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지휘 거장의 모습을 담은 이미리 작가의 열정과 집념에 박수를
극심한 혼돈이다. 역사에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그렇다면 우리 예술계는 어떻게 해야 하나? 전쟁이 나면 소중한 것을 땅에 묻듯, 우리가 가진 역사의 보물들을 기록하고, 체계화해서 뿌리를 만들고, 큰바위 얼굴을 세우는 시스템 작업을 해야겠다는 역사 의식이 불끈 솟아났다.
때마침 지난주 이미리 작가의 사진전이 있었다. (청와대 옆 류가헌) 합창계 개척자이신 윤학원 선생의 지휘, 생활, 음악가들의 교분 등의 모습을 담은 기록 사진전이다. 사진 작가의 이러한 예술가 조명은 아마도 음악계에선 최초의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어릴 적 교과서에서 본 큰바위 얼굴. 동상, 기념관, 우표, 오페라사, 합창사, 오케스트라 역사 등 최근에 60년, 70년을 기록한 음악사 정리가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역사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영웅, 예술가, 정치가, 이처럼 시대의 족적을 남긴 인물들을 기리고 떠 받드는 것은 왜일까? 개척자의 정신과 위대한 발자취가 있어야 길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그 기록 문화가 인류를 보존해온 가치요 나침반이기 때문이다. 범위를 좁혀 우리 음악계가 이같은 운동을 본격화해야 할 시점이 왔다.
자료는 생전에 챙겨야 하고, 사업화 능력도 시스템화해야
자료나 소중한 것들은 유실되면 다시 찾기 어렵다. 우리가 고도 성장을 하너라 기술을 연마하고 콩쿨을 따고 교수되고 하너라 이 분야를 놓치고 말았다. 만시지탄 지금부터라고 이 작업을 해야겠다. 동시에 있을 때 잘하라~는 말처럼 살아 있을 때 세우는~ 작업을 했으면 한다. 누구라도 세상 떠나면 아무도 찾지 않는 것이 '정승집 개가 죽으면~' 에서도 잘 드러나지 않던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역시 가치의 결정체다. 역사 평가는 늘 엇갈리기도 하지만 결국 기록자가 승리자인 것을 꼭 조선실록을 읽어야만 아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윤이상기념사업재단, 안익태기념사업 재단 등이 있지만 가장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 난파기념사업회다. 우여곡절을 겪기도 하였으나 매년 콩쿨과 시상을 해오고 있지 않은가. 기념사업회도 뿌리를 내리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스템을 견고하게 해놓지 않으면 존재성이 희박해지고 만다.
한국예술비평가협회와 K클래식이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이유다. 해방 이후 모든 것이 서양문물의 수입이었다해도, 우리가 바흐, 모짜르트, 베토벤, 슈베르트를 지금와서 기념해야 할 이유는 없지 않겠는가. 때문에 이제부터는 '우리가 세계의 중심'이란 생각을 가지고 우리 얼굴을 바위에 세기고, 깃발을 날리며, 기념관을 만들어 그 발자취를 후대는 물론 관광상품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장소를 만들어야 한다.
연주가의 성장을 살아왔던 시대에서 창작과 기록을 살리는 시대로
우리는 해방 이후 연주의 성장 테크닉을 살아 왔다. 그러나 이제는 유학, 콩쿨, 박사 학위따기 시대가 지났다. 연주 기술이 보편화되어 그것으로 세상을 살아갈 목표가 힘을 잃은 것이다. 역사 기록의 중요성, 기념관 만들기로 제2의 예술 성장과 비전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그동안 가장 취약한 부분이 기록이다. 그래서 음악가 세우기와 추모 행사 등에 대한 메뉴얼을 만들어야겠다. 참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고도 성장의 길이었다. 지금부턴 무너지지 않게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제 2의 개척자들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창착'을 살려야 하고 동시에 '기록' 사업도 해나가야 한다.
이는 마치 산업화 시대에 포항제철을 세우고, 반도체로 먹고 살다, 정보와 컴퓨터, IT시대를 열다,이제 방산, 원전 등 신산업으로 국가 성장 동력을 일으키듯이, 한류 상품, 새로운 콘텐츠 개발 공장을 만들어 오늘과 내일의 미래 세대가 먹고 살아야 한다. 오랫동안 대학이 중심이었던 아카데미 기초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품격 상품을 만들어 내야 산다. 때문에 급한 것이 기록이고 자료를 모우는 일이다. 그 기초를 위한 논의와 생존 음악가의 DB화가 시간이 급하다.
세상이 아무리 혼돈스러워도 공룡 뼈를 연구하고, 남극 세종기지에서 빙하가 녹는 온도를 체크하며, 수억 광년의 하늘의 별을 보는 천문학자가 있듯이, 각자 위치를 지키며 흔들리지 않으면서 위기를 반전의 기회로 삼아 새 길을 열자! 묵은 가지는 언젠가 부러지고, 한 줌의 흙이 되기 전에 해야 할 일이란 소명 의식을 갖을 때 발생한다. 결국 '남는 것은 사진이요 기록이다'. 오늘의 공포가 필자에게 준 영감이다.
{최근의 음악사 기록 연보]
충남대학교 예술문화연구소가 발간한 한국오페라총서 3권 1950~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발간한 첼리스트 나덕성(전 대한민국 예술원회장)의 채록집
오페라자료관 건립을 위한 전시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층에 있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남서부에 있는 산봉우리에 미국 역사상 위대한 대통령 4명의 두상이 조각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