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김은정 기자 |
하프시코드협회는 6월 2일부터 4일까지 콘서트·세미나 등 ‘2023 한국 바로크 음악제’를 개최한다. ⓒ한국하프시코드협회 제공
건반음악의 다양성 시대 열린다
‘하프시코드(Harpsichord)’는 영롱하고 깨끗한 소리가 매력적이다. 고색창연 사운드를 품고 있지만 낡은 소리하고는 거리가 멀다. 바로크 시대에는 ‘오케스트라의 혼’으로 불렸을 만큼 필수악기였다. 18세기 들어 강력한 라이벌 피아노가 등장하면서 쇠퇴의 길을 걸었다. 겉모습은 피아노를 닮았지만 속은 예민하고 섬세하다. 관리하기도 어려워 한동안 잊힌 고악기로 취급받았다.
하프시코드는 독일어로 쳄발로(Cembalo), 프랑스어로 클라브생(Clavecin)이라고도 불린다. 피아노와 하프시코드의 차이는 소리를 내는 방식에 있다. 피아노는 건반에 연결된 해머가 현을 때려 소리를 낸다. 이에 반해 하프시코드는 ‘플렉트럼’이라는 작은 돌기가 현을 뜯어 소리를 낸다.
하프시코드는 피아노처럼 건반을 누르는 힘을 조절해 음의 강약을 표현할 수는 없지만 오르간처럼 여러 스톱 장치를 조합해 다양한 음색을 구사한다. 피아노에게 대세 자리를 내주며 바로크 시대 이후 150여년간 사라졌던 하프시코드는 20세기 들어 고음악 부활 운동에 힘입어 다시 등장했다. 요즘 크고 작은 음악회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쳄발리스트 겸 피아니스트 송은주는 국내 최초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클라비코드, 쳄발로, 피아노를 한 공연에 올리는 신선한 무대기획을 통해 음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가 이끄는 한국하프시코드협회는 오는 6월 2일부터 4일까지 ‘2023 한국 바로크 음악제’를 연다.
건반악기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와 연주.교육 시스템 갖춘다
‘하프시코드로 그리는 바로크 음악’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콘서트와 세미나 등을 통해 ‘줄을 뜯어 소리를 내는 대표선수’의 매력을 선사한다. 150년 동안 바로크 시대에 귀족들이 즐겼던 음악의 감성을 오늘날에도 맛보게 하는 콘서트다.
한국하프시코드협회는 하프시코드를 포함한 고음악 건반악기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와 연주.교육을 통해 바로크 음악 발전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한국 하프시코드 연주자의 위상 제고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됐다
가장 먼저 송은주의 하프시코드 리사이틀을 준비했다. 2일(금) 오후 4시 경기도 광주 영은미술관 영은홀에서 팬들을 만난다. 리코더·트라베르소(가로피리) 연주자 김수진과 리코더 연주자 이효원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도미니코 스카를라티, 지롤라모 프레스코발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요한 요하임 크반츠와 한국 작곡가 탁현욱의 작품을 연주한다.
이어 3일(토) 오후 4시 영은미술관 영은홀에서 ‘피아노와 시대악기가 전하는 바로크 선율’을 준비한다. 최유미(하프시코드), 이지영(하프시코드·피아노), 이옥재(하프시코드·피아노), 양윤정(피아노) 등이 프랑수아 쿠프랭,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앙투안 포르크레,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의 곡을 들려준다.
바로크 그리고 클래식’을 주제로 세미나
4일 오후 3시 경기도 양평 카포레 복합문화공간에서는 ‘바로크 그리고 클래식’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린다. 서상종 그랜드피아노일번지 대표와 탁계석 한국예술비평가협회장이 발표한다. 마지막으로 4일 오후 6시 카포레 복합문화공간서 ‘피아노와 하프시코드 색채’라는 제목으로 콘서트를 연다. 송은주(하프시코드), 최유미(하프시코드), 이지영(하프시코드·피아노), 우지안(피아노), 이옥재(하프시코드·피아노), 양윤정(피아노), 안일구(플루트), 김진경(첼로)이 출연한다. 강주호가 콘서트 가이드로 나선다. 이들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프랑수아 쿠프랭, 루이 쿠프랭, 자크 뒤플리, 클로드 발바스트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아르칸젤로 코렐리의 작품을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