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황순학 교수 | “순수 예술과 상업 예술의 경계는 존재하는가?” 위의 문장은 프랑스 대입 시험인 바칼로레아(Baccalauréat)에 출제된 논술 문제이다. 이처럼 프랑스 고등학생들은 대학에 들어가려면 예술과 철학이 융합된 문제를 풀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갖췄는지를 평가한다. 대부분 국어, 영어, 수학 점수가 대입의 당락을 결정하는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교육 환경이다. 정해진 정답은 따로 없어 우리나라 수능의 일반적 논술과 달리 광범위하고 주관적인 글을 쓸 것을 요구하며 특히 독창성을 무엇보다도 중요시한다. 순수 예술과 상업 예술의 경계를 따져 보기 전에 예술의 역사를 크게 바라보면, 역사적으로 예술의 시대가 획기적으로 새롭게 전환될 때마다 이전의 전통적인 것에 반역해 승리를 이룬 반역자들이 새롭게 예술의 역사를 써 내려오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지금의 환경에 익숙한 나머지, 역사 속 예술가들 또한 지금의 예술가들처럼 늘 배가 고팠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서양 예술의 역사에서 15~16세기 르네상스 시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예술가가 독립적인 지위를 보장받은 최초의 시대라는 점
K-Classic News 황순학 교수| 최근에 올해로 14회를 맞는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5월 4일~6월 25일)의 개막을 알리는 공연인 대한민국 오페라단 연합회(회장:신선섭)와 축제추진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오페라 갈라 콘서트를 다녀왔다. 그날 공연에 출연한 오페라 가수분들의 훌륭한 기량은 익히 잘 알고 있었고, 만족감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한 훌륭한 연주였다. 그런데 색달랐던 점은 평소 공연을 기획하고 항상 무대 뒤에서만 공연을 준비하고 지켜보던 입장에서 오래간만에 무대 뒤가 아닌 객석에서 들어보는 청중들의 환호와 박수 소리가 필자에게 더 큰 희열로 찾아왔다. 그런 희열이 찾아온 순간 필자에게 떠오른 음악은 모데스트 무소륵스키(Modest Mussorgsky, 1839~1881))가 작곡한 표제음악 (Program Music) 중 하나인 《전람회의 그림, Pictures at an Exhibition》 중 프롬나드(Promenade)이었다.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Pictures at an Exhibition》을 구성하는 10곡은 각 악장 사이에 프롬나드가 붙어 있어 각 악장 간의 유기성을 강조하는 매우 특색있는 곡이다. 여기서 프롬나드(Pro
K-Classic News 황순학 교수 | 예술사를 처음으로 접하는 이들의 경우 많은 부분 예술사를 알아보고 공부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지루할 수 있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라틴어나 철학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묻는 경우처럼 예술 또한 그 유용성에 관해 다소 회의적이다. 하지만 미술사학자 살바토레 세티스(Salvatore Settis)는 예술사의 역할이 학문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시민적 역할이라는 프랑스 정치계의 확신 덕분에 이 분야의 연구가 프랑스에 도입된 배경을 설명하며 예술의 유용성 측면을 그의 논문에서 자주 이야기한다. 또 다른 미술사학자 토마소 몬타나리(Tomaso Montanari) 역시 예술의 역사는 비판적 감각과 자유로운 판단력을 훈련 시킨다고 주장한다. 또한 일부 신경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예술 교육은 주의력과 인지 기능을 향상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이 일반인들, 특히 어린 학생들 그리고 평소 예술에 매우 적대적인 이들에게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예술에 관한 이해와 그 유용성은 우리의 일상생활의 모습과 각각의 개인들의 대표적 경험에 빗대어 제공되어야 설득력이 생기기 마련이고 예술에
K-Classic News 황순학 교수 | “돈을 버는 것이 예술이고, 일하는 것도 예술이며, 훌륭한 사업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예술이다.” - 앤디 워홀 (Andy Warhol) 예술의 역사는 전통적 예술에 반역한 자가 승리하면 새로운 예술이 되며, 이 새로움 역시 곧 또 다른 반역을 맞게 되는 숙명을 가진 역사로 쓰여 오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우리에게 잘 시사해 주는 이가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이다. 그는 조형물에 블랙 유머를 곁들여 전시장 자체를 하나의 공연장으로 만들어 버리기로 유명한 현대 예술가이다. 이런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첫 개인전이 현재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장을 찾고 있는 한국의 관객 반응 역시 그 열기가 뜨겁다. 이런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혹여 카텔란이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다음 그의 2019년 작 《코미디언》은 작가와 작품명은 몰라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고 본적이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예술가의 지시에 따라 단순히 덕 테이프로 벽에 붙인 작품으로 120,000달러에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후 다른 행위 예술작가가 퍼포먼스로써 전시된 바나나를
K-Classic News 황순학교수 | [다 빈치의 미완성 작품인 앙기아리 전투(Battaglia di Anghiari)는 1440년 피렌체가 밀라노 군을 물리쳤던 순간을 묘사한 미완성 작품이었으며 그 작품 벽면 위쪽에 G. 바사리가 다시 자신의 마르시아노 전투 (Battaglia di Marciano] 그림을 그린 후 다 빈치의 그림이 후대에 발견되기를 바라며 그림 속에 새겨 놓은 유명한 문구가 바로 체르카, 트로바이다. 최근에 다 빈치의 그림이 내시경을 통해 확인되었다.] [G. 바사리의 마르시아노 전투 작품 속 체르카!, 트로바! 문구와 다 빈치의 앙기아리 전투 장면을 후대에 루벤스가 복제 묘사한 작품] 계묘년 새해 2023년이 밝았습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께서 새해 벽두에 꿈꾸었던 소망을 잘 이루어 가시길 기원하며, 여러분께서 꿈꾸는 것 중의 하나가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미뤄 두었던 해외여행 계획이 많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이번 이야기는 여행이 갖는 의미를 되새겨 보자 합니다. 여행을 뜻하는 영어 단어 Travel은 짧은 여행을 뜻하는 Trip과는 다르게 비교적 긴 여행인 해외여행을 떠날 때 사용되며, 이탈리아어로 ‘무언가를 발견하다’란
K-Classic News 황순학 교수 | “기술적 완성도와 함께 심미적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유럽산 제품들” 유럽의 GDP와 우리나라의 GDP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우리보다 딱 반만 일하고 거둬들이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능한 점은 유럽 만들어내는 제품의 상당수는 기술적 완성도는 물론이고 심미적 아름다움을 겸비한 나머지 시장에서 동종 제품보다 고가로 팔리고, 이런 이유로 적은 노동시간으로도 일정한 목표 가격에 도달해 저녁이 있는 삶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다음의 다이슨의 헤어드라이어 가격이 이점을 잘 뒷받침 해준다. 위의 가격표에서도 확인되듯이 동종 제품군에서 가격경쟁력이 좋은 제품들은 대부분 유럽산이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기술적 완성도에 심미적 아름다움 즉 예술적 감각이 제품 속에 녹아 있을 때,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이야기할 때 이탈리아산 고성능 스포츠카 페라리를 빼놓을 수 없다. 페라리가 고성능 스포츠카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는 페라리의 창업자 엔조 페라리(Enzo Ferrari, 1898~1988)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된다. 그는 최고의 아름다움(예술)의 순간에 최고
K-Classic News 황순학 교수 | 지난 9월 12일 <오징어 게임>이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주연상과 감독상 수상과 함께 에미상 6관왕을 거머쥐었다는 소식은 전 국민을 들뜨게 만들고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우수성과 위상을 새롭게 가늠할 수 있는 기쁜 소식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평소 우리 문화계에서 생각도 못 했을 일들이 요즘엔 대한민국 문화계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나고 있다. 이번 <오징어 게임>이 거둔 쾌거와 함께 드는 생각은 K-Classic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 전공자들이 그동안 에미상과 아카데미상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콩쿠르나 세계적인 무대에서 거둔 성과는 대중문화에 비하면 많은 국민께서 잘 모르고 계시는 것 같아 기쁨과 동시에 속상한 마음도 들었다. 유럽 국가들이 경제적 풍요와 기술 발전이후 다음 시대를 어떻게 준비했나? 개인적 속상한 마음을 잠깐 뒤로하고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과들을 다시 생각해 보자면, 5천 년의 한반도 역사에서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물질적 풍요를 이루었으며 이제는 문화적으로도 충분히 세계와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국가로 급격히 성장 중이란 점에서 무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