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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칼럼] 정권이 바뀌어도 문화는 흐르는 강물처럼

– 문화예술 인사의 자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제언

탁계석 회장 기자

K-Classic News 탁계석 예술비평가 회장| 국립오페라단 제공 낙하산 인사 시대를 벗어나 전문성 발탁을 정권이 바뀌어도 강은 멈추지 않는다. 정치가 계절처럼 순환한다면, 문화는 그보다 훨씬 깊고 길게 흐르는 강물이어야 한다. 강줄기가 끊기거나 굴절되면 생태계가 무너지고, 퇴적된 가치와 경험은 소실된다. 문화예술이야말로 정권의 입맛에 따라 좌우되어서는 안 되는 자율적 공공재다. 그러나 현실은 자주 그 반대의 흐름을 보인다. 한국의 공공문화기관, 국공립 예술단체는 수장이 바뀔 때마다 ‘정권 코드’ 논란과 ‘낙하산 인사’로 흔들려 왔다. 이로 인해 조직은 매번 새 출발을 강요받고, 장기 과제는 무산되거나 표류한다. 정작 창의성과 지속성이 생명인 예술 영역이 가장 짧은 호흡의 정책 운용에 노출된 셈이다. 기계나 설비가 자주 교체된다면 그것은 ‘고장’이거나 ‘불안정한 상태’라는 뜻이다. 인사도 마찬가지다. 한 조직이 자주 리더를 바꾼다는 것은 곧 내적 안정성이 결여되었음을 반증한다. 특히 예술의 리더십은 단기성과보다는 긴 호흡의 신뢰가 중요하다. 문화 예술이 정권의 도구가 아닌 사회적 자산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인사에 있어서도 전문성과 지속성이 최우선되어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