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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숙자 작곡가 노트] 처음 듣는 음악은 생소하나 듣고 나면 무언가 느껴지는 새로운 미감(美感)이~

위촉 받지 않아도 곡은 계속 쓰여지고 있다

K-Classic News  오숙자 작곡가 |

 

 

내가 어렸을 때에 음악은 나의 놀이 었다. 그 놀이는 아버지가 구해주신 작은 페달 풍금으로 시작되었다.페달이 바람을 이르켜 건반을 누르면 맹꽁이 같은 멜로디를 울려주곤 했다. 건반위에서 아는 노래는 다 찾아서 치는 거다. 틀리면 다시 고쳐 치고 나도 모르게 어울리는 화음을 찾아 왼손도 치기 시작했다. 어울리는 화음을 본능적으로 찾아내니 그럴 듯 했다. 이렇게 체계 없는 놀이가 기초가 되어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예쁜 동시에 곡을 만들기도 했다. 그 놀이가 결국 작곡가가 된 초석이 되었다. 

 

작곡이란 무형의 소리만으로 음악을 이뤄내는 작업이다. 이 행위는 참으로 고독하고 남들이 들을 수 없는 소리를 상상하며 이렇게 음악은 탄생 된다. 지금은 세계를 한 생활권으로 이루는 현실에서 디지털 미디어화한 세상에는 달콤하거나 혹은 자극적인 비트의 대중음악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물론 나도 자주 듣곤 한다. 

 

지금은 순수한 음악 작곡가들이 살아가기 힘든 시대이기도 하다. 그러함에도 작곡가들은 매번 위촉받지 않아도 끊이없이 작곡을 하고있다는 사실을 눈여겨 보아야한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화가 반 고흐나 폴 고갱처럼 명예도 직위도 돈도 되지 않는 작업에 미쳐서 하는 것과 흡사한 모습이 아닐까. 

 

 

이번 3일간 발표된 창작곡들은 우리의 음악을 바탕으로  작곡가들의 개성과 현대화된 작품들이다. 처음 듣는 음악은 언제나 생소하다. 그러나 몇번이고 듣고 나면 무언가를 느껴지고 새로운 미감을 찾을 수 있으리라. 

 

이처럼 창작되어진 많은 작곡가들의 작품을 찾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이러한 음악들도 존재하고 있으니 모두들 와서 보시오.' 라고 발 벗고 나선 개척자가 있다. 그는 성악을 전공했지만 음악평론가로써 널리 알려진 K.Classic 회장 탁계석 평론가이다. 그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난해한 곡들을 연주해 주신 연주자님 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이번 첫발을 디딘 음악제는 다음에는 더욱 많은 사랑을 분명 받게 될 것이다.
                 

2024. 11. 27. 작곡가  오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