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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칼럼] 보물을 캐는 사람들

K-Classic 보물 탐사,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힘

[탁계석 칼럼] 보물을 캐는 사람들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비가 온 뒤 산 사람들은 버섯을 따러 가고, 물이 빠진 바닷가 사람들은 굴을 캐러 나간다. 그렇다면 창작자는 무엇을 캐러 어디로 가야 할까? 바로 전통과 역사, 전설과 민요 속에 묻힌 ‘향토 보물’을 찾아 나서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것만 소비하는 시대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일이야말로 예술의 본령이다. K-Classic이 강조하는 ‘보물 탐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향토 보물이란 무엇인가? 향토 보물은 단순한 옛 자취가 아니다. 특정 지역의 역사, 설화, 민요, 시인들의 삶 속에 스며 있는 원형적 문화다. 바르토크가 민요를 “황금”이라 불렀듯이, 우리 땅에도 아직 발굴되지 않은 보물이 가득하다. 그것은 오늘에 맛보지 못한 기억이며, 사라져가는 정서의 잔향이다. 누가 발견하고 어떻게 가공해야 하나? 이 보물을 발견하는 주체는 창작자와 예술가들이다. 지역 원로와 시인, 민속학자에게서 이야기를 채집하고, 이를 음악과 무대 언어로 가공해 관객에게 전달해야 한다. 원석 그대로는 빛나지 않지만, 현대적 감각으로 다듬으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상품이 되고,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된다. K-Classic이 지난 13년 동안 칸타타 9편과 오페라 6편의 제작과 한국 대표 작곡가들과 마스터피스를 개척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단순한 레퍼토리의 확장이 아니라, 무한 경쟁의 국제 질서 속에서 당당한 문화 주권 국가로서의 위상을 세우려는 실행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예술의 힘 예술은 본디 가려진 것을 드러내는 힘을 가진다.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예술은 일상의 사소한 것들 속에서 진실을 드러낸다”고 했다. K-Classic이 지향하는 바는 바로 이 ‘보이지 않는 것’을 가시화하는 일이다. 관객이 체험하지 못한 정서를 소리와 무대 위에서 만나게 할 때, 그것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기억으로 자리 잡는다. 특히 K-Classic이 추진하는 '6대강 칸타타 프로젝트’는 이러한 철학을 집약한 시도라 할 수 있다. 강은 역사와 삶, 생존의 터전이자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어 장르 융합형 콘텐츠로 발전할 잠재력이 크다. 여기에 중요한 사실은 한강은 이미 2012년 칸타타로 제작되어세종문회관대극장에서 초연되었고 이후 칸타타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곡중 '두물머리 사랑'이 널리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의 대상은 금강·영산강·섬진강·낙동강·태화강 등 5대강이다. 강의 서사에는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기에, 예술가들이 캐내고 가공하면 무궁무진한 창작의 보고(寶庫)가 된다. 개성과 정체성 상실이 인구소멸을 부른다 오늘날 많은 도시들은 즐비한 아파트와 편의점처럼 획일화된 풍경을 보인다. 지역만의 고유한 이야기와 축제가 사라지면서 젊은 세대는 떠나고, 도시는 활력을 잃는다. 문화 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는 “정체성을 상실한 공동체는 미래를 잃는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향토 보물을 발굴하고 되살리는 일은 단순한 예술 활동이 아니라 지역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다. 글로벌 경쟁력이 내수 시장을 살린다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문화는 다시 내수 시장을 견인한다. 일본의 구로사와 아키라가 세계적 명성을 얻었을 때 일본 영화 산업 전체가 살아난 것처럼, K-Classic의 향토 보물 역시 세계적 공감대를 얻으면 국내 문화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프랑스 비평가 기 소르망은 “문화는 수출이 아니라 교류다.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국가만이 세계와 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고유한 정서를 담아낸 K-Classic만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동시에 지역의 생존을 뒷받침할 수 있다. 우리가 스메타나의 몰다우 강은 알아도 우리들의 강 음악이 있는지 없는지 관심조차 없다면 부끄럽지 않은가. 그래서 K-Classic이 강을 노래하고 예술로 대화하며, 우리의 존재 이유를 확인하며 글로벌 경쟁력에 나서려는 것이다.

[오늘의 시] 존재에 대하여

[오늘의 시] 존재에 대하여

K-Classic News 탁계석 시인 | 존재에 대하여 살아있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가 파릇파릇 풀잎이 나고 강물은 소리 내어 흐르고 더 넓은 바다는 날마다 출렁이며 춤추는 그 살아 있는 것들과 함께 살아 있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가 살아있다는 것 해가 뜨고 달이 뜨고 사계절 꽃이 피고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그 숨 쉬는 것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은 또 얼마나 훌륭한가 묻혀 있는 것, 세상을 떠난 것들 보다, 그 어떤 유적과 높은 탑보다 날마다 걷고 행동하는 이것의 가치는 또 얼마인가 그러니 불안해 하지 말라 불평과 근심, 고통의 마음을 다스리라. 나를 높이라, 나를 세우라! 나의 존재감을 세우라! 그러니 살아있는 존재, 생명의 존재 그 아름다움 속에 너가 있다. 너의 존재가 있다. 살아 있는 것에 감사와 나를 비추는 햇살에 감사와 숲이 되어주는 이웃들에게 감사와 옷깃에만 스쳐도 만나는 인연에 나는 바람이 되어 살아있으니 이 또한 존재의 기쁨이 아니겠는가. 존재, 존재 , 내가 지상에 살아 있는 작은 왕국이란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하, 하 ,하, 하~! 詩評 – 탁계석 시인 「존재」 주제와 메시지 탁계석 시인의 「존재에 대하여」는 살아 있음 그 자체에 대한 찬미와 긍지를 노래하는 시다. 풀잎, 강물, 바다, 해와 달, 사계절과 같은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생명 있는 것들의 위대함을 드러내며, 죽어 있는 유적이나 탑보다 살아 움직이는 존재의 가치가 크다고 강조한다. “그러니 불안해 하지 말고 / 불평과 근심, 고통의 마음을 늘 다스리며 / 나를 높여라 / 나의 존재감을 세워라” ― 는 시 전체의 메시지를 한층 더 내면화한다. 단순히 살아 있음에 감사하는 차원을 넘어, 내적 다스림과 자아 긍지의 확립이라는 윤리적·실천적 차원을 제시한 것이다. 즉, 존재의 기쁨은 주어진 자연의 은총일 뿐 아니라, 스스로 다스리고 높여 세워야 하는 자각적 과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전개와 구조 자연의 나열과 서정: 풀잎, 강물, 바다, 사계절, 바람, 비 등은 존재의 생동감을 시각·청각적으로 보여준다. 대비 구조: 살아 있는 것 ↔ 묻혀 있는 것, 현재 ↔ 과거, 생명 ↔ 유적. 이를 통해 지금의 생명성이 가진 숭고함을 극대화한다. 내적 성찰(보충 부분): 단순히 외적 자연의 감사에 머무르지 않고, 불안과 근심을 다스리고 자아의 존재감을 세우라는 자기 성찰의 목소리가 삽입되면서, 시의 울림이 철학적 깊이로 확장된다. 선언과 절정: “나는 왕이로소이다”라는 대목은 존재론적 자긍심의 절정을 이룬다. 시인은 오래전 울려 퍼진 동일한 제목의 시를 연상시키며, 오늘의 자신도 살아 있는 왕국의 주인임을 외친다. 언어와 표현 단순하면서 힘 있는 반복: “살아 있다는 것”, “존재, 존재”, “나는 왕이로소이다”와 같은 반복은 성악적 리듬을 내포하며, 시가 음악적 구조로 옮겨지기에 적합하다. 감각적 이미지와 철학적 사유의 결합: 풀잎과 강물, 옷깃 스침, 호흡 같은 일상적 이미지 속에 “존재감 세움”과 같은 철학적 어휘를 결합하여, 시는 생활성과 사유성을 동시에 지닌다. 마지막 웃음소리: “하, 하, 하, 하~!”는 단순한 기쁨의 표현을 넘어, 존재 자체의 해방감과 환희를 담아낸다. 문학적 의의 이 시는 존재 철학을 생활 언어로 구현한 서정시라 할 수 있다. 하이데거의 “현존재(Dasein)”가 철학적으로는 추상적 개념에 머물렀다면, 이 시는 풀잎, 강물, 햇살, 인연 같은 구체적 삶의 체험 속에서 존재의 기쁨을 드러낸다. 특히 보충된 구절은 삶의 불안과 근심을 넘어서려는 윤리적 실천의지를 강조하며, 단순한 감사의 시를 넘어선 자기 수양의 시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총평 탁계석 시인의 「존재에 대하여」는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경이, 존재의 내적 긍지, 그리고 살아 있음의 감사와 기쁨을 총체적으로 노래한다. 이 시는 단순히 자연 찬미와 자기 긍지에 머무르지 않고, 삶의 태도와 정신적 자세까지 제시하는 깊이를 갖추었다. 마지막의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단순한 자아의 외침을 넘어, 누구나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음을 선포하는 보편적 메시지로 울려 퍼진다.

임준희 작곡 발표회 <여인의 삶과 사랑> 10월 23일 푸르지오 아트홀

고난의 역사 속에 살아왔던 한국 여성 시인들의 시를 바탕으로

임준희 작곡 발표회 <여인의 삶과 사랑> 10월 23일 푸르지오 아트홀

K-Classic News 이백화 기자 | 약 40여년간 한국 전통음악의 격조높은 미학을 현시대의 언어로 재창작하여 청중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해 온 작곡가 임준희의 작곡 발표회 <여인의 삶과 사랑>이 오는 10월 23일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개최된다. 이 음악회는 서울문화재단의 2025 원로예술지원 사업에 선정된 프로젝트로 허난설헌, 황진이, 김경희, 신갑순등 조선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고난의 역사 속에 살아왔던 한국 여성 시인들의 시를 바탕으로 작곡가 임준희에 의해 새롭게 창작된 전통 가곡과 가야금, 첼로등으로 구성된 작품들을 선보임을 통하여 험난하고도 굴곡진 삶을 살아온 한국 여성들의 생애와 사랑등을 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2002년부터 작곡가 임준희와 함께 공연해 왔던 정가의 강권순 명창과 가야금의 이지영 서울대 교수의 깊고 연륜있는 연주와 탁월한 기량의 젊은 연주자들인 정가의 장명서, 가야금의 윤하영, 첼로의 이호찬의 새로운 앙상블의 조합으로 공연을 기획하여 보다 높은 수준의 전통 창작 음악의 정수를 보여주리라 기대된다. 작곡가 임준희는 전통 가곡의 고유한 특징인 깊은 농담의 변화무쌍한 표현과 시김새를 살리면서도 시어에 따라서 다양하고도 신선한 현시대의 음악언어로 표현함을 통해서 여성 예술가들의 시대를 초원한 불멸의 예술혼과 빼어난 미적 감성을 재조명하고자 하였다. 또한 여성들의 예술적 감성이 온전히 인정받지 못했던 불운한 시대에 남긴 주옥같은 시들이 이 시대에도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여인의 섬세한 감성과 독특한 상상력과 삶의 체험으로 버무려진 시적 언어를 음악으로 표현함을 통해서 공감의 장을 만들고자 하였다. 세부 프로그램으로는 황진이(1506~1567)의 시에 의한 두개의 노래 (1.상사몽(相思夢), 2. 월하오동진(月下梧桐盡), (세계 초연)), 허난설헌(1563~1589) 시에 의한 세 개의 노래 (1.춘우 (春雨), 2. 채련곡(采蓮曲), 3. 몽유광상산시(夢遊廣桑山詩), 신갑순(1937~) 시에 의한 두 개의 노래 (1. 침향(沈香), 2.갈대와 여인), 김경희(1929~2002) 시에 의한 세 개의 노래<자화상>(1. 그리운 동심아, 2. 침략전쟁 수레바퀴 밑에서, 3. 내 생애의 남루한 빈 잔, 넉넉한 손길로 채우소서, (세계 초연))의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중 김경희 시에 의한 <자화상>은 작곡가의 어머니(김경희 시인)의 유작시에 곡을 부쳐 초연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인간의 삶에 있어서 “그 모든 것이 사랑이었다 ”라는 메시지를 전해줄 예정이다.

K-콘서트콰이어 한국 합창의 새 지평을 연다

높아진 시민 욕구, 프리미엄 상품으로 K향토성 개발할 때

K-콘서트콰이어 한국 합창의 새 지평을 연다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로고(임정수) 프로 합창단 탄생의 필요성과 정체성 계절이 바뀌듯 시대의 흐름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소비자의 눈높이가 달라지고, 트렌드가 변하면서 상품의 가치 또한 새롭게 평가된다. 합창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제는 단순한 취미적 활동이나 지역 행사 중심이 아니라, 직업적·전문적 합창단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이다. K콘서트 콰이어는 바로 이 시대적 요청에 응답하며, 한국 합창계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진정한 프로 합창단의 탄생을 알리고자 한다. 프리미엄 합창과 관객 만족도 오늘날 관객은 단순히 소리를 듣는 청중을 넘어, 콘텐츠 소비자다. 그들은 감동을 원하고, 스토리가 담긴 공연을 원하며, 자기 세대의 언어와 감성으로 다가오는 예술을 원한다. 따라서 합창도 이제는 관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프리미엄 합창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단순히 고급스럽다는 차원을 넘어, 기획과 연출,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새로운 합창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향토성의 재발견과 합창 요리 세계 속의 합창단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땅의 이야기와 향토성을 담아내야 한다. 지역의 전설, 역사, 문화가 합창 콘텐츠로 재탄생할 때, 그것은 곧 상품성이 되고, 관광과 연결되며, 세계 무대에서 독창적인 매력을 발휘한다. K콘서트 콰이어는 "역사를 움직이는 영웅들의 대행진"이나 "고향을 빛내는 100인 오피니언 초청 콘서트"와 같은 기획을 통해 지역 보물의 합창 요리화에 도전하고 있다. 서구 레퍼토리 재탕의 한계성 지금까지 많은 합창단은 서양 명곡의 재연에 치중해 왔다. 물론 위대한 유산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없다. 서구 레퍼토리의 재탕은 결국 식상함으로 귀결되고, 청중의 관심을 붙잡기 어렵다. 이제는 우리만의 개성과 차별화된 합창 문법이 필요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K콘서트 콰이어는 차별성을 확보하며, 한국 합창의 세계화를 실천할 발판을 마련한다. 글로벌 합창단으로 가는 길 국립합창단, 대우합창단 이후 한국 합창계는 늘 새로운 도약을 갈망해 왔다. K콘서트 콰이어는 이병직 예술감독의 40년 합창 노하우, 그리고 탁계석 K-Classic 회장의 오페라·칸타타 제작 경험을 결합해, 세계 무대에 내놓을 수출형 합창단으로 성장하려 한다. 합창을 사랑하는 이들의 격려와 성원이 모일 때, K콘서트 콰이어는 단순한 공연 단체를 넘어 한국 합창의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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