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news 문일근 평론가 교향악 축제 이틀째는 정한결이 지휘하는 인천시향이다. 무소르그스키의 관현악곡 "민둥산의 하룻밤"과 J. 이베르의 플룻 협주곡(협연 : 윤혜리)과 역시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 연주되었다. 지휘자 정한결은 현재 인천 시향의 부지휘자다. 그동안 열정적으로 이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던 이병욱이 지난 1월 광주로 떠난 후 아직 공석인 자리를 정한결이 맡은 것이다. 정한결은 독일 국제 지휘자 콩쿠르에서 입상한 경력을 지닌 우리의 젊은 지휘자다. 지휘자에게 지휘 콩쿠르는 단순히 입상 이상의 의미가 있다. 물론 때로는 자신의 위상을 알릴 계기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한결이 이날 보여준 오케스트라 앙상블 능력은 단순한 위상의 결과라기 보다는 기대 이상의 앙상블 음악 미를 보여줬다. 특히 “전람회의 그림” 시작의 프롬나드에서 관악 앙상블의 깨끗하고 구조적인 조화로움은 관악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신념을 갖게 할 정도였다. 윤혜리와 함께 한 J. 이베르에서도 솔리스트의 음악적 이상이 드러나도록 심지어는 음악의 성격적인 요소까지도 솔리스트에게 맞춰줘 기대 이상의 결과를 들려줬다. 지휘자가 협주곡을 잘한다는 것은 그만큼 노
K-Classic News 문일근 평론가 | 해마다 4월의 음악계는 잔인한 달이 아닌 교향악 축제를 기다리는 달이 되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한나라 음악 문화의 척도를 가름하는 오케스트라축제가 있기 때문이다. 즉 올해는 어떤 지휘자가 한국 오케스트라 문화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할 것 인가는 음악을 사랑하는 모두의 흥미를 유발할 충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 오프닝 콘서트는 창원 시립 향이 열었다. 지휘자 김건이 이끌어서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과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10번이 연주되었다. 협주곡 연주자는 문지영이었다. 라벨도 그렇지만 쇼스타코비치도 음악 미의 성격적인 요소에선 강하고 이기적인 의지를 지닌 작곡가들이다. 그렇다면 지휘자 김건이 그 성격적인 요소를 오케스트라로 어떻게 드러낼까는 집중된 관심이다. 항상 그렇듯이 이럴 때 기대치는 높아지게 마련이다. 김건의 라벨은 솔리스트를 위한 반주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고 있었다. 물론 유럽도 그렇지만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반주의 오케스트라는 앙상블 질감을 지닌 음악 미가 아니라 앙상블 구성체에 머무르는 게 일반적 현상이다. 그러나 교향악 축제를 통해 본 우리 입장에서 이런 문제는 창원 시향의
K-Classic News 문일근 평론가 | 탁현욱 작곡 발표회 12월 17일 푸르지오 아트홀 생명력 넘치는 작품으로 탄생 음악 미의 시간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현대 음악은 공간성과 함께 가장 논리와 이기적인 환상이 조화를 이루는 미학이다. 그리고 그 시간성과 공간성은 이성과 논리가 합리적으로 구성된다. 지난 12월 17일 을지로 4가에 있는 푸르지오 아트홀에서는 탁현욱 작곡 발표회가 있었다. 이날의 주제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현재는 간접적인 듯 보이지만 시급한 ‘기후변화’의 현실이다. 그 주제가 이제는 미래의 문제가 아닌 현재의 시급한 문제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 기후 변화는 인류의 삶에도 직결되는 심각한, 그러나 가까운 미래의 문제가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인류가 어떻게 우리의 삶의 터전을 이토록 우려의 터전이 되게 했는지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하는 시간이 닥친 것이다. 기후 변화를 이성적 감성으로 다룬 탁현욱의 음악에는 논리와 합리성이 생명인 현대의 음악 어법을 감성이 깃든 음상을 바탕으로 전개하고 논리적인 발전 속에 생명력이 넘치는 작품으로 합리화한다. 현대 음악이 그렇듯 다양한 음상에 대한 합리적인 활용에는 음악 미의 핵이 어떤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