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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9, 30일 양악 창작 작곡가들과 연주팀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체임버홀)
한국 음식, 미국인들의 일상이 되다
전 세계 음식이 경쟁하는 이민자의 도시 뉴욕에서 한식당의 성장세는 단연 독보적이다. 한식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보편화되고 있다. 뉴욕 한식당 ‘정식’이 〈미쉐린 가이드〉 최고 등급인 3스타를 받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천한 책 〈H마트에서 울다〉 저자 미셸 자우너의 어머니는 한국 사람이다. 미셸 자우너는 한 살 때부터 미국에서 살았다. 저자는 엄마가 죽고 나서 “엄마가 이제 내 곁에 없는데 내가 한국인일 수 있을까?”라며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다. 결국 어릴 때 엄마가 해주던 한식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연결성을 찾았다. 그런 사람이 미셸 자우너만은 아니다. 한식당이 없는 미국 내 지역에 사는 한국 교민 박성준씨는 한 달에 한 번, 4시간씩 운전을 해 대도시의 한식당을 찾아간다. 값비싸고 유명한 식당은 아니지만 “그래, 이 맛이지”를 외치고, 다시 한 달 뒤를 기다린다.
한식에서 뿐일까? 아니다. 우리 K클래식에 봄이 오고 있다. 맛을 본 세계 청중들이 기립박수를 하며 한국 오케스트라들이 마지 못해 겨우 하나 끼워주는 그간의 사대주의 벽이 허물어 질 것이란 예고가 속속 전해지고 있다. 한국에서 100년 걸릴지 모르는 K클래식이 유럽에서는 설득력의 과정없이 작품만 좋으면 콜(Call)이 될 것이란 신호탄이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지먼트를 아시나요?
최근 K-Pop이나 다른 장르에서 작곡자가 중심이 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 아이돌 곡처럼 상업적인 노래에서 는 더욱 그러하다. 피프티피프티의 전 세계적인 히트곡 <큐피드) 같은 경우, 스웨덴 음악학교 학생 3명이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식 데뷔한 작곡가도 아닌, 학생들이 '알바' 식으로 만들어 9,000 달러에 저작권까지 판매한 곡이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창의성이 음악을 작곡하고 춤을 만드는 창작 행위 자체에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래서 실제 퍼포먼스를 만드는 사람들이 작곡가나 작사가가 중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양한 곡 중에서 어떤 곡이 대중에게 어필할 것인지를 정확하게 골라내는 선별 능력이 작곡 보다 더 중요한 때가 왔다. 프로듀싱 능력이다.
최근 베를린필의 공연 소식은 그동안 간헐적으로 있었던 유럽 악단들에게 빠른 전파성을 갖게 할 것 같다. 신동훈 작곡가가 1월 11일, 비올라 협주곡, 이인식의 진도아리랑이 화제가 되었고, 19일엔 실내악 곡으로 '오케스트라와 피아노를 위한 내 그림자 '(My Shadow string orchestra & Piano)가 조성진에 의해 연주된다.
지난 2023년에는 국립심포니 유럽투어에서 우효원 작곡가의 작품이 베를린필홀, 체코 스메타나홀, 독일 비스바덴 쿠어하우스에서 '북' 등이 무대에 올랐다. 우효원 작곡가는 '베를린필에 있는 한국인 비올리스트가 관람후에 우리 레퍼토리가 너무 좋다고 하시면서 한국 레퍼토리가 더 많이 들어 갔었으면 좋았겠다'고 아쉬워했다고 한다.
국립현대오케스트라 있어야 나라 국격 바로 선다
우리 오케스트라들이 해외 연주에 나갈 때 초딩학생 숙제 검사 받으로가는 기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원본' 나라에 '복사본' 갖고 가서 애써 자랑하려는 것이라면 개발도상국 인식이 아닌가. 최우정 교수는 '현재대로 라면 앞으로 나갈 수도 없고, 밖으로 나갈수도 없다'며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대학에서도, 현장에서도 각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니까 오케스트라가 한번 나가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단단히 준비해야 하고, 그들이 듣고 싶은 것이 눈만 뜨면 하는 베토벤, 모차르트 가 아니란 것을 알았으면 한다. 독일에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많은데 그들이 한국 오케스트라의 베토벤을, 헝가리에서 드보르작을 듣고 싶겠는가. 현지인들은 입장을 좀 헤아렸으면 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한국 오케스트가 우리 곡을 하는 경우는 눈을 씻고 찾기가 힘들다. 올해 KBS, 서울시향, 국립심포니 정기연주회에 우리 곡은 딱 한 곡이라니, 영토 해방은 맞았으나 문화적으론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이 무색해진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하신가?
필자 역시 2023년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에서의 한국 작곡가의 창작 K클래식 콘서트에서 가격은 저렴했지만 매진을 이끌어 내는 등 국내와 전혀 다른 상황들이 나타났다. 창작 마인드와 환경이 되어 있는 곳에서 하는 것이 백번 효과적인데, 문제는 공공 기금의 한계가 있으니 기업이 눈을 뜨게 되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겠는가.
독일 한국베를린 문화원의 설문에서 86%가 K클래식 진출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해외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함으로 해서 분위기를 고조시켜야 겠다. 지난 해에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족해 문체부가 K 콘텐츠의 본격 진출을 알리고 있다. 우리가 행정력을 높여 보조를 맞춰야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예산을 따기 위해선 여론이 필요하고, 그 파이를 키워내는 작업에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한다.
바야흐로 봄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어찌 봄이 혼자서 오겠는가. 벌, 나비, 청중이 가득한데 곧 기업들이 날아들 것이다. 언젠가 우리 작품들이 세계 음악사에 편입되어 늘 연주되는 그런 날이 오기 를 바라며 쿼트제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 믿는다.
(1)베를린홀, (2)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 (3) 독일 바스바덴쿠어하스 국립심포니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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