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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서바토리- 학력 아닌 프로 아티스트 생존 대안으로 떠오를까?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에 중력(重力) 싣기

도심 상가(商街)에 공실(空室)이 늘고 있다. 목 좋은 상가들도 밀려난다. 쇼핑몰, 택배 등 SNS기반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국내에서 한계점에 이른 라면 등 한국 음식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브랜드로 상종가를 구가하고 있다. 기존 아날로그의 제품들이 인공지능에 물려 몸살을 앓고 있다. 반전(反轉)의 반전(反轉)이 펼쳐지는 현상은 사회 도처에 넘친다.  

 

콩쿠르 우승자도 대접 못받는 상황에서 인구 절벽 감소에 대학 역시 불똥이 튀고 있다. 강사법으로 촉발된 대학은 정원 부족에 점차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래도 유학을 가야 하나? 선택 기로에서 학생도, 교수도 뾰쪽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 이미 기술의 면에서는 충분히 확보된 상태이지만 외국학위가 없다면 활동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국내에서 공부해 차이코프스키 콩쿨은 물론 국제 오페라 무대에 서는 상황이왔지만 방향 찾기에 고민은 깊어만 간다. 콩쿠르 우승자마저 전혀 대접을 받지 못하는 입장에서 학위 없이는  무엇도 할 수 없는 현행 법규란? 이 한계성을 어찌 돌파할 것인가. 

 

컬럼버스 계란 깨기의 파격이 필요하다. '학력'을 버리고 '생존'을 찾는 전략은? 그러니까 학위에서 실력중심으로, 실력에서 현장으로 옮겨가면서 새로운 생존 프레임을 찾자는 것이다. 이미 ‘성악’을 던지고 ‘대중가수’로 튀어 보려는 현상들이 연예방송가에서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이토록 심각한 상황에서 유학을 가지 않고 연주가로 살아갈 수 있다면 출구가 되기에 충분하지 않겠는가.  

 

물론 결코 그저 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필요한 것들이 있다. 기존 대학에는 없는 매니지먼트 기능과 프로듀싱 역할이다. 이를 통해 상품화하는 가공 기술력있어야 살 수 있다.  아직 상품에 이르지 못한 '귀국 유학' 상태에서는 누구도 투자를 하지 않기에 시장에서 외면 받는 것이다. 좀 부족해도 가공을 잘 하고, 마케팅이 붙으면 시장 경쟁력을 갖는데, 이걸 K-콘서바토리가 새로운 제 4차 산업시대의 학교로  만들어 가겠다는 목표다. 기존의 관념과 제도를 훌쩍 뛰어 넘는 인식의 혁명이 있어야 가능하다.

 

대학을 벗어나 프로 아티스트로 가는 길

 

누가 행동에 옮길 것인가. 소리보다 빠른 것이 눈이다. 보면 믿게 되고, 그 믿음이 방향이 된다. 이른바 ‘K-콘서바토리'는국악과 양악의 융합으로 새 레퍼토리를 만든다. 서양 레퍼토리만 공부한 것에서 탈피해 국악도 배워야 한다. 음악가 정신, 무대 매너, 연기 등의 전문화에 급을 높여야 한다. 우리 작곡가들의 작품들이 신제품 메뉴로서 청중에게 선보일 것이다. 성악의 경우 서양오페라와 한국오페라 모두를 할 수 있어 관객층이 넓다. 이같은 구상이 현실에서 성공한다면 어떤 변화가 올까.

 

 

능력에 따라 사는 무한 경쟁시대여서 이 분야가 방송의 프르그램처럼 살아 날 것이다. 그러니까 '학위'라는 모자를 벗고, 운동화 끈을 조여 매는 '현장' 작업으로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것이다. 배가 항구에 정박해 있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파도가 넘실대는 항해 기술을 통해 목표를 정확하게 가도록 나침반 역할을 하는 학교가바로 ' K-Conservatory'다. 예술가들이 살아갈 글로벌 바다이자 프로만이 뛰는  운동장이다.

 

탁계석 비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