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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피스 페스티벌 초청 인터뷰 정덕기 작곡가

우리 방법이 세계적인 것으로 통하는 날 올 것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Q:가곡이 생산자 즉 공급자인 작곡가의 입장에서는 소비와 유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거든요. 변화된 가곡의 흐름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꽤 오래전 이야기인데 우리 예술가곡을 쉽게 하여서 대중화에 앞장 서는 것이 어떻겠느냐? 그런 모임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 모임을 거절하였습니다. 쉽게 하자는데는 무조건 동의하지만, 질을 낮추자는데는 동의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질을 낮추지 말고 우리 예술가곡이 갖는 제한된 소재(예를 들면, 서정성에 바탕에 둔 사랑, 이별, 고향, 자연,등)에서 벗어나 소재를 다양하게 하고, 좀 더 질을 높여서 이 시대에 맞는 곡을 작곡하여 대중으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되찾아 오자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가곡을 그냥 가곡이라 쓰지 않고 꼭 예술가곡이라 씁니다.

 

Q; 그 1차 공급의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성악가들이 가곡에 대해 직업적인 책임감을 그다지 갖고 있지 않은 것 같은데 변화가 있나요?

 

-교수로 재직 중일 때 성악과 커리큘럼에 대해 불만이 많았습니다. 저가 성악과 교수에게 질문하였습니다. 성악과는 왜 1학년때는 이태리 가곡, 2학년때는 독일 가곡, 3학년때는 불란서 가곡, 4학년때는 영,미 가곡을 배우는데 한국가곡은 언제 배우느냐고 물었지요. 그랬더니 그 성악가 왈, 한국가곡은 위의 가곡(이태리가곡, 독일가곡, 불란서가곡, 영미가곡)들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여 아카데믹한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가곡의 수준은 클래식음악과 대중음악 중간 정도의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라도 우리 예술가곡의 수준을 이태리가곡, 독일가곡, 불란서가곡, 영미가곡보다 더 높게 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 작곡가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고 다양하고 질 높은 곡을 많이 작곡하면 부르지 말라 하여도 부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저절로 연주자들에게 청중들에게 사랑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가곡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세태의 변화죠. 세대도 변하고 세상의 흐름도 변한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요?

 

사실 저가 처음 교수로 채용된 1990년대 전반만 하더라도, 일반 학생을 위한 ‘클래식 음악 산책’이란 과목을 강의하였는데, 수업시간에 클래식음악을 아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어려운 질문도 많았구요. 그래서 저가 너희들이 ‘전공자들보다 클래식음악을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치켜세워 주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 시점에서 ‘클래식 음악 산책’이란 수업을 하면 수업시간이 정말 조용합니다. 물론 질문도 없구요.

 

다시 말하면 클래식음악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저가 생각해 볼 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중고등학교 음악 수업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중고등학교 음악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세태 변화도, 세대 변화도, 세상 흐름도 중요하지만, 음악교육 문제가 가장 크고, 그 다음이 방송 등 메스미디어 문제 등을 꼽고 싶습니다. 그래서 교육의 정상화, 방송에서 클래식음악 쿼터제 등을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그런 한편에선 한글의 보급과 더불어서 한국 가곡이 세계화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아주 극히 일부이지만 외국 사람들이 우리 가곡을 부르거나 합창단이 우리 레퍼터리를 소화하는 시점에 있어요.

 

-사실 우리나라가 많은 국가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때 우리 예술가곡도 세계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첫째 무조건 멋진 곡을 작곡하고, 연주하고, 알리고, 세계화에 앞장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것을 알려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 국악의 요소을 가지고 멋지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입니다. 베토벤도 가장 독일적인 음악을 한 사람입니다. 세익스피어는 가장 영국적인 문학을 한 사람입니다. 그들이 처음부터 세계적인 음악, 문학을 한 사람이 아닙니다. 지극히 독일적인 것, 영국적인 것을 하다 보니 세계적인 것이 되었을 뿐입니다. 그래서 방법은 지금까지 저가 배운 독일적인 방법으로, 소재는 철저히 한국적인 것으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생명이 있습니다.

 

Q: 본인의 창작을 3기로 나눈다면 앞으로의 방향은 어떤 것인가요?

 

-사실 저는 창작의 시기를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생각은 늘 한결 같으니까요. 물론 나중에 평론가님들께서 나누시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눈다면 초기에는 독일 유학의 여파로 좀더 현대적인 기법으로 재미있는 음악을 만들려하지 않았나 생각되어집니다. 그래서 가곡보다는 기악곡들이 좀 많았지요


Q: 지금 작업 중인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마스터피스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말씀해 주시고 바람이 있으면 말해 주세요.

 

-지금 작업 중인 작품은 위촉받은 예술가곡 작품 10여개와, 그 보다도 우선 순위가 먼저인 천안시에서 위촉을 받은 오페라‘능소야 버들아’입니다. 며칠 전 쇼케이스는 끝났는데 저는 이제 나이가 좀 되었는지? 옛날 만큼 속도가 나질 않아 고민입니다. 그러나 정해진 시간까지 완성해야 하니까 열심히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마스터피스에 초대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를 계기로 더욱 발전하는 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스터피스의 무궁한 발전을 기도합니다. 

 

 

작곡가 정덕기

-중앙대 음대 동 대학원 작곡과 졸업
-독일 Karlsruhe 국립음대대학원 Konzertexamen 졸업
-대한민국 국민포장, 2021 음악부문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상,
2025 베토벤예술상 대상 수상
-천안시문화재단 이사 역임, 작곡그룹 FOR 대표 역임,
-W필콘서트콰이어, 백석관악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역임
-한국작곡가회 회장 역임, 현 명예회장, 한국예술가곡협회 회장 역임
-백석대학교 교수, 음악대학원장 역임
-현, 작악회 회장
-현, (사)대한민국군가기념사업회 이사장
-오페라, 오라토리오, 칸타타, 관현악곡, 예술가곡 등 1,000여곡 작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