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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안목이 시대의 유산이 되는 순간

프리마아트센터에서 만난 이상준 회장의 수집 미학

한 사람의 안목이 시대의 유산이 되는 순간

K-Classic News 손영미 작가 · 시인 · 칼럼니스트 종로 인사동은 늘 시간을 품은 거리다.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오래된 종이 냄새와 붓끝의 숨결, 이름 모를 도자의 윤기가 골목 사이로 스며 나온다. 그 익숙한 예술의 결 위에 새롭게 문을 연 더프리마아트센터는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한 사람의 오랜 안목과 집념이 마침내 공공의 문화 자산으로 확장되는 뜻깊은 공간이다. 이번 방문에서 가장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 것은 이상준 회장의 소장품 전시가 지닌 상징성이었다. 수집은 단순히 귀한 물건을 모으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시대의 미감을 읽고, 사라질 뻔한 시간을 붙들어 미래에 건네는 조용한 사명이다. 이상준 회장이 오랜 세월 곁에 두고 아껴온 작품들은 이제 한 개인의 서재와 응접실을 떠나 더 많은 이들의 눈과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먼저 다가오는 것은 작품의 ‘가격’이 아니라 ‘시간’이다. 도자의 표면에 스민 미세한 균열, 오래된 회화의 바랜 색감, 손때 묻은 고미술의 온도는 모두 한 시대의 호흡을 품고 있었다. 작품 하나하나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라 우리 역사와 한민족 삶의 결을 증언하는 침묵의 기록물처럼 다가왔다.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이상준 회장의 오랜 수집 철학이 놓여 있다. 그의 컬렉션은 단순한 축적이 아니라 ‘끌림의 미학’이 수십 년간 응축된 결과다. 작품을 소유하는 차원을 넘어, 시대의 미감과 역사적 상흔을 지켜내려는 소명의식이 그 안에 서려 있다. 가장 상징적인 대표작은 단연 조선 18세기 달항아리다. 한때 해외에 머물던 이 백자는 치열한 경쟁 끝에 국내로 환수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둥글고 비어 있는 듯 충만한 그 형태는 조선 미학의 절정이자, 비움 속에서 완성을 이루는 한국 정신의 형상이다. 이상준 회장에게 이 달항아리는 단순한 명품 도자가 아니라 잃어버린 문화의 귀환이자 역사 회복의 상징물이다. 또한 전시장 곳곳에서 만나는 백자청화오조룡문호는 조선 왕실의 위엄과 상징 체계를 보여주는 걸작이다. 용의 다섯 발톱이 상징하는 권위는 단순한 문양을 넘어 왕조의 질서와 미의식을 응축한다. 이 작품이 지닌 힘은 관람객에게 단순한 감상이 아닌 역사적 현존감을 선사한다. 근현대 회화 컬렉션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은 장욱진의 〈가로수〉다. 그의 소박한 선과 단순한 화면 속에 한국적 서정과 존재의 고요를 담아낸 이 작품은, 이상준 회장의 컬렉션이 고미술에 머물지 않고 근현대 미학의 결까지 폭넓게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 공간이 특별한 이유는 소장품이 더 이상 사적인 기쁨에 머물지 않고, 후대에게 전해질 교육적·문화적 유산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 있다. 예술품은 벽에 걸리는 순간보다 이야기를 얻는 순간 비로소 살아난다. 이곳의 작품들은 백자는 조선의 숨결을, 회화는 근현대의 사유를, 고미술은 한민족의 미감을 품으며 우리 문화사의 또 다른 문장으로 존재한다. 더프리마아트센터는 그 문장들을 단순히 벽 위에 거는 데 그치지 않는다. 관람객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역사와 감각을 다시 만나게 하는 문화적 해석의 장으로 기능한다. 개인의 안목이 공공의 미감으로 확장되는 이 순간, 수집은 더 이상 사적 취미가 아니라 시대에 대한 책임이며 후대에 대한 약속이 된다. 특히 고(故) 소운 이우복 회장이 50여 년에 걸쳐 수집한 총 487점의 도자 및 근현대 미술 컬렉션이 개관전으로 공개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3월 17일부터 8월 31일까지 더프리마아트센터 2층에서는 <완당묵언, 추사와 함께했던 사람들〉이 열려 조선 후기 서예와 문인 정신의 깊이를 보여준다. 추사 김정희의 예술 세계는 물론, 아들 김상우의 〈소동파입극도〉, 김정희에게 보내는 서간 등 당대 지식인의 정신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인사동 특유의 역사성과 예술적 분위기 위에 세련된 동선과 품격 있는 전시 연출이 더해져, 작품 한 점 한 점의 수집 서사까지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결국 이 전시는 소장품의 나열이 아니다. 한 사람의 취향을 넘어 시대를 관통한 미의식과 문화적 사명감이 후손에게 남기는 정신적 유산이다. 인사동 한복판에서 나는 다시 확인했다. 예술은 소유될 때보다 공유될 때 더 오래 빛난다. 그리고 그 빛을 세상으로 꺼내 놓은 이상준 회장의 안목과 결단은 오늘의 전시를 넘어 내일의 문화사로 오래 남게 될 것이다. <전시 정보> 더프리마아트센타 •위치: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37-11 •운영: 오전 10:30–오후 7:30 •관람료: 15,000원 .휴무 (월요일) •특징: 전통과 현대, 수집과 전시, 예술과 휴식이 공존하는 복합 문화 예술 공간

[신유승의 갑골문자] 문해력 저하 왜? 지금 위기인가?

앨빈 토플러 , 한국은 미래와 거꾸로 가는 교육을 하고 있다

[신유승의 갑골문자] 문해력 저하 왜? 지금 위기인가?

K-Classic News 신유승 회장 |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언어와 문자를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았고 축복받은 민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청소년들은 물론 성인들까지도 문해력 저하로 심각한 상태다. 글을 읽고도 무슨 뜻인지 모르고, 세대 간 소통불가로 이해단절 이다. 중요한 사실은 대학을 나오고도 청소년들이 우리말조차 제대로 모르고, 80년 이전의 책은 읽을 수도 없어, 우리역사와 문화 훌륭한 우리말을 잃어버리는 언어문맹자로 전락할 위기다. 우리민족은 천손민족으로 손기술은 물론 예술적인 끼를 가지고 태어났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인류문명의 시초인 우리말과 한자의 시원인 갑골문자는, 전 세계 인문학의 중심국이 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현재 지구촌은 기후. 전쟁. 경제. 종교로 몹시 혼란한 상태다. 그러나, 교육은 각 국가의 백년지대계다. 교육이 바로 서지 않으면 국가의 미래는 없다. 문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자교육을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한자를 배웠기 때문에 성공할 수도 있었다. 예컨대 정주영 회장을 보면, 초등학교만 나왔어도 국가의 대통령 후보는 물론 세계적이고 전설적인 인물로 되지 않았는가? 지금 한국의 문해력 저하는, 한자(韓字)학습을 배제하여 생긴 큰 부작용이다. 한자는 중국 것으로 알지만, 중국은 한자(漢字)를 쓰는 문화권이지, 한자(韓字)는 동이족인 우리조상이 만든 지혜의 문자이다. 중국. 일본. 한국 등 각국의 언어가 있지만, 한국만 제외하고 중국과 일본에서는 필사적으로 한자를 배우고 있다. 이유는 동양의 최고인 한자(韓字)를 모르면 사회전반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고, 각국 언어마다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가 많아, 한자를 병용하지 않으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예컨대, 부정이란 단어가 8개나 된다. 그러나, 한자를 병용하면 바로 알 수 있는데, 한글로만 적으면 무슨 부정인지 뜻을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일본도 ‘가미’라는 똑같은 발음으로 上. 紙. 神. 髮처럼 쓰는데, 한자를 병용하지 않고 ‘가미’만 적으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드신 이유는, 백성들이 韓字를 몰라 양반들에게 착취당하지 않도록,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창제(創製)하셨다. 한글은 아주 뛰어나고 쉽지만, 외국인들은 한글을 쉽게 배우는데 한국어는 어렵다고 한다. 이유는, 우리말은 한자어(韓字語)가 70% 이상이기 때문에 읽을 수는 있어도 뜻을 모른다. 韓字는 우리민족이 발명한 인류최고의 문자인데, 일본인들은 한국인들이 韓字를 배우지 못하게 교묘한 방해공작을 펼치고 있다. 이유는, 일본은 지적수준을 높이고, 한국을 韓字문맹의 나라로 만들기 위한 수단이다. AI 시대일수록, 더욱 우리말과 韓字교육을 강화하지 않으면 인간은, AI 지배되고 사고력 없는 무뇌(無腦) 인간이 될 수밖에 없다. AI는 단지 도구일 뿐 인간의 사고력과 문해력을 대신 해줄 수는 없다. 학생들이 직접 생각하고 이해하기보다는, AI에 무조건 의존하여 기초 어휘력과 문해력이 떨어지고 자기주도 학습능력까지 없어지고 있다. 인공지능을 지배하려면, 창의적인 생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인간의 두뇌뿐이다. 특히, 방송과 언론까지 앞장서서 소중한 우리말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자주 쓰는 저급하거나 뜻도 모르게 줄인 말을 많이 쓰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얼마 전 방송뉴스에서 ‘소부장’이 어쩌구저쩌구 하는 내용이 있었다. 김부장인지 소부장인지 무슨 내용인지 몰랐다. 자세히 알고 보니, 소재 부품 장비를 함부로 줄여서 방송하고 있으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또한 예능방송에서도 “무슨 일이고?”를 ‘머선 일이고’라고 많이 쓰고 있다. 이렇듯 언론방송에서 훌륭한 한국어를 함부로 망치고 있으니, 우리 청소년들이 무엇을 듣고 배우겠는가? 문해력 저하는 물론이고 한국은 韓字문맹자까지 되고 있다. 우리말과 풍습으로 만든 갑골문자에서 발달한 韓字는, 한국의 세계적인 지적자산이며 인류최고의 보물인 유산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생전에 한국을 방문하여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미래와 거꾸로 가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도 쓸데없는 지식을 무조건 주입식으로 외우게 하고, 창의적이고 유익한 교육을 거의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한국은 교육을 중시하는 대통령이 나와서, 교육혁신을 하지 않으면 한국의 미래가 어둡다고 말했다. 법률. 경제. 군사 등 모두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후손들의 미래를 좌우하는 교육이다. 우리민족은 뛰어난 두뇌와 기술은 물론, 오랜 역사와 문화, 더불어 인류 모체언어인 한국어까지 가지고 있다. 우리 청소년들이 우리말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우리 한글과 韓字를 겸용하면, 문해력 향상은 물론 인공지능까지도 지배할 수 있다. 한국갑골문자연구회 회장 신유승 제공 sungtchae@naver.com 신유승 소장 약력 1950년: 경남 창녕군 도천면에서 출생 1970년: 부산고등학교 졸업 1975년: 부산부경대학(수산대학) 졸업 1977년: 해군중위 예편 1982년: 일등항해사 하선 1983년: 동양고전을 탐독하며, 주역·한자·갑골문자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며 저술활동 시작 1994년: 중앙일보가 출판한 『한국을 움직이는 인물들』 및 국가상훈편찬위원회가 출판한 『현대사의 주역들』에 수록 2004년: 세계문자연구소 설립 2006년: 세계 최초 갑골문자 4,500자 완전해독 및 『갑골문자 신비한 한자』 6권 출판 2018년: 중국 청두 사천대학 주관 「갑골문자 국제학술대회」 논문 발표 2019년: 중국 난징대학 주관 「갑골문 발견 1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참여 Director Seen You-Sung– Biography 1950: Born in Docheon-myeon, Changnyeong-gun, Gyeongsangnam-do, Korea 1970: Graduated from Busan High School 1975: Graduated from Busan National Fisheries University (now Pukyong National University) 1977: Retired from the Navy as a First Lieutenant 1982: Disembarked as a First-Class Navigator 1983: Began intensive study of Eastern classics, including I Ching, Chinese characters, and oracle bone script, and started writing and publishing 1994: Featured in “People Who Move Korea” (published by JoongAng Ilbo) and “Leaders of Modern History” (published by the National Honors Compilation Committee) 2004: Founded the World Institute of Writing Systems 2006: Achieved the world’s first complete interpretation of 4,500 oracle bone characters and published the 6-volume series “Mystical Chinese Characters of Oracle Bone Script” 2018: Presented a paper at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Oracle Bone Script, hosted by Sichuan University, Chengdu, China 2019: Participated in the 120th Anniversary International Conference on the Discovery of Oracle Bone Script, hosted by Nanjing University, China 辛侑承 简历 1950年:出生于韩国庆尚南道昌宁郡都泉面 1970年:毕业于釜山高中 1975年:毕业于釜山水产大学(现釜庆大学) 1977年:海军中尉退役 1982年:以一级航海士身份离船 1983年:开始深入研究东方古典,包括《周易》、汉字及甲骨文,并开展著述活动 1994年:入选中央日报出版的《影响韩国的人物》以及 国家勋章编纂委员会出版的《现代史的主角》 2004年:创立世界文字研究所 2006年:完成世界首次4500字甲骨文的全面释读,并出版 《神秘的甲骨文字》六卷 2018年:在中国成都四川大学主办的 “甲骨文国际学术大会”发表论文 2019年:参加中国南京大学主办的 “甲骨文发现120周年国际学术大会” 2019년: 중국 난징대학 주관 「갑골문 발견 1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참여 발표하는 신유승 회장

K-클래식 조직위원회 『세종의 나라』 국민 독서 감상문 대회에 적극 동참

민간 주도 ‘K-르네상스’ 선언… AI 이후 ‘의미 중심 문명 설계’ 시동

K-클래식 조직위원회 『세종의 나라』 국민 독서 감상문 대회에 적극 동참

K-Classic News 김은정 국장 | (좌로 부터) 김진명 작가, 국립한국교원대학교 차우규 총장,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최홍식 회장, 외솔회 이창덕 회장, 난독과 문해력연구소 윤형기 회장. (4월 9일 오후 3:30분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서 열린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창립 70주년 기념 좌담회) K-클래식 조직위원회(회장: 탁계석)는 (사)세종대왕기념사업회(회장: 최홍식)가 추진하는 『세종의 나라』 독서 감상문 대회에 적극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번 참여는 단순한 협력 차원을 넘어 AI 이후 시대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문해력 회복과 의미 중심 사고력 재건을 위한 문화적 실천 선언으로 해석된다. 민간이 이끄는 ‘K-르네상스’의 출발 K-클래식 조직위원회는 “이제 문화는 정부 중심이 아니라 민간이 주도하는 창의적 생태계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K-콘텐츠의 세계적 확산 이후 다음 단계는 단순 소비를 넘어 ‘의미를 생산하는 문화 구조’로의 도약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독후감상문 대회의 참여는 세종 정신을 기반으로 한 K-르네상스 시대의 실천적 출발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AI 이후 시대, ‘문해력’이 문명을 결정한다 조직위원회는 AI 기술이 일상화된 시대에서 가장 큰 위기는 지식과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의미 해석 능력의 약화라고 진단했다. “읽고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무너질 때 사회는 깊이를 잃고, 판단은 단순화된다.” 이에 따라 이번 독후감 공모 운동은 단순한 글쓰기 참여를 넘어 생각하는 힘, 해석하는 힘, 질문하는 힘을 회복하는 사회적 운동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이는 곧 AI 이후 시대를 대비한 ‘의미 중심 문명 설계 프로젝트’의 출발점으로 평가되어 참여한다고 밝혔다. 공공 위기, 축소 아닌 전환의 계기 조직위원회는 최근 제기되는 문화예술계 공공 인사 시스템의 균열에 대해 이를 과도한 위기 담론으로 확대하기보다는 민간의 창의적 참여를 촉진하는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위기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해법은 공포가 아니라 참여와 새로운 창조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것은 세종 정신을 이어 받는 것이어서 이번 참여가 공공 의존을 넘어 자발적 참여 기반의 문화 회복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이것이 길이 되도록 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세종의 나라』 독후감 공모 운동 개요 주최: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참여: K-클래식 조직위원회. 한국예술비평가협회 주제: 세종 정신과 오늘의 문해력을 위한 독서 감상문 대회 대상: 청소년·청년 및 일반 시민 형식: 독후감 및 창의적 에세이 ※ 세부 일정 및 접수 방식은 추후 공지 예정

[탁계석 칼럼] 누가 작품의 힘을 믿는가?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의 결단

살아 남는 것을 향한 도전과 비전

[탁계석 칼럼] 누가 작품의 힘을 믿는가?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의 결단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작품은 손을 떠나는 순간 시험대에 오른다 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나는 순간, 더 이상 창작자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연주자, 연주 단체, 그리고 소비자의 몫이 된다. 그러나 이 이행의 순간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오히려 냉혹하다. 누가 만들었는지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 무관심의 벽 앞에서 작품은 홀로 서게 된다. 창작자는 자신의 작품이 세상과 만나는 이 순간을 믿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 믿음을 시험한다. “좋은 작품이면 살아남는다”는 말은 이상일 뿐, 실제로는 발견되지 못한 채 사라지는 작품이 훨씬 더 많다. 서양 레퍼토리, 반복이 만든 신뢰의 구조 반면, 서양의 명곡들은 전혀 다른 환경 속에 있다. 모차르트, 베토벤과 말러의 작품은 수백 년에 걸쳐 끊임없이 연주되고, 교육되고, 기록되며 하나의 문화적 인프라를 형성했다. 이들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반복과 재현을 통해 축적된 신뢰의 시스템이다. 그래서 청중은 낯설지 않고, 연주자는 부담 없이 선택하며, 기획자는 흥행을 예측할 수 있다. 지휘자 Leonard Bernstein은 “위대한 음악은 연주되고 또 연주되며 완성된다.”고 했다. 우리가 이 위대함에 도전하는 것인가? 그 때는 언제일까? 가능한 것일까? 한국 창작, 외로운 개척의 땅 그렇다. 우리 한국의 창작은 여전히 외로운 개척의 땅 위에 서 있다. 우리 것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하고, 사용의 불편을 감수해야 하며, 비용의 부담까지 넘어서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은 멈출 수 없다. 창작이 없는 음악은 정체된 문화일 뿐이기 때문이다. 지휘자 Herbert von Karajan는 “음악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과거의 것만 반복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사용할 내일의 고전을 만들어 내야 한다. 작품의 힘을 믿게 하는 조건 작품의 힘을 믿는다는 것은 단순히 좋은 곡을 쓰는 것이 아니다. 반복 가능한 구조 공감 가능한 정서 플랫폼과 네트워크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할 때 작품은 살아남는다. 작품을 만들고, 발표하고, 기록하고, 다시 호출하는 순환 구조 속에서 비로소 작품은 힘을 갖는다. ‘여민락’과 전주시, 전주문화재단의 도전 따라서 이 작품은 한국 창작이 세계 레퍼토리와 맞설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하는 사건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단 한 번의 공연이 아니라, 반복과 축적이다. 때마침 <세종의 귀환 '여민락'>은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은 기념비적인 의미도 담은 것이 아니겠는가. 완성도를 더욱 높여 독일 본(Bonn) 등 해외 진출을 꿈꾸는 도약과 비전이다. ■ 공연 정보 칸타타 <세종의 귀환 ‘여민락’> 총감독 홍성훈 음악감독 김준희 대본 탁계석 작곡 박영란 일시: 6월 13일 오후 6시 장소: 전주 경기어전 주최: 한바탕 전주 주관: 전주문화재단. 헤리테이지 Lab, 숨고 후원:문화체육관광부.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전북특별자치도 결론 작품은 외롭다. 그러나 반복되면 힘이 된다. 그래서 진정한 K-Classic은 선언이 아니라 실천이다. 이제 질문은 하나다. 누가 먼저 믿고 실행할 것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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