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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한 전시 '기울기 기울이기' 26일 예술의전당서 개막

구족화·미디어·설치·동양화 등으로 표현된 서로 다른 장애 지닌 예술가의 세계 엿볼 기회

 

K-Classic News 기자 | 서울문화재단은 예술의전당과 함께 장애예술기획전 '기울기 기울이기'를 오는 26일부터 10월 15일까지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무료로 개최한다.

 

서울문화재단과 예술의전당이 공동으로 주관하고 효성그룹이 후원한 이번 전시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지난해보다 확대 적용해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의 편의를 고려한 것이 큰 특징이다. 색약자를 위한 보정안경, 저시력자를 위한 촉각감상도구, 쉬운 해설, 수어, 음성안내, 점자, 스크린 리더 등이 제공되며 어린이와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전시설명도 마련됐다.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14기 입주예술가 6팀이 이번 전시를 통해 신작을 포함한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각기 다른 장애를 가진 작가들은 서로 다른 기법의 작업을 선보이며, 각자의 ‘기울기’를 표현한다.

 

참여작가는 ▲귓속말의 다정함을 표현해 소리와 촉감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한 김은정(설치) ▲관찰 드로잉으로 식물의 생태 변화를 그린 김진주(구족화) ▲장애로 인해 절대 정복할 수 없게 된 산을 해석해 구성해 낸 라움콘(이기언(Q레이터)+송지은, 오브제) ▲후천적 시각장애로 변화하는 삶과 감정을 표현한 박유석(미디어아트) ▲상상 속 괴물의 부정성을 억제하며 광목에 먹으로 그려낸 윤하균(동양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서울 풍경 연작을 선보이는 허겸(회화) 등이다.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는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장애예술 분야 전문 창작공간으로, 지난 2007년부터 17년간 350여 명의 장애예술인이 거쳐 간 상징적인 공간이다. 장애예술인에게 작업공간을 제공하는 ‘입주예술가 창작지원사업’과 창작활동 및 발표를 지원하는 ‘장애예술인 창작활성화 지원사업’을 운영 중이며, 다양한 제휴사업을 통해 장애예술인의 안정적인 창작 환경과 예술생태계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기울기 기울이기(The Art of Tilting)’다. 광대하고 어두운 우주에 나타나는 섬광처럼 길이, 크기, 방향, 기울기가 모두 다른 빛의 선분들이 떠다니는 이미지에서 착안했다. 작가 6팀이 소개하는 여섯 가지 기울기는 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누구나 고유하게 갖는 자신의 기울기와 사람 간의 관계 속에서 공존하고 교차하는 셀 수 없이 많은 빛과 기울기에 관한 이야기들을 입체적으로 경험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전시설명은 매주 토요일 현장 참여가 가능하며, 쉬운 도슨트(오전 11시)와 도슨트(오후 3시)가 별도로 준비됐다. 특히 작품별로 제작된 촉각 도구는 새로운 감상법을 제시한다. 작품 감상 촉각 도구를 직접 만들어보는 ‘눈과 손으로 전시 보기’ 워크숍은 10월 9일 진행될 예정이며, 가족, 친구 등 단체로 신청할 수 있다.

 

작품 감상 촉각 도구란, 시각예술 작품 관람에 제약을 가진 저시력자가 작품 앞에서 손으로 작품의 미니어처를 만지며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도구를 말한다.

 

서울문화재단 이창기 대표이사는 “장애예술인의 작품을 문턱 없이 감상할 수 있도록 시도한 특별한 전시가 많은 시민에게 다양한 의미로 기억되길 바란다.”라며, “이러한 시도와 노력이 장애예술인의 창작 활성화를 이끌고, 예술 현장에서 약자와의 동행을 실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