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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노트] 믿음이 무너진 시대, 팩트만이 남았다

극심한 불신의 사회를 살아가는 소시민의 단상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누군가가 글을 읽고, 그 글에 반응하고, 그 반응이 나에게도 의미가 있을 것이란 믿음은 착각이었을까? 그 믿음은 조용히 무너졌고, 그 무너짐은 현실의 쓴맛으로 다가왔다. 오늘의 사회는 혼돈과 불신의 바다 위에 서 있다. ‘가치’라는 단어는 너무 쉽게 남용되고, ‘희망’이라는 말 역시 공허한 울림만을 남긴다. 누군가는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도 언젠가 누군가는 그것을 의미 있게 기억할 것이라고. 그러나 정작 우리는 알고 있다. 지나고 보면, 그것은 그저 작은 티끌이었다는 것을.

 

이 나라는 해방 이후 한 시도 멈춘 적이 없는 격랑 속을 달려왔다. 전쟁과 산업화, 민주화와 세계화, 정보화, 그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시대의 시험대 위에 서 있었다. 그러나 그 과정이 늘 개인에게 희망이었는가? 아니다. 그것은 버텨야 하는 시간, 무너짐을 견뎌야 하는 날들이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거대 담론을 말할 때, 소시민은 현실 앞에 침묵한다.

 

지금 이 시대에 진실은 단 하나,팩트를 따라가는 것뿐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약속도, 말도, 미소도, 명분도 이젠 모호함의 동의어가 되어버렸다.남은 것은 단 하나, 확인 가능한 것. 손에 잡히는 것. 증명 가능한 것이다. 돈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은, 우리가 너무 오래 믿음을 강요당했기 때문이다. ‘가치’를 외치는 자들이 결국 자신의 욕망을 위해 군림했던 기억이, 신뢰를 무너뜨렸다. 이제 돈은 냉정하지만, 그만큼 정확하다. 감정의 동요 없이 약속을 이행한다. 그것이 오늘날 돈이 ‘신뢰의 대리인’이 된 이유다.

 

그러므로 우리는 허황된 꿈, 글로벌, 세계 진출 따위의 수사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거창한 비전이 아니라 작게, 좁게, 정확하게 살아가는 것의 지혜. 거짓과 허상의 그림자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작은 진실 하나라도 붙잡는 것이 중요하다.

 

이 혼돈의 시대를 견디는 세 가지 메시지

 

 “크게 말하지 말고, 작게 실천하라.” – 말은 바람에 흩어지고, 진실은 일상의 작은 실천 속에서 남는다.

 

 “의심하라. 그러나 절망하지 마라.” 믿음을 부정하지 말고, 스스로 확인하고 따져보는 습관을 갖자. 그것이 새로운 신뢰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남들이 믿지 않아도, 나는 나의 팩트를 따라간다.” 세상 전체가 의심의 늪에 빠져도, 내가 보는 현실에 정직하게 반응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 시대는 소리 큰 사람이 아니라, 팩트로 살아남는 사람이 길을 낸다. 거창한 계획보다 오늘 하루를 진실되게 살아내는 것이 더 큰 용기다. 작게, 하지만 명확하게. 좁게, 하지만 분명하게. 그렇게 살아야 이 불신의 시대를 통과할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