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 예술비평가회장 세계 곳곳의 음악 축제들 가운데는 대도시나 거대한 공연장이 아닌, 외딴 산간이나 벽촌에서 시작된 것들이 의외로 많다. 그리고 그중 몇몇은 이미 세계적인 명성과 품격을 갖춘 음악제로 성장해 왔다. 그 상징적인 사례가 바로 핀란드의 '쿠오모 페스티벌(Kuhmo Chamber Music Festival)이다. 쿠오모는 핀란드 북부의 깊은 숲 속에 위치한 소도시다. 이곳에서 망명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부부가 스스로를 위해 연주를 시작한 것이 계기였다. 처음엔 아무도 듣지 않던 음악이었지만, 근처의 벌목공과 지역 주민 몇 명이 하나둘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고, 결국 그 ‘숲속의 연주’는 해마다 수많은 관객과 세계적 음악가들이 찾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음악은 처음부터 거대한 것이 아니라, 들어주는 단 한 사람의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례는 이탈리아 북부 고산지대 아시아고(Asiago) 페스티벌이다. 유목과 치즈 산업으로 알려진 이 지역에서, 마을 성당에서 시작한 작은 콘서트가 마을의 자부심으로 성장했고, 유럽 전역의 음악가들이 가족과 함께 휴양 겸 참여하면서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이 축제는
K-Classic News GS Tak | Discovering Curator-Type Composers and Librettists We aim to foster creative talents who understand the European stage and can communicate using its artistic code. These individuals should not merely create works but function as curators capable of collaborating with European theaters. Targeted Festival Participation and Co-Production Proposals Examples include the Miskolc Opera Festival in Hungary, small theaters in Rotterdam, Netherlands, and the Stuttgart Contemporary Music Theater Week in Germany. These platforms annually accept international opera submissions and o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한없이 부러운 것이 '문화의 힘'이라는 말을 들으며 우리는 성장했다. 그 연장선에서 부러운 것 가운데 하나가 대중음악이다. 딴 게 아니라, 그 확장성과 지속성이다. 막강한 전파 매체를 타고 시대의 영웅을 만들고, 스타를 배출하며 대중음악은 시장을 지배해왔다. 지금은 다소 시들해졌지만, 한때의 열린 음악회도 시대의 상징이었다. 작고하신 송해 선생의 전국노래자랑 역시 온 국민이 함께한 장수 프로그램이었다. 그래서 우리 클래식 음악계가 부러운 것은 바로 ‘지속의 힘’이다. 끝까지 갈 수 있다는 것.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의 소중함을 우리는 몸으로 절감하고 있다. 수많은 연주자들이 세계적인 콩쿠르를 휩쓸고도, 교수가 되지 않고서는 연주를 지속하기 힘든 현실. 계속할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 기업 경영의 관점에서 보면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 이 생태적 모순은 단순한 열정과 투지만으론 극복할 수 없는 벽이다. 현장 비평가로서 수십 년을 지켜보며 ‘클래식은 어떻게 지속할 수 있는가!’ 화두를 붙들고 살아왔다. 문화와 예술이 가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도처에서 살롱 음악회를 기획하고, 병원이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의욕적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21세기 한류는 더 이상 K-드라마, K-팝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K-Classic과 K-Opera는 한국의 깊은 역사성과 예술성을 무대로 이끌어내는 진화된 문화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 ‘K-Opera’가 있다. 하지만 아직 세계는 이 장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우리 또한 세계무대에 손 내밀 채비가 충분치 않다. 앞으로 K-Opera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두 갈래의 문을 동시에 여는 것이다. 첫째는 세계 보편성과 감동을 지닌 완성도 높은 창작 오페라를 만드는 것이고, 둘째는 유럽을 비롯한 국제 오페라 무대와의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다. 명작은 사람에서 나온다, 작곡가 중심의 창작 생태계 구축해야 오페라는 본질적으로 음악극이다. 어떤 소재, 어떤 무대, 어떤 기획이 있더라도 그것을 음악으로 품지 못하면 세계인의 마음에 닿지 않는다. 그렇기에 K-Opera가 세계에 나가려면 무엇보다 작곡가를 중심에 놓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는 많은 작가와 대본가, 연출가를 확보하고 있지만, 이를 진정한 명작으로 승화시킬 작곡 인프라는 아직 부족하다. 이제는 젊은 작곡가들에게도 실험이 아닌 ‘책임 있는 창작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설득은 소통의 예술이다. 그 예술은 때로 비유를 통해 설득력을 얻는다. 오늘 우리는 ‘오페라’라는 무형의 예술을 ‘스포츠’라는 구체적이고 보편적인 문화와 연결시켜 설명해보고자 한다. 우리가 익히 아는 세계의 스포츠 축구, 야구, 농구, 심지어 골프와 배구까지,이들은 국제경기로 통용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표준 규칙이 존재한다. 경기장의 크기, 잔디의 상태, 공의 규격, 심판의 자격, 선수의 등록 절차, 중계와 마케팅까지. 이 모든 요소는 표준화되어 있어야만 글로벌 리그에 진입할 수 있다. 지금은 상상도 어렵지만,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모래밭 위에서 축구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환경에서 세계적인 선수를 키우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축구장은 이제 기본적으로 천연 혹은 인조 잔디로 조성되고, 조명, 중계시스템, 팬 좌석까지 경기력을 위한 완비된 ‘인프라’로 구성된다. 오페라 무대도 마찬가지다 성악의 꽃인 오페라도 다르지 않다. 오페라는 단순히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 하나로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극장 중심의 시스템 예술이다. 오케스트라 피트, 회전 무대, 음향 반사판, 전문 조명과 영상 장비, 가창
K-Classic News 탁계석 (K-Classic 창안자 · 예술비평가) 한강 작가의 소설이 국제 문학상에서 연이어 수상하면서 한국 문학이 세계적으로 조명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문학은 언어의 예술이며, 민족 정서의 결정체다. 그만큼 외국어 번역에는 한계가 따르고, 작품의 정서적 깊이와 감성을 온전히 전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를 음악과 무대, 인간의 육성으로 풀어내는 오페라는, 한국 문학이 지닌 정서의 본질을 전 세계인과 감각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최고의 예술 형식이라 할 수 있다. 황순원과 이효석, 한국 문학의 정수에서 K-Opera로 한국 근대문학의 두 거목, 황순원과 이효석. 그들이 남긴 《소나기》와 《메밀꽃 필 무렵》은 수많은 세대를 감동시킨 서정의 진경(眞境)이다. 각각 유년의 순수한 사랑과 들길의 낭만을 담은 이 작품들은 이미 다수의 번역본을 통해 세계 문학 독자에게 알려져 있지만, 그것이 무대 위에서 노래되고 연기될 때, 그 감동은 언어를 초월한 보편성으로 확장된다. 실제로 《메밀꽃 필 무렵》은 제2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창작 오페라가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가질 수 있음을 증명한 바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BTS를 필두로 한 K-POP의 세계적 성공은 이제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한국문화의 전방위적 확산, 곧 K-콘텐츠의 대전환기로 이어지고 있다. ‘한류 1.0’이 드라마와 예능, ‘한류 2.0’이 K-POP과 뷰티·푸드였다면, 이제 우리는 ‘한류 3.0’, 즉 고급 예술 콘텐츠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이 흐름의 중심에 바로 K-Classic, K-Opera, K-Arts가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주목할 사건은 지난 5월 15일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천생연분》이 스페인 마드리드 모누멘탈 극장에서 콘체르탄테(Concertante) 형식으로 무대에 올라 유럽 관객의 기립 박수를 받은 쾌거이다. 이는 단순한 해외 공연이 아니라, K-오페라가 유럽 오페라계의 본무대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강하게 각인시킨 상징적 사건이다. 콘체르탄테 형식의 유효성 현지의 정식 오페라 극장에서 대규모 무대를 올리기 위한 비용과 기술적 어려움을 고려할 때, 콘체르탄테 형식은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도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포맷이다. 무대장치 없이 순수 음악과 연기로 승부하는 이 형식은 오히려 작품성과 음악성을 돋
K-Classic News 김은정 기자 | 디지털 퍼스트 전략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렵다 지금 음악가들은 심각한 딜레마 앞에 서 있다. 전통적 매체인 종이 잡지가 급격히 쇠락하면서 자신을 알릴 무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단지 인터뷰 한 꼭지, 연주회 사진 몇 장을 실어주던 문화 잡지가 폐간되고, 음악 중심의 정기 간행물들은 대부분 자취를 감추었다. 광고를 싣던 기업들도 디지털로 눈을 돌리면서 음악가들은 어느새 미디어의 변방으로 밀려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는 단지 위기만은 아니다. 새로운 기회를 선점한 이들도 있다. 바로 모바일 기반 콘텐츠 플랫폼의 부상이다. 종이 대신 스마트폰에서 뉴스를 소비하고, SNS 공유를 통해 정보가 실시간으로 퍼지는 지금, 음악계도 디지털 퍼스트 전략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렵다. 창간 3년 만에 200만 뷰를 돌파하고, 일일 조회 수 5천 명 이상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굿스테이지(Good Stage)’와 ‘K-Classic News’는 확실한 전환점이자 선구적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K-Classic News는 창간 3년 만에 200만 뷰를 돌파하고, 일일 조회수 5천 명 이상을 기록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베르디와 푸치니의 찰떡 궁합은? 베르디는 피아베를 단순한 대본가가 아닌, 자신의 음악적 의도를 깊이 이해하고 반영해줄 수 있는 협력자로 여겼다.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시몬 보카네그라》 등은 베르디와 피아베의 긴밀한 협업의 결과로, 음악과 극의 통합을 실현한 대표작이다. 푸치니와 루이지 일리카, 주세페 지아코사 역시 긴밀한 호흡으로 극적 구성을 일리카가 짜고 감정의 대사를 지아코사가 다듬는 방식으로 공동 창작을 이끌었다. 이를 통해 《라 보엠》, 《토스카》, 《나비부인》이란 걸작이 태어났다. 각자의 역할 분담이 명확하면서도 유기적인 조화를 이룬 성공 사례인 것이다. 창작 실험기를 지나 완성기에 진입해야 할 때 우리 창작 오페라는 지난 10여 년간 실험 정신이 공존하는 ‘창작 오페라 아카데미’와 ‘카메라타 프로젝트’를 통해 작곡가와 대본가의 캄캄했던 관계에 벽을 허물었다. 문턱은 낮아졌고 봇물이 터진듯 양적인 확산을 가져왔다. 그러나 제도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일회성, 실험성이란 벽은 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K-Opera라는 이름의 진정한 명작 창작은 지금부터다. 더 깊은 집중력과 높은 예술적 완성도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자기와의 싸움이 제일 재밌고 남는 장사다? 작가는 창조의 텃밭에 시간의 씨를 뿌리는 사람이다. 돌멩이를 고르고 밭을 부드럽고 기름지게 한 후, 역사와 삶, 전설과 신화의 씨앗들을 정성껏 심는다. 그 밭이 언제 열매를 맺을지, 어느 순간 명작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기다림 속에서 흘리는 눈물과 어둠의 시간은, 어쩌면 필연적 대가인지도 모른다. 결국 무엇을 심고 어떻게 가꿀지는 작가의 몫이다. 누군가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것, 남의 호주머니 것을 가져 오려는 땀 흘림, 임시직 받아 남의 것 해주고 댓가를 받는 것, 이런것들 보다 자기와의 싸움을 통해 작품이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 그래서 자기와 싸움이 즐겁고 남는다. 문제는 얼마나 치열해서 작품이 되느냐다. 탁계석 작가는 오페라에서 칸타타로, 다시 오페라로 돌아왔다. ‘소나기’, ‘메밀꽃 필 무렵’, ‘도깨비 동물원’, ‘미스킴’, ‘바다에 핀 동백’, ‘달나라에 간 공룡’ 등 초기 작품들은 꾸준히 무대에 올려지며 생명력을 이어왔다. 이후 그는 ‘한강’, ‘송 오브 아리랑’, ‘조국의 혼’, ‘달의 춤’, ‘동방의 빛’, ‘훈민정음’ 등 9편의 칸타타를 남겼고,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