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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 보자르 갤러리, 이희돈 개인전 '인연(緣) 新作: rolling' 개최

4월 5일부터 오는 4월 30일까지 청담 보자르갤러리서 열려

K-Classic News 오형석 기자 |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보자르 갤러리(BEAUX-ARTS, 관장 허성미)는 지난 4월 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이희돈 개인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성곡미술관에서 열린 초대전 이후, 2023년 보자르 갤러리에서 처음으로 말아 올리는 기법의 신작을 선보이는 전시 로 그의 지난 40여년 여정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업들이 공개될 예정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 현대미술의 태동을 함께하며 중추적 역할을 해온 한국 추상미술 1세대 조용익, 단색화의 주요 작가인 정창섭 등과 밀접한 교류를 통해 추상회 화의 길로 선회했던 이희돈 작가는 ‘단색화 2세대’ 중에서도 가장 발군의 활약을 이어온 작가 중 하나이다.

 

흔히 그는 단색화 작업을 하는 작가로만 알려져 있으나 사실 그의 작업을 들여다보면 흡사 ‘단색화’라는 용어의 재정립과 개념화 과정의 필연성을 낳았던 미학적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서구식 모노크롬 회화가 담을 수 없는 한국적인 미와 정조, 특유의 질감 표현 등이 ‘단색화’ 사조의 출발점이 되었다면 이희돈 작가의 작품은 여기에 작업 자체의 수행성에 목적을 두 고 행위의 반복에 의한 ‘축적’을 통해 이루어가는 육화된 시간성과 탐색의 기록으로서 의미를 갖는 새로운 지점에 자리해있다.

그의 작업은 1990년대부터 천착해온 인연생기(因緣生起)의 세계관에 뿌리내리고 있고, 이는 모든 존재는 서로에게 빛과 생명을 주는 유기체로 공존한다는 인드라망에서 발원한 것으로, 그렇기에 그는 그의 그림이 ‘무수한 공존을 일깨워주는 마 음의 통로’로 읽히길 바란다.

 

특허기술까지 받을 정도로 무수히 갈고 닦은 타공기법 위에 노끈을 엮고 그 위에 직접 제작한 닥종이를 섞어 물성이 도드 라지는 물감을 쌓아올려 우주 속 점 같은 인간의 존재와 그 속에서 수없이 피어나는 인연들, 그 접점에서 끊임없이 발생되 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을 담았으며, 한국 전통 오방색의 중첩과 독특한 마티에르를 통해 이희돈 특유의 한국적이면서도 세련된 모던한 미감으로 구현했다.

또한 희로애락이 담긴 복층적인 인간의 삶과 근원을 들여다보는 듯한 그의 작품은 거대 한 우주적 질서가 품은 생명력과 신비로움을 가졌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은 세계적인 컬렉터 인도의 스리니바산 TVS 모터 스그룹 회장이 웃돈을 주고 구입하며 우주의 무수한 인연을 축조한 그의 작품을 칭송했고, 후에 초대전을 열어 인도에 그의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작품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이번 월드아트 두바이 아트 페어 2023 에서도 완판의 쾌거를 보여줬다.

유례없는 불경기가 예고되며 얼어붙은 미술시장에 한국적 현대미술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한국미술계를 이끌어가는 이희돈 작가의 이번 전시는 시류에 얽매이지 않고 작가만이 가진 내러티브를 통해 탄탄히 지켜온 그의 40여년 작품세계의 깊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한편 이희돈 작가의 봄을 닮은 오방색의 생명력이 가득한 전시장에서 한층 다가온 계절의 정취를 한껏 느끼며 예술적 환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청담 보자르갤러리에서 이번달 4월 30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