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이백화 기자 | (photo: 송인호) 탁계석 K클래식, 한국예술비평가 회장 회장님, 요즘 ‘가곡 세대 단절’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정말 그만큼 심각한 상황인가요?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 가곡은 위태로운 경계에 서 있습니다. 가곡을 알고 부르던 세대가 점점 사라지고, 다음 세대에게는 거의 전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초·중·고 교과서에서 가곡이 빠지고, 음악 수업조차 형식화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기쁨, 감정을 표현하는 경험을 잃어버렸어요. 가창은 인간의 기본 감정 표현이자 학습권입니다. 그런데 그 권리가 박탈되고 있는 현실을 심각하게 인식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가곡 단절의 첫 신호’입니다. “가곡은 한글의 혼으로 빚어진 정서의 예술입니다” 회장님께서 늘 강조하시는 말씀이 “가곡은 한글의 혼이 담긴 예술”이라는 부분인데요, 조금 더 풀어주신다면요? 가곡은 우리의 모국어, 한글로 만들어진 예술입니다. ‘그리운 금강산’, ‘가고파’, ‘보리밭’ 같은 곡들이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우리 삶의 정서, 역사, 추억을 품고 있지요. 해방 이후 한국인의 감정선과 함께 성장해온 음악입니다. 가곡은 외국의 아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하순봉 작곡가 "교향곡을 두 곡 연주하는 편성하는 모험 음악적으로 관객의 공감 얻어 대성공을 부산 시민으로써 굉장한 자긍심을 느껴" 얼마전 부산콘서트홀이 새롭게 개관을 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가 부산의 작곡가 하순봉에게 교향곡 작곡위촉을 해 '부산'이란 교향곡으로 세계 초연을 했다. 우리나라에 교향곡 작곡 뿐만아니라 위촉을 해 연주까지 하는 일은 드물다. 가뜩이나 전국의 시립교향악단이 서양 곡들만 매번 연주하는 것에 대해 항상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본지로서는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 이번 연주는 시립이 아닌 순수 민간 단체에서 행해진 연주라 그 의미가 크다. 부산의 작곡가 '하순봉'을 만나 그간의 얘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 우리 창작사에서 '교향곡'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다. 교향곡 부산의 태동 배경이 궁금하다. 그간 창작관현악의 경우 10분 내외의 서곡같은 곡들이 관례처럼 되어 있었다. BSO는 오랜 시간 나와 작품으로 서로간에 신뢰가 쌓이긴 했으나 이번 같이 곡의 규모나 교향곡을 두 곡 연주하는 편성 등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사실 모험이 따르는 것이었다.
K-Classic News 김은정 기자 | 창단 배경 – K의 정체성을 담다 김은정 기자: K콘서트 콰이어의 출발점은 무엇입니까? K라는 이니셜을 단 이유가 있습니다. 단순히 한국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전설·전통·문화를 기반으로 노래한다는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함입니다. 기존 합창단들이 다목적 기능을 수행해왔다면, 우리는 우리만의 색깔과 지향점을 가진 합창단으로 자리매김하려 합니다. 첫 번째 작업은 바로 지역의 향토 보물을 발굴하는 것입니다. 5천년 역사 속에 스며든 조상들의 혼과 땀을 예술 콘텐츠로 끌어내야 합니다. 고인돌이나 울산 반구대 암각화처럼 누구나 알지만 외면해온 소재들을 합창 작품으로 재탄생시킨다면, 이것이야말로 합창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기존 합창단과의 차별성 – 스토리텔링 시대 공공 합창단과는 어떻게 다릅니까? 공공 합창단은 사회 인프라로서 대중적 확산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40~50년간 양적·질적 성장을 이끈 공로도 분명합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연주 테크닉 보다 스토리텔링이 더 중요한 시대입니다. 유튜브, 스트리밍 등으로 세계적 명곡을 실시간 감상할 수 있는 때여서 , 단순한 모방과 재연만
K-Classic News 이건희 기자 | 칸타타 <송 오브 아리랑>이 올해 여러 무대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어떤 반향을 체감하셨는지요? 올해 초 울산시립합창단 신년 음악회와 9월 광주시립합창단 정기 200회 기념 공연에서 부산·대구 시립합창단이 합류해 합동 무대를 꾸몄습니다.한국 창작 칸타타 역사에서 보기 드문 규모였고, 무엇보다 객석의 뜨거운 반응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를 “우리 합창사에 새로운 전기(轉機)”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합창음악이 주는 울림이 특별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합창은 기악과는 달리 모국어의 직설적인 호소력을 갖습니다. 특히 <송 오브 아리랑>은 단순한 선율을 넘어 민족의 전설, 역사, 굴곡진 삶의 희로애락을 담아냅니다.하와이 사탕수수밭, 중앙아시아 설원, 기차 지붕 위에 실려가던 동포들… 이 모든 장면이 아리랑의 선율 속에서 펼쳐지지요. 앞으로 이 작품이 어떻게 자리 잡기를 원하십니까? 장기적으로는 상설 레퍼토리로 정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국의 주요 합창단들이 언제든 공연할 수 있도록 보급하고, 더 나아가 일본·동남아시아, 유럽 등 세겨합창단과의 교류 무대로 확장되길 희망합니다. ‘아리
K-Classic News 김은정 기자 | 회장님, 최근 광주·부산·대구 시립합창단 합동으로 열린 송 오브 아리랑 공연이 많은 이들의 감동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네, 광주·부산·대구 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 것이 상징적이었고, 객석의 반응은 단순한 감상의 울림을 넘었습니다. 아리랑이라는 노래가 갖고 있는 민족의 DNA를 건드려서, 많은 사람들이 눈가를 적시거나 마음속 깊은 부분이 흔들리는 걸 느꼈습니다. 아리랑이 일상의 배경음악이 아니라 삶의 이야기로 되살아나는 순간이었지요. 베토벤 합창 같은 서구 합창 레퍼토리가 오래 사랑받아 왔지만, 회장님은 아리랑이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보시는데요. 어떤 점에서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첫째, 아리랑은 한국인과 해외 동포 모두에게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정서가 있습니다. 지역마다 다양한 아리랑이 존재하지만, 결국 ‘같은 뿌리’라는 인식이 공연을 통해 강화됩니다. 둘째, 송 오브 아리랑은 단지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대본과 이야기가 있는 합창 작품이라서, 감동을 주는 힘이 더 강합니다. 셋째, 현재 사회문화적 맥락, 한글 문화 확산, K-Classic 붐, 해외 관심 등이 아리랑
K-Classic News 김은정 전문 기자 | 인간의 목소리, 가장 순수한 악기 인간의 목소리처럼 순수한 천연 악기가 또 있을까? 말과 언어를 넘어, 노래에는 마음을 울리고 영혼을 흔드는 힘이 있다. 특히 합창은 수많은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어 단일한 울림을 만들어내기에 가장 강력하고 매혹적인 예술적 호소력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지휘자들은 늘 최상의 합창단을 꿈꾸며, 그 속에서 삶의 의미와 예술의 가치를 구현하고자 한다. 합창은 단순한 취미나 무대 공연을 넘어, 인간 공동체가 함께 부르는 가장 숭고한 예술 행위다. 한국 합창의 현주소와 과제 우리나라에는 국립합창단 창단 이후 50여 년간 전국 각지에 시립합창단이 설립되었고, 민간 합창단까지 합하면 수천 개에 달한다. 그만큼 합창 인구와 저변은 넓지만, 이제는 '탁월함'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눈앞에 놓여 있다. 시대가 변했고, 세대가 달라졌으며, 청중의 감수성 또한 과거와 같지 않다. 관객은 늘 새로운 감동을 원한다. 따라서 합창단 역시 다양한 형식과 새로운 레퍼토리를 통해 ‘맛을 달리한 메뉴’를 선보여야 한다. 그러나 순수 합창의 품격을 유지하려면 상당한 재원과 동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티켓 판매만으로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Deutsche Oper Berlin 극장 로비에서 최근의 활동 근황이 궁금하군요. 현재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Deutsche Oper Berlin에서 소프라노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해외 공연이 상당히 활발한 것으로 보이는데, 대표적인 공연장에서의 공연과 반응을 듣고 싶군요. 극장 소속 가수 중 유일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 주로 리릭 콜로라투라 롤들을 맡고 있습니다.지난 시즌(24/25)에는 도이체 오퍼에서 한국인 최초로 Rigoletto의 Gilda 역으로 데뷔했는데, 전체 관객이 기립박수를 보내주셔서 정말 의미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세계적인 베르디 바리톤 Juan Rodrigez와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어 큰 영광이었고, 공연이 끝난 후 직접 찾아와 공연이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주신 모든 관객분들, 그리고 칸틴에서 받았던 박수는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아직 싸인이 없어 정자로 제 이름을 프로그램에 또박또박 적어드린 기억이납니다. 저에게 큰 기회를 주신 도이체 오퍼의 캐스팅 디렉터 크리스토프 조이펠레에게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기억에 남는 것은 Staatsoper Unter den Linden에서의
K-Classic News 탁계석 (K-Classic 회장) | 합창 인생을 건 지휘자 합창 지휘자 이병직은 평생을 합창에 바친 인물이다. 악보조차 구하기 힘들어 빌려 써야 했던 개척기의 시절과 달리, 오늘날 오케스트라와 합창 지휘자가 넘쳐나는 시대를 맞았지만, 그는 여전히 초심처럼 합창을 향한 신념을 붙들고 있다. 광복 80주년을 맞은 지금, 그는 “이제는 서양 합창의 모방을 넘어, 우리의 합창을 해야 한다”는 분명한 목표를 제시한다. 아리랑 코러스의 비전 그의 대표적 작업은 아리랑 악보의 수집과 활용이다. 이병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아리랑 악보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지난 10년간 ‘아리랑 코러스’를 통해 세계화를 추진해왔다. 국내에 이미 7개의 합창단을 창단했으나, 목표는 국내외를 합쳐 최소 30개의 아리랑 합창단을 세워 민족 합창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K-Classic과의 협력, 합창사적 성과 이병직은 K-Classic과 함께 임준희 작곡가의 칸타타 「한강」, 「Song of Arirang」 등을 무대에 올리며 한국 합창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특히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강」 공연은 아리랑 코러스가 중심이 되어 1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