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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근의 연주평] 2025 교향악 축제 4/2 인천시립교약향 단 지휘 : 정한결 Flute : 윤혜리

Mussorgsky : 민둥산의 하룻밤/J. Ibert : flute concerto/Mussorgsky : 전람회의 그림

kclassicnews 문일근 평론가

 


교향악 축제 이틀째는 정한결이 지휘하는 인천시향이다. 무소르그스키의 관현악곡 "민둥산의 하룻밤"과 J. 이베르의 플룻 협주곡(협연 : 윤혜리)과 역시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 연주되었다. 지휘자 정한결은 현재 인천 시향의 부지휘자다. 그동안 열정적으로 이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던 이병욱이 지난 1월 광주로 떠난 후 아직 공석인 자리를 정한결이 맡은 것이다.

 

정한결은 독일 국제 지휘자 콩쿠르에서 입상한 경력을 지닌 우리의 젊은 지휘자다. 지휘자에게 지휘 콩쿠르는 단순히 입상 이상의 의미가 있다. 물론 때로는 자신의 위상을 알릴 계기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한결이 이날 보여준 오케스트라 앙상블 능력은 단순한 위상의 결과라기 보다는 기대 이상의 앙상블 음악 미를 보여줬다. 특히 “전람회의 그림” 시작의 프롬나드에서 관악 앙상블의 깨끗하고 구조적인 조화로움은 관악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신념을 갖게 할 정도였다.

 

윤혜리와 함께 한 J. 이베르에서도 솔리스트의 음악적 이상이 드러나도록 심지어는 음악의 성격적인 요소까지도 솔리스트에게 맞춰줘 기대 이상의 결과를 들려줬다. 지휘자가 협주곡을 잘한다는 것은 그만큼 노련해야 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상호성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런 문제도 잘 처리하고 있어서, 지휘자는 많은 데 특히 젊으며 좋은 지휘자가 없다는 인식을 불식시켜주는 계기도 되고 있었다. 물론 아직 약점도 있다. 레퍼토리를 선택할 때, 이런 특별한 경우 대개는 자신감 있는 레퍼토리를 선택하게 마련이고 그런 선택으로 보여지긴 한다. 그러나 작품의 성격적인 요소에서는 그 특성을 보편적인 것이 되게 하고있는 점이다. 바로 무소르그스키의 작품이 갖는 묘사성이다. ‘민둥산’도 그렇고 ‘전람회’도 가설이나 특정 사실을 드러내야 작품이 살아나는데 앙상블음악의 훌륭함에 비해 내적 의미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물론 이런 지적은 정한결의 탁월한 능력을 인정하고 더 발전적일 가능성을 전제로 하는 지적이지 비판적 관점은 아니다. 플루티스트 윤혜리는 이미 자신의 음악적 미의식을 기준으로 주법이 고착되어있는 연주자다. 그의 음악적 추구는 모든 음악이 자신의 미의식에 맞춰져 있어서 무리를 절대 안 하는 스타일이다. J. 이베르는 유머와 위트가 활기차게 넘치는 전형적인 프랑스 작곡가다. 이 협주곡도 그런 이베르의 감각적이고 재치가 넘치는데 윤혜리는 자신의 우아하고 순수하기까지 한 음악으로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으로 연주하고 있다. 물론 그런 윤혜리의 음악에는 정한결의 잘 적응시킨 감성이 함께 하면서 협주곡의 시간을 한층 조화롭게 하고 있었다.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작곡가의 친한 친구인 빅토르 하르트만의 유작전을 보고 피아노곡으로 쓴 작품을 M. 라벨이 오케스트레이션 한 작품이다. 물론 러시아 지휘자들은 스스로가 편곡한 악보를 쓰기도 한다. 평자의 기억으로는 피아니스트며 지휘자인 V. 아쉬케나지도 스스로 편곡해 연주했다는 기록을 본 거 같다. 하르트만의 전시회에는 재미있는 그림이 많다. 알에서 깨어나는 병아리도 있고 난쟁이도, 카타콤브등 등도 있고 오케스트라로 묘사하기에 적절한 그림들이 많다.

 

정한결의 앙상블 음악으로 보면 "민둥산"이나 이베르에 비해 세련되거나 구도적으로도 잘 정리되어 있어서 오케스트라 연주로는 손색이 없다. 정한결의 훌륭한 연주가 묘사까지 더했다면 찬사를 해야했을 것이다. 이번 연주가 첫 대면인 점을 고려하면 다음에는 더 발전적이고 그랬다면 우리는 또 한명의 훌륭한 지휘자를 갖게 될 거라는 기대는 한층 증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