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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미 리뷰] 인간 이후의 위안, 기술의 시대에 우리는 누구에게 기대어 울 것인가

손영미

K-Classic News 손영미 작가 · 시인 · 칼럼니스트 어느 전시장 한쪽에서 사람처럼 미소 짓는 존재를 보았다. 금속과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진 얼굴이었지만 그 눈빛은 묘하게 친절했고 그 친절은 오래 준비된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사람들이 그 앞에 줄을 섰다. 대화를 나누고, 웃고, 사진을 찍었다. 누군가는 손을 잡았고 누군가는 한참을 그 자리에 머물렀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이제 인간이 인간에게 위안을 주던 시대는 조용히 저물고 있는 것일까. 사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위안을 옮겨 다니며 살아왔다. 자연이 두려워 신에게 기대었고 신이 멀어지자 공동체를 만들었으며 공동체가 흩어지자 가족에게 매달렸다. 그리고 가족마저 바빠진 시대에 우리는 반려동물을 품에 안았다. 이제 그 다음 순서가 AI라는 사실은 어쩌면 너무도 자연스러운 흐름인지 모른다. 기술은 늘 인간의 빈자리를 찾아 들어오고 인간은 늘 그 빈자리를 스스로 만들며 살아간다. AI는 지치지 않는다. 상처받지 않는다. 기다림에 화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그 앞에서 더 쉽게 마음을 연다. 인간에게 털어놓으면 오해가 생기고 기대가 생기며 때로는 배신이 따라온다. 하지만 기계는 침묵 속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