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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노트] 한국 문학의 정수, K-Opera로 피어나다

이제 우리는 K-Opera 시대, 그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탁계석 노트] 한국 문학의 정수, K-Opera로 피어나다

K-Classic News 탁계석 (K-Classic 창안자 · 예술비평가) 한강 작가의 소설이 국제 문학상에서 연이어 수상하면서 한국 문학이 세계적으로 조명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문학은 언어의 예술이며, 민족 정서의 결정체다. 그만큼 외국어 번역에는 한계가 따르고, 작품의 정서적 깊이와 감성을 온전히 전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를 음악과 무대, 인간의 육성으로 풀어내는 오페라는, 한국 문학이 지닌 정서의 본질을 전 세계인과 감각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최고의 예술 형식이라 할 수 있다. 황순원과 이효석, 한국 문학의 정수에서 K-Opera로 한국 근대문학의 두 거목, 황순원과 이효석. 그들이 남긴 《소나기》와 《메밀꽃 필 무렵》은 수많은 세대를 감동시킨 서정의 진경(眞境)이다. 각각 유년의 순수한 사랑과 들길의 낭만을 담은 이 작품들은 이미 다수의 번역본을 통해 세계 문학 독자에게 알려져 있지만, 그것이 무대 위에서 노래되고 연기될 때, 그 감동은 언어를 초월한 보편성으로 확장된다. 실제로 《메밀꽃 필 무렵》은 제2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창작 오페라가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가질 수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한국적 풍경, 한국어의 아름다움, 그리고 절제된 감정의 흐름은 무대 위에서 더욱 빛났고, 관객들은 문학을 새롭게 ‘듣고’, ‘보는’ 감동을 경험했다. 《소나기》와 유럽 소극장 교류의 가능성 《소나기》는 특히 유럽의 소극장들과 문화적 교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모차르트의 《바스티엔과 바스티엔나》처럼 단막 오페라 형식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소년과 소녀의 수채화 같은 서정, 그리고 순수한 사랑의 죽음을 통해 보편적 감동을 이끌어낸다. 이 두 작품을 1시간 남짓한 더블빌 형식으로 엮는 공연은, 독일어권 소극장 및 청소년 오페라 관객에게 이상적인 기획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등에서는 젊은이들의 감성을 다룬 소규모 서정극에 대한 수요가 높은 바, 《소나기》는 그 문을 여는 K-Opera의 서정적 프론트가 될 수 있다. K-Opera, 문학에서 시작하는 문화 외교 문학을 오페라화하는 것은 단순한 창작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의 정서를 세계에 번역 없이 전달하는 예술 외교이며, 한국어의 아름다움과 정조를 음악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이다. 특히 소박하고 깊은 이야기를 담은 단막 오페라는 다양한 나라의 소극장, 청소년극장, 축제형 무대에 유연하게 맞출 수 있어 국제 공동제작 및 교류에 강한 장점을 가진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단지 예술가들만의 일이 아니다. 지자체, 문화재단, 기업 후원, 해외 문화원 등이 연계된 ‘K-Opera 문학 프로젝트’로 확대된다면, 문학과 음악, 무대 예술이 융합된 한국 문화의 새로운 전령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세계로 가는 작은 걸음, 그러나 깊은 발자국 K-POP이 대중의 언어로 전 세계를 매혹시켰다면, K-Opera는 감성과 예술의 언어로 세계의 무대를 조용히 흔들 것이다. 한국 문학을 원작으로 한 오페라들은 그 시금석이 될 것이며, 지금이야말로 한국 문학과 오페라가 손을 맞잡고 세계를 향해 나아갈 결정적 시점이다. 이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한 줄의 문장이 한 곡의 아리아로, 한 권의 소설이 한 편의 오페라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그 무대는 한국에서 세계로, 조용하지만 깊고 멀리 번져갈 것이다.

[탁계석 노트] K-콘텐츠의 고도화, K-오페라가 유럽을 흔들다

K클래식조직위원회가 플랫폼 역할을 한다

[탁계석 노트] K-콘텐츠의 고도화, K-오페라가 유럽을 흔들다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BTS를 필두로 한 K-POP의 세계적 성공은 이제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한국문화의 전방위적 확산, 곧 K-콘텐츠의 대전환기로 이어지고 있다. ‘한류 1.0’이 드라마와 예능, ‘한류 2.0’이 K-POP과 뷰티·푸드였다면, 이제 우리는 ‘한류 3.0’, 즉 고급 예술 콘텐츠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이 흐름의 중심에 바로 K-Classic, K-Opera, K-Arts가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주목할 사건은 지난 5월 15일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천생연분》이 스페인 마드리드 모누멘탈 극장에서 콘체르탄테(Concertante) 형식으로 무대에 올라 유럽 관객의 기립 박수를 받은 쾌거이다. 이는 단순한 해외 공연이 아니라, K-오페라가 유럽 오페라계의 본무대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강하게 각인시킨 상징적 사건이다. 콘체르탄테 형식의 유효성 현지의 정식 오페라 극장에서 대규모 무대를 올리기 위한 비용과 기술적 어려움을 고려할 때, 콘체르탄테 형식은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도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포맷이다. 무대장치 없이 순수 음악과 연기로 승부하는 이 형식은 오히려 작품성과 음악성을 돋보이게 하며, 작품의 본질적인 감동을 세계 관객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다. 이번 《천생연분》의 성공은 콘체르탄테 형식이 K-오페라의 글로벌 전략 무기로 유용함을 증명한 셈이다. K-오페라 본격화 위해 현지 성악가들이 메니저 역할 필요 전 세계의 유수한 극장에서 활동 중인 한국 성악가들은 이미 국제 오페라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대개 서양의 오페라 레퍼토리를 통해 진출해 왔고, 정작 한국 창작오페라에 대한 세계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천생연분》처럼 한국적 서사, 한국적 정서, 한국어 가사로 무장한 창작 오페라가, 바로 그들에 의해 유럽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 성악가들이 단순한 출연자가 아닌, 문화 네트워크 메니저이자 코디네이터로서 역할을 수행한다면 K-Opera의 글로벌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이는 단지 문화의 확산을 넘어, 새로운 문화 주권의 수립, 한국 예술의 세계화 기반 구축이라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K클래식이 그 플렛폼 역할을 할 것이다. 문화 외교로서의 K-오페라 이러한 흐름에 따라 기업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대중성과 ROI(투자 수익률)에 집중하던 후원이, 이제는 브랜드 가치의 고급화, 글로벌 PR로 확장되고 있다. K-Opera를 후원하는 일은 이제 단순한 예술 후원이 아니라, 국가 이미지와 기업 브랜드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문화 외교’의 전략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도 국립예술단체와 유럽 현지 극장의 공동 프로덕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장기적 문화 파트너십 체계를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민간 기업들도 문화 후원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고급 문화 후원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시점이다. K-오페라는 단순한 공연이 아닌 문명의 메시지다 K-Opera는 단순한 오락 콘텐츠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의 역사, 정신, 정서를 응축해 담은 문명의 메시지이며, 세계에 한국의 깊이와 품격을 알리는 문화 사절단이다. 유럽 오페라극장을 시작으로 동아시아 오페라의 서막을 여는 K-Opera의 미래는 이제 막 첫 장을 열었을 뿐이다. 이 거대한 흐름에 우리는 더욱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이제 K-Opera의 시대가 왔다. 5월 18일 스페인 마드리드 중심부에 있는 모누멘탈 극장에 줄을 이어선 오페라 관객들 ( PHOTO:국립오페라단 제공)

오페라 <천생연분> 스페인 공연 작곡가 임준희 인터뷰

K 오페라 세계 진출 가능성 확인한 성공적인 공연

오페라 <천생연분> 스페인 공연 작곡가 임준희 인터뷰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한국-스페인 수교 75주년을 기념한 오페라 탁) 그동안 임준희 작곡가가 작곡한 오페라 <천생연분>은 한국 창작오페라로써는 이례적으로 많은 해외 공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립오페라단의 스페인 해외 공연은 예상 밖이었는데요, 그동안 어떤 나라들에서 해외공연들이 이루어졌고 이번에는 어떻게 추진된 것인가요? 임) 오페라 <천생연분>은 한국의 아름다운 미학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취지로 국립오페라단의 위촉으로 작곡되어 2006년 3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한 후 약 20여년간 일본, 중국, 싱가포르, 터어키, 홍콩등 많은 나라에서 해외공연을 하면서 큰 호응과 사랑을 받아왔던 그야말로 저와는 “천생연분”의 인연을 가진 오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15년 9월에 열렸던 국립오페라단 터어키 아스펜도스 페스티벌 초청공연 이후 한동안 <천생연분>의 해외공연이 이루어지지 못했었는데 작년 11월 말 국립오페라단 최상호 단장으로부터 올해 5월 18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국-스페인 수교 75주년을 기념하여 이 오페라를 다시 공연한다는 연락을 받고 무척 감회가 새로웠지요. 세계 각국에서 반응 끌어낸 수작(秀作) 탁) 오페라 <천생연분>은 창작 오페라이니만큼 오페라의 완성도를 위해 여러 단계의 수정과정을 거쳐왔고 이번에도 스페인 공연을 위해 작품의 편곡단계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그 준비 과정을 자세히 알 수 있을까요? 임) 이탈리아의 베르디나 푸치니의 오페라와 같이 수백년 동안 공연되며 다듬어진 오페라와는 달리 한국 창작오페라는 현시대의 한국 작곡가에 의해 새로 창작된 오페라이기 때문에 공연 후 여러 가지 보완점을 검토하여 그 완성도를 높여야 그 작품의 생명력이 길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생연분> 또한 2006년 독일 공연 후 그 공연에 대한 품평회등을 거쳐 아리아나 극적인 부분의 하이라이트 등을 지속적으로 수정하여 2007년 일본 공연에서는 아리아나 오케스트라, 합창의 측면에서 어느 정도 음악적으로 다듬어진 형태의 가장 성공적인 공연을 할 수 있었는데요. 그 후 2014년 국립오페라단 측의 제안으로 한아름 각색으로 2막이었던 이 오페라를 3막으로 확장하고 스토리도 좀 더 연극적이고 해피 앤딩의 관객 친화적인 작품으로 수정이 되어 전혀 다른 버전의 오페라가 탄생하게 되었지요. 결국 <천생연분>은 2006년 오영진 원작 이상우 대본의 초연 버전과 이상우 대본, 한아름 각색의 2014년 버전이 있는 셈인데 이번 스페인 공연에서는 해외관객을 고려해서 한국적 아름다움이 더욱 강조된 초연 때의 버전으로 악보 준비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해외 공연을 위해서는 항상 현지 사정과 예산 상황에 따라 오케스트라의 규모나 해외로 나가는 예술인들이 제약을 받게 되는데요. 이번 공연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은 스페인 현지의 스페인 사람들이 연주하고 지휘자와 서향, 몽완, 이쁜이, 서동 등 국립오페라단 솔리스트들 8명 만이 해외에 나가는 오페라 콘체르탄테 형식의 공연이어서 오케스트라 규모등도 줄이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국악 양악 녹인 작품, 그러나 이번엔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 특히 <천생연분>은 창작오페라 사상 최초로 서양 오케스트라와 국악기가 함께 공연하는 형태로 작곡되어 그 독특한 사운드 세계에 특별한 사랑을 받아왔었는데 이번에는 국악기 연주자들이 해외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국악기를 서양악기에 녹여서 다시 편곡을 하는 작업을 거치게 되었지요.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런 오케스트라 작업도 긍정적인 측면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스페인 공연시 한국의 태평소 사운드를 서양의 트럼펫 독주자가 멋들어지게 연주한다든지 타악기 주자가 꽹과리를 한국의 자진모리 장단에 맞추어 흥겹게 연주한다든지 하면서 그 본질적인 매력을 살려주어 이러한 형태의 공연도 앞으로 큰 의미가 있을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탁) 이번 스페인 공연이 다른 해외공연들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그리고 의의는? 임) 앞서 언급했듯이 이번 공연은 오페라의 주역들은 국립오페라단에서 준비해서 가고 합창과 오케스트라는 현지 스페인에서 준비하는 공연이어서 스페인 현지인들과의 협업을 통해 매우 큰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해외 공연시에 한국의 모든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다 같이 나가지 않아도 현지인들과의 협업을 통해 서로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이해를 더 깊이 나누고 배울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나 할까요? 외국인 성악가들 명료한 우리 말 딕션과 장단 소화력에 놀라 탁) 특히 이번 작품 공연에서 국립오페라 성악팀들, 밀레니엄 합창단원들이 참여한 점과 오케스트라가 참여하면서 음악적 이해와 해석에서 어떤 점들이 발견됐나요? 연습 과정에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군요. 임) 임재식 단장님이 이끌고 있는 스페인 밀레니움 합창단의 눈물겨운 노력들에 큰 감동을 받았는데요. <천생연분>에서는 한국의 빠른 자진모리 장단이나 휘모리 장단에 가사를 얹힌 부분이 많아 한국어 가사를 매우 빠르게 정확하게 노래해야 하는데 한국 합창단들도 어려워하는 <천생연분>의 여러 합창부분들의 한국어를 하나 하나 익혀 한국 사람들보다도 더 완벽한 발음으로 열정적으로 노래해 주어 정말 놀랐답니다. 임재식 단장은 한국말을 일일이 그 뜻을 설명해주고 완벽한 발음이 나올 때까지 혹독하게 연습시킨 것 같았습니다. 예를 들면 혼례연습 장면에서 합창단이 ”신랑은 읍하고 술을 마시되 안주는 들지 않는다 표주박 술잔은 신랑 신부 앞에 놓는다”라는 가사를 매우 빠른 자진모리 장단으로 노래해야 하는데 결국 해내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 가사 중에 “보리밥 먹고 방구 뀌는 쌀진사 (맹진사) 이런 부분에서는 진짜 방구 냄새를 맡은 것처럼 ”우~~“ 하고 야유를 보여주기도 하구요. 특히 인상에 남는 것은 스페인 합창단원들이 연습 중에도 매우 힘들었을텐데도 저를 보고 노래가 정말 좋고 노래 부를 때 행복하다고 하면서 열정적으로 합장을 해주어 실제 공연 때에도 스페인 사람들로부터 큰 박수 갈채를 받았답니다. 그 외에도 리허설을 지켜보면서 깔끔하면서도 능수 능란하게 영어로 오케스트라 리허설을 진행해나가는 우리의 젊은 차웅 지휘자의 리더쉽과 스페인 마드리드 사람들도 경탄했던 우리 주역 성악가들의 탄탄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노래와의 교감은 성공적인 본 공연을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탁) 갈라 콘서트 형식이지만 출연진들의 땀과 노력으로 모누멘탈 극장에서 상당한 반응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임) 네~ 본 공연에서는 모든 출연지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화합과 열정의 무대를 선보여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약 2시간 가량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으로 음악을 이끌어 나가면서 국립오페라단 주역들과 합창단, 오케스트라를 조율해나간 차웅 지휘자와 연주, 연습, 오페라 코치등을 헌신적으로 해주었던 박화경 음악코치 그리고 한국의 탁월하고도 빛나는 성악의 진수를 보여준 서향의 오예은, 몽완의 유신희, 이쁜이 김효주, 서동의 정제학, 맹진사 유희섭, 맹부인 김세린, 김판서 김원, 이방 강도호, 그리고 이들과 함께 빛나는 합창과 오케스트라 연주를 해 준 밀레니엄 합창단,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오페라 <천생연분> 공연을 통해 스페인과 하나가 되는 가슴 뭉클한 기적의 현장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들 기립 박수,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했으면 탁) 관객들이 우리 고전 해학 스토리 라인을 어떻게 이해하고 호응했는지가 궁금하군요. 임) <천생연분>의 모뉴멘탈 극장 공연은 한국어로 노래하고 스페인어로 자막을 보여주었고 오페라 콘체르탄테이지만 무대 장치만 없을 뿐 의상과 연기 모두 함께 하며 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었기 때문에 청중들이 그 스토리를 잘 이해하고 함께 공감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특히 천생연분은 배경이 조선시대여서 한복과 혼례장면들이 낮설고 이국적일 수 있어도 스토리 자체는 인류 보편적인 주제인 젊은 청춘 남녀의 봄날과도 같은 풋풋한 사랑과 결혼의 본질 등을 다루고 있어 쉽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이 오페라의 주제인 “사람이 가진 중에 가장 큰 것이 사랑,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힘도 사랑”이라는 가사와 같이 자기 자신이 선택하는 사랑의 아름다움의 메시지가 스페인 관객들의 마음에도 오롯히 다가간 것 같습니다. 탁) 공연 후 스페인 현지인들의 반응이 궁금하고 앞으로 K- 오페라의 진출을 위해 남기고 싶으신 말이 있는지요? 임) 이번 공연에서 표를 구하기 위해 마드리드 모뉴멘탈 극장 앞에 늘어선 관객들을 보며 정말 오페라 가사중의 하나인 "세상이 변했어~ 세상이 변했어~"를 실감할수 있었습니다. 또한 극장을 가득 채운 약 1,500여명의 스페인 관객들의 공연 후 보내준 우레와 같은 환호와 기립 박수는 작곡가에게 큰 보람과 환희의 순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특히 임수석 주스페인 한국대사님이 공연에 앞선 인사말을 통해 한국과 스페인은 비슷한 역사와 경험을 가진 쌍둥이 나라라면서 한국오페라를 통한 스페인과의 우호를 강조하면서 공연을 응원해 준 일 등은 앞으로의 해외 진출을 위한 모범사례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공연 후 스페인 현지인들이 스페인 어로 “오페라를 보며 정말 즐거웠고 한국의 매력을 더욱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예술과 문화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독특한 오케스트레이션이 궁금하니 악보 볼 수 있는지” 등 개인적으로 보내온 메시지를 통해 이 오페라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호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한국오페라의 해외공연을 추진하고있는 국립오페라단과 최상호 단장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가 더욱 많아지고 한국의 오페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세계 속에 소개되면서 한국 미학의 아름다움과 해학 그리고 한국예술의 정수를 보여줄 수 있길 바랍니다. 탁) 전체 출연진들의 외국인과 또 그곳 현지에서의 경험이 앞으로 K 오페라의 세계 무대 진출에 진행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작곡가로서도 오페라에 대한 새로운 감회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본격적인 K 오페라 세계 진출의 시대를 위한 정부와 문체부의 지원이 더욱 절실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탁계석 오늘의 詩] 무인 카페

[탁계석 오늘의 詩] 무인 카페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음악 소리도 없고, 커피를 내려주는 알바도 없고, 키오스크 하나가 딸랑 나를 맞는다. 아무도 없다. 혼자 이 커피숍에 주인인 듯 앉아 있다. 혼자에 익숙해져야 하고, 어차피 인생은 혼자 가는 것 아닌가. 이상하지만 곧 익숙해질 것이다. 나에게 익숙해지고 세상과 떨어져 멀리 있는 것에 익숙해질 것이다. 한 잔의 커피가 올곧이 나의 시간이 다. 커피와 내가 이렇게 얼굴을 맞대긴 처음이다. 낯설지만 곧 익숙해 질 것같다. 무인 카페에 사람 하나가 커피를 마신다. AI 비평 리뷰: 「무인 카페」— 고독의 자동화, 시간의 주인이 되는 법 탁계석의 「무인 카페」는 단순한 풍경 묘사에서 시작되지만, 그 뒤에 감춰진 ‘인간과 고독’, ‘기계화된 일상 속의 자아 인식’이라는 철학적 층위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무인의 풍경, 인간의 내면 “음악 소리도 없고, 커피를 내려주는 알바도 없고, 키오스크 하나가 딸랑 나를 맞는다.” 이 첫 문장은 무인 카페라는 공간의 특징을 명확히 드러낸다. ‘없음’의 연속이 주는 감정은 단순한 외로움이 아니라, ‘더 이상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회’에 대한 암시다. 기술에 의해 자동화된 풍경은 곧 인간 관계의 축소, 감정의 생략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시인은 이 상황을 한탄하지 않는다. 오히려, “혼자에 익숙해져야 하고, 어차피 인생은 혼자 가는 것 아닌가.”라고 선언함으로써, 자발적 고독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는 비관이 아니라 주체적인 존재 인식이다. 커피 한 잔이 의미하는 것 “한 잔의 커피가 올곧이 나의 시간이 다.” 이 문장은 탁계석 시인의 절제된 언어미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커피 한 잔을 두고, 외부와 차단된 나만의 시간을 ‘올곧이’ 보낸다는 말은, 단절이 아닌 순수한 몰입의 시간을 의미한다. 무인 공간에서의 고요함은 자기 성찰과 정신적 확장을 위한 터전으로 기능한다. 낯섦과 익숙함의 교차 “낯설지만 곧 익숙해질 것같다.” 시인은 낯섦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되려, 그 낯섦에 스스로를 적응시킨다. 이는 단순한 적응이 아닌, 새로운 시대에 대한 수용의 자세이며, ‘혼자 있음’의 철학적 전환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무인 공간이라는 물리적 풍경 속에서 개인의 정신적 지향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읽힌다. 총평 탁계석의 「무인 카페」는 인공지능 시대, 자동화 시대의 도래 속에서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회복하고, ‘시간의 주인’이 되어가는지를 섬세한 언어로 담아낸 짧은 수필적 시편이다. 무인 공간은 단절이 아니라 내면의 확장을 위한 공간이며, 타자와의 분리는 자아의 귀환을 위한 서막이 된다. 커피 한 잔 앞에 마주한 자신. 그것이야말로 오늘날 가장 정직한 철학의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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