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탁계석 칼럼] 피아노 소(小)협주곡을 보는 또 하나의 시선(視線)

우리 K피아노, 새 출발의 설레임과 기대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심영철 작가(수원대 교수) Dancing Garden - '물의 정원'  

[탁계석 칼럼] 피아노 소(小)협주곡을 보는 또 하나의 시선(視線) - Google 검색

 

 

신상품 발명이 시장을 개척한다 

 

음악 사조에서 새로운 양식이 탄생하는 것은 앞 사조에 대한 반항이다. 그 반항이 변화를 이끄는 핵심이다. 그렇다고 그 반항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거대한 흐름의 물줄기를 바꾸려는 창조의 에너지가 비축돼야 가능하다. 모험, 도전, 용기, 신념, 철학이 함께해 주어야 한다.

 

한계에 이르렀을 때 자연은 스스로 변화하는 생태계를 갖고 있지만 인간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때문에 탐험가도, 개혁자도 있는 것 같다. 구원을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에 반발해 종교개혁이 일어난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갈릴레오가 그 엄중한 중세의 공포 하늘 아래서 목숨을 걸었기에 위대한 역사 인물이 된 것이다.

 

소(小) 피아노 협주곡? 우습게 보이는가? 절대 우습지 않다.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을 이 땅의 피아니스트들의 한숨과 눈물, 소리 없는 아우성을 들으며 자가 깨다 하면서 나온 신(新)발명품이다.

 

오직 배운 대로, 가르쳐 준대로, 따라 하기만 할 줄 아는, 직선만 있고 갓길도 모르고, 곡선이라곤 운전 말고는 해보지 않은 초보 예술가들, 거대한 것, 위대한 명곡만 바라볼 뿐,개척이라곤 땅 한 평 농사지어 보지 못한 착하디 착한 순응의 양 떼들이 아사(餓死) 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데서 발원한 것이리라.

 

피아니스트의 꿈이 세계 유명 협주곡을 연주하는 것임을 모르지 않는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쇼팽,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 이 협주곡들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몇 %의 피아니스트가 성취해 내던가. 일생에 몇 번이나 정식 무대에 설까. 

 

피아노 상품화의 첫 출발이 되었으면 

 

피아노는 왜 이토록 상품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많은 피아니스트를 길러내고 피아노 학습자가 있음에도 피아노는 왜 시장 형성을 하지 못했을까? 교육은 성공했지만 상품은 실패했다. 현장을 무시한 아카데미에 너무 올인한 탓일까? 국민들에겐 한 손가락에도 모자라는 스타 몇 명만이 피아니스트인가?

 

소협주곡은 이런 물음을 던지며 출발한다. 졸졸 시냇물이 흐르는 입구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래톱이 쌓일 것이다. 우리 민요나 동요를 통해서 우리 몸과 핏속에 감돌고 있는 DNA를 터치할 것이기에 정서가 다른 외국 피아노와 맛이 다를 것이다. 이제 꿈에서 깨어 나야 한다. 피아노가 동경이고 꿈이던 아득한 세월이 흘렀다. 피아노 사던 날 피아노 아래에서 잠 들면서 꿈을 키웠던 손가락들이 별이 되지 못하고 별똥별로 떨어지던 우울과 슬픔을 씻어내는 소낙비가 되었으면 한다.

 

한 획을 긋는 새 피아노의 역사가 열리고 있다. 여명(黎明)이 그러하듯 동이 트기 전에 깨어나는 이들은 곧 새벽이 닥친다는 것을 안다. 새들이 새벽을 잘 안다. 그 햇살에 비상(飛上)의 즐거움을 날마다 체험했기 때문이다. 당신도 자유를 날고 싶지 읺은가. 소협주곡 리듬에 맞춰 춤추고 싶지 않은가. 오라, 편견없이 눈으로 보시라. 너무 헛꿈을 꾸었어, 피아노야 정말 미안해. 이제 소협주곡으로 너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 줄게~ 좋은 곡 많이 만들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