 예술 구조로 전환할 것인가가다. 그 답이 바로 K-Classic Masterpiece Global Festival이다. K-Classic은 지난 시간 동안 단순한 공연 기획이 아니라 하나의 창작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한국의 역사, 지역, 정서, 서사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축적되고 있다 예를 들면 <한글과 세종>과 같은 훈민정음 칸타타 <바리데기>의 여성 구원 서사 <달 항아리>의 미학적 탐구 지역 서사를 담은 <암각화의 노래>, <태화강>, <유등 축제> 프로젝트 현대적 재해석 작품 <시집가는 날> 이러한 작업들은 단순한 작품이 아니라 K-Classic Masterpiece 라이브러리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작곡가들과 창작자들, 그리고 연주자, 오케스트라, 시민 합창단은 이제 하나의 네트워크를 이루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K-Classic은 더 이상 ‘가능성’이 아니라 구조를 가진 산업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우리는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 첫째, K-Pop이 만든 글로벌 플랫폼 위에 K-Classic을 콘텐츠의 심층 구조로 연결해야 한다. 둘째, 단발성 공연이 아니라 Masterpiece 중심의 레퍼토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K-Classic Global Festival 모델을 확립해야 한다. 넷째, AI와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글로벌 유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단순한 문화 사업이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이 “의미 문명”의 중심 국가로 도약하는 과정이다. BTS가 문을 열었다면, K-Classic은 지속 가능한 문화 질서를 세워야 300만 독자뷰가 그 출발점이다. 이제 우리는 묻는다. “다음 300만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 답은 분명하다.세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K-Classic Masterpiec global이 서게 될 것이다.

[투잡러 의사/쳄발리스트] 강주호의 클래식 감상 처방전 2 - "골드베르크 변주곡, 그 위대함에 다가가다"

[투잡러 의사/쳄발리스트] 강주호의 클래식 감상 처방전 2 - "골드베르크 변주곡, 그 위대함에 다가가다"

K-Classic News 강주호 의사 / 쳄발리스트 | 봄의 기운이 머잖아 만연해 질 무렵인 3월 하순엔 음악의 아버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생일이 있습니다. 그레고리력 혹은 율리우스력에 따라 3/21 혹은 3/31 정도로 약 열흘이 차이가 난다고 하더군요. 제가 가장 애정하는 작곡가, 음악의 아버지 바흐에 대해서는 아마도 앞으로도 여러 차례 글을 쓰게 될 예정인데요. 이번 글에서는 저 뿐만 아니라 아마도 많은 건반악기 연주자들의 워너비 프로그램 중 하나로 꼽는 곡집에 대해서 이야기를 드려볼까 합니다. 이 곡, 생각보다 감상하고 즐기기엔 진입장벽이 있다고 생각하는 의견들을 주변에서 많이 들어왔고, 한편으로는 도전의 대상, 에베레스트 산과 같은 존재로 여기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오늘의 처방은, 이 대곡을 어떻게 들어야 더 재미있게 듣고 그 위대한 업적을 어디까지 알면서 들을 것이냐에 대한 접근에 대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 글을 통해 이 작품에 대해 더 흥미가 생기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1741년(혹은 1742년),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후기작이자 작곡가의 건반악기를 위한 작품 중 가장 긴 작품인 “골드베르크 변주곡(Goldberg-Variationen, BWV 988)”가 출판되었습니다. 그의 ‘건반악기 연습곡집’ 시리즈의 마지막인 4권이기도 하며, 대위법적 구조가 분명하게 나타나는 카논 형태의 변주들을 포함해 그 당시까지의 변주 기법과 건반악기 연주를 위한 기교가 총망라된 작품입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도 명실공히 바로크 시대 건반음악의 금자탑으로 주저 없이 꼽는 전문가들, 음악가들이 많습니다. (cf. 독일식 인명에 대한 표기를 고려할 때 ‘골트베르크’라는 표기가 더 원어 발음에 가까우나, 이 글에서는 흔히 더 알려져 있는 표기로 대신하겠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라는 명칭은 최초의 바흐 전기 작가였던 요한 포르켈(Johann Forkel, 1749-1818)의 전기에 실린 가장 유명한 배경 ’설(1802년 저. 작곡되었던 때와 상당한 시간적 차이로 인해 진위는 확실치 않음)’에 따르면, 만성 불면증으로 고생하던 작센 궁정 주재 러시아 대사 카이저링크 백작 (Hermann Karl von Keyserling, 1695-1764)의 요청으로 작곡되어, 백작의 전속 하프시코드 연주자이자 바흐의 제자인 골드베르크(Johann Gottlieb Goldberg, 1727-1756)가 연주하도록 하여 붙은 이름으로 전해집니다. 그의 전기 내용을 따르면, “... 카이저링크 백작은 이 곡에 매우 흡족해 하였고, ‘나의(seine) 변주곡’이라 불렀다. 백작은 이 곡에 대한 사례로 금잔에 금화를 가득 채워 바흐에게 하사하였는데, 바흐의 1년 월급과 맞먹는 금액이었으며 바흐가 평생 받았던 사례비 중 가장 많은 것이었다….” 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변주들 중엔 과연 불면증 치료를 위해 백작이 지시한 ‘조용하고 어느 정도의 생기가 있는’ 수준에 합당한지 의문이 생기는 비르투오시티가 가득합니다. 전곡의 규모도 이런 일화에 합당한 일종의 실내악(hausmusik)으로 간주하기에 너무나 거대합니다. 또한 그 당시 골드베르크의 나이가 14세에 불과했으며(그러나 어린 나이에도 백작의 눈에 들어 연주를 했을 정도라고 하니 수재였을 것으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1737년부터 바흐의 가르침을 받았었다고 하네요), 카이저링크 백작을 위한 헌정 기록이 정확히 남아있지않은 악보/필사본/인쇄본 등을 근거로 이 이야기의 진위를 의심하게 됩니다. 학자들은 이 설이 진실이라고 하더라도, 바흐는 이미 ‘연습곡집’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이 곡을 백작을 만나기 전부터 구상해 왔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해집니다. 출판 당시 이 곡의 제목은 ‘음악 애호가들의 영혼을 고양하기 위해 작곡된(Denen Liebhabern zur Gemüths-Ergetzung verfertiget), 2단 건반을 가진 쳄발로(하프시코드)를 위한 아리아와 다양한 변주들(Aria mit verschiedenen Veränderungen vors Clavicimbal mit 2 Manualen)’이라는 긴 설명적 타이틀로 되어있었습니다. 여기서 2단 건반을 지정해 둔 것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흐는 각 변주에 연주되는 건반(Clavier)의 단(段) 수를 각각 ‘1단’, ‘2단’, ‘1단 혹은(ovvero) 2단’의 형태로 연주하라는 지시를 명시해 두었습니다. 곡의 원제와 의도와 다르게 피아노 등 1단의 건반으로 연주할 경우에는 양손이 겹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며, 작곡가가 의도한 붙임줄과 이음줄(ties and slurs) 등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기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연주하는 악기의 단 수 여부는 이 곡을 연주할 때에 중요한 지점이 되며, 연주자와 청자로서도 전곡 감상 시 이 점을 고려했으면 합니다. 이 글을 적기 며칠 전 많은 분들로분터 바흐의 곡 중 이 곡부터 도전해보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만났습니다만, 저는 그보다는 이 ‘종합세트’와 같은 구성을 생각했을 때 악곡의 이해를 위해 각 변주의 특징들을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바로크 시대 특히 프로베르거(Johann Jakob Froberger, 1616-1667)에 의해서 정착되었던 모음곡(suite) 양식을 이루는 춤곡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겠습니다. 당장 이 곡집의 첫 곡인 ‘아리아’는 3박자 계의 느린 춤곡, 사라방드 춤곡 리듬에 얹어져 있는 곡입니다. 이에 이어 30개의 변주가 나온 후 다시 아리아가 등장(Aria da capo)하며 마무리되는 것이 전체 곡집의 구성인데요. 아리아를 포함한 각 변주는 위 악보의 베이스(근음)에 기반한 화음에 기초합니다. 이 사라방드는 32마디로, 전곡의 곡 숫자와 일치하며, 대부분의 변주도 모두 같은 마디 갯수를 가집니다. 빈틈없는 설계에 의한 것으로, 단순한 우연은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저음들은 작곡가가 이후 작곡한 14개의 카논(BWV1087, 1747-8)의 주된 주제가 되었으며,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바흐의 초상화에서 그의 오른손에 들려진 악보가 바로 이 카논 중 하나입니다. 30개의 변주는 3개의 연속된 변주들(1,2,3 / 4,5,6 /…)이 하나의 그룹으로 묶이며, 총 열 개의 그룹은 각각 이렇게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i) 춤곡, 칸틸레나(성악적 멜로디) 등의 성격적 변주(characteristic variation) 변주곡 1번은 바로크 풍의 폴로네이즈(Polonaise), 4번은 파스피에(Passepied), 7번은 (작곡가가 명시했듯) 지그(Giga(Gigue)), 16번은 프랑스풍 서곡(우베르튀르, Ouverture), 19번은 미뉴에트/뮈제트(Menuet/Musette) 등의 춤곡 형태가 두드러집니다. 또한 단조 조성의 성악적인 선율과 반음계적 진행이 인상적인 25번 변주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특히 16번째 변주는 프랑스의 륄리 등이 정립한 오페라 서곡(Ouverture) 형식을 따라 위풍당당한 부분과 빠른 부분이 공존하는데, 이 변주를 기점으로 한 시간을 훌쩍 넘기는 전곡이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뉩니다. ii) 빈번한 양손 교차와 2단 건반을 고루 사용하도록 하는 기교적 변주 이러한 연주기법은 선배격인 프랑스의 프랑수아 쿠프랭, 그리고 거의 동시대의 작곡가인 장 필립 라모나 도메니코 스카를라티 등에서도 확인되지만 14번 변주의 경우 가장 넓은 폭으로 양손 교차를 하면서 장식음과 32분음표를 모두 신경써야하는 곡이고, 20번의 경우도 양손에서 나타나는 주제의 주고받음의 표현이 어렵습니다. 제 생각에 ‘불면 치료용’이라는 타이틀이 석연치 않은 이유라 생각합니다. iii) 엄격한 구조이나 유려하게 들리는 다성부의 카논(canon) 카논(Canon)이란 그리스어로 규칙이라는 뜻. 영어로도 규범, 전형 등으로 해석괴는 단어인데 우리에겐 파헬벨(J.Pachelbel, 1653-1706)의 캐논 D장조가 너무도 유명하죠. 시차를 두고 여러 성부가 같은 진행을 공유하는 일종의 ‘돌림노래’와 같은 형태의 대위법적 작곡형태입니다. 이 카논의 형태는 악보를 따라가면서 감상하시고 연습하시는게 큰 도움이 됩니다. 너무도 도움이 되는 youtube의 scrolling score 영상을 공유합니다. (https://youtu.be/BYfKWyeichE?si=L8YMZaKwp8oSAnn9) 3번 변주는 유니즌(같은 음, 1도)의 두 성부로 이루어진 카논으로 시작해 6번 변주는 2도, 9번은 3도 간격을 두는 등 매번 1도씩 음정을 증가하여 9도 간격(27번 변주)까지 가다가, 마지막 30번째 변주에서는 (우리의 기대처럼 10도 간격의 카논이 아니라) 16-17세기 유행하던 양식으로 당대의 유명한 민요 선율 등 잘 알려진 선율들을 한데 결합한 익살스러운 장르 ‘쿼들리베트(Quodlibet-라틴어로 ‘원하면 무엇이든지’란 뜻을 지님)’가 등장합니다. 당시 바흐의 집에서 열렸던 파티 등의 모임에서 사람들이 즐겨 불렀던 노래 선율들에서 따온 선율1들로 구성된 4성 푸가 형태입니다. 또 언급할 만한 점은 25번 변주를 제외한, 전곡의 단조 변주 3곡 중 15번/21번 변주가 모두 카논 형태라는 점인데, 대위적인 카논의 형태임에도 그 조화가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특별히 12번과 15번의 경우 대위를 이루는 두 성부가 ‘반대방향 거울상으로 진행’한다는 것(in moto contrario)이 재밌는 특징인데, 이러한 작법은 이후 바흐의 걸작인 ‘음악의 헌정(BWV1079)’, ‘푸가의 기법(BWV1080)’에도 자주 나타납니다. 쳄발로가 아닌 피아노로 이 곡을 접한 분들에겐 글렌 굴드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바흐 사후에도 이 작품은 지속적으로 잊혀지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변주곡이라는 형식이 프레스코발디. 윌리엄 버드와 같은 초기 바로크 시대에도 있었던 장르였고, 이 골드베르크 변주곡 또한 북스테후데(Dietrich Buxtehude, 1637-1707)2나 헨델3의 곡에서 형식 또는 주제의 악상의 아이디어를 따왔다는 이론들이 전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은 그 자체만으로 건반음악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것은 자명하다고 봅니다. 그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오마주는 베토벤(1770-1827)의 ‘디아벨리 변주곡(Op. 120, 1819-23)’을 예로 들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곡 또한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더불어 건반악기의 변주곡 장르의 쌍벽을 이루는 곡입니다. ‘Variationen’이라는 표기 대신 골드베르크 변주곡에서처럼 ‘Veränderungen(변용)’이라는 단어로 곡집을 명명했던 것이 특기할 점이고, 공교롭게도 변주의 갯수도 거의 유사합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의 역사를 거슬러올라가면 프란츠 리스트(1811-1886)가 등장합니다. 1830년대 후반부터 작품의 일부를 종종 무대 위에서 연주했고, 말년엔 제자들에게 연주를 권했다고 전해집니다. 19세기 후반엔 (우리에겐 바흐의 샤콘느 편곡을 유명한) 페루치오 부조니(1866-1924) 등이 본인만의 개정판을 출판하는 등 다양한 편집/편곡판들이 등장했습니다. 20세기에 들어 하프시코디스트 반다 란도프스카(Wanda Landowska, 1879-1959)의 역사적인 첫 전곡 연주 및 녹음(1933)이 큰 계기가 되어 이후 많은 피아니스트들이 전곡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그 흐름에 1955년 글렌 굴드(Glenn Gould, 1932-1982)의 첫 레코딩이 등장했던 것이죠. 건반악기 외에도 다양한 편곡버전으로 이 곡은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 드미트리 시츠코베스키(Dmitry Sitkovetsky, b.1958)의 현악 3중주 버전이 특히 유명합니다. (https://youtu.be/sy9RhZ94EWM?si=s9tGjCfVMAmZXTPT) 이후 지금까지도 수많은 피아니스트, 쳄발리스트들이 앞다투어 자신만의 해석과 개성을 담아 이 곡을 연주해왔고, 많은 연주자들을 넘어 저와 같은 아마추어 연주자들에게도 도전의 대상, 숙명적인 레퍼토리가 되었습니다. 무려 280여년 전 작곡된 곡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사랑받아오면서 존경의 대상이 되는 곡. 바흐의 음악을 약간의 과장을 보태, ‘이 음악이 있으면 음악이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다시금 후세대의 음악을 모두 복원할 수 있다’ 내지는 ‘알파요 오메가다’ 찬사를 보내는 데에 아마 상당한 기여를 한 작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위대한 음악이 계속 존재하는 한, 순수한 마음으로 이 곡에 다가가고자 노력하는 연주자들이 계속 존재할 것이라 믿고, 그런 순간들을 직간접적으로 더 많이 만나고 싶습니다. 1. ‘Kraut und Rüben haben mich vertrieben(양배추와 순무가 나를 쫓아냈네)’, ‘Ich bin solang nicht bei dir g’west(당신을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네)’와 같은 민요 선율이라고 하고, 가사 내용에 ‘돌아오라, 돌아오라’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는데 그 이후에 다시 ‘아리아 다 카포’가 나오는 것도 철저히 바흐의 계획이 아니었을까.. 2. G장조의 주제에 따른 아리아와 32개의 변주곡집 ‘La Capricciosa(BuxWV 250)과 그 조성과 구성 형태가 유사하다. 그러나 변주의 길이나 수준은 당연히 골드베르크 변주곡집이 훨씬 발전된 형태이다. 3. HWV 442의 전주곡과 샤콘느에 딸린 62개의 변주곡 G장조(1705-17년 작 추정)의 샤콘느 부분의 화성이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아리아 주제와 유사함을 두고 두 곡의 연관성 및 골드베르크 변주곡 구상에 영향을 준 곡으로 언급된다.

‘K아츠숍 ( K-Arts Shop)’을 개설하며

K-Classic News, 예술 생태계를 잇는 새로운 플랫폼

‘K아츠숍 ( K-Arts Shop)’을 개설하며

K-Classic News 김은정 국장 | 시대의 변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 창간 5년을 맞은 K-Classic News가 누적 300만 독자 뷰를 기록하며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K-Classic News는 단순한 기사 매체를 넘어 정보와 교양, 아티스트 소개, 창작 현장의 기록을 통해 한국 클래식의 흐름을 연결하는 예술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해왔다. 최근 들어 독자와 예술 현장에서 새로운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음악과 예술을 둘러싼 다양한 아트 상품과 서비스가 연결되는 플랫폼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상품이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는 것처럼 예술 역시 창작과 소비, 교육과 시장을 이어주는 신뢰 기반의 구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프라인 중심의 ‘목 좋은 공간’ 개념이 온라인 환경으로 이동하고, 세대 변화와 AI 시대의 산업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예술계 역시 새로운 유통과 소통의 장을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K아츠숍 ( K-Arts Shop)’의 개설은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다. K아츠숍은 악보, 악기, 레슨, 공연 정보, 예술 콘텐츠 등 예술 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자원을 한 곳에 모아 창작자와 수요자를 직접 연결하는 예술 플랫폼이다. 특히 온라인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예술비평가협회와 K-Classic News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콘텐츠와 상품을 검증하고 고객 만족을 최우선 원칙으로 운영하고자 한다. 창작과 시장, 예술과 사회가 선순환 생태계 구축 K아츠숍이 지향하는 목적은 단순한 판매 시장이 아니다. 이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K-Classic 창작과 공연을 위한 재원으로 환원되어 공공기금이나 기업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는 자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예술 생태계를 만드는 데 쓰일 것이다. 이는 창작과 시장, 예술과 사회가 선순환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시도이기도 하다. 결국 K-Classic News와 K아츠숍이 함께 지향하는 길은 하나다. 뉴스를 넘어 창작·유통·교육·소통이 순환하는 예술 플랫폼, 그리고 한국 클래식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문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K아츠숍의 출발이 한국 예술 시장에 새로운 길을 여는 작은 시작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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