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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깊은 공간과 우그러진 공간에 관한 전시 ‘우묵한 깊이 Overthrust’

연결되지 않은 희미한 긴장감을 주는 ‘조각 그림’

 

K-Classic News 최지은 기자 | 포항문화재단이 대안공간 ‘space 298’에서 올해 첫 기획전시로 진행 중인 ‘우묵한 깊이, Overthrust’가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안공간 ‘space 298’은 지역작가의 여러 실험적 작품활동을 담는 공간으로, 전시 전문기획자와 협업하고 미술평론 기회를 연결함으로써 지역작가의 창작 의욕과 작품 수준을 높여 미술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거점 공간이다.


특히, 지역 출신의 젊은 유망작가를 초청해 기획한 이번 ‘우묵한 깊이, Overthrust’ 전시는 대형 윤슬(햇빛이나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 작품을 비롯해 독특한 방식의 작품들이 주는 색다른 감동으로 전시장을 찾는 관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전시에 초청된 권세진 작가는 한국화와 동양화 조형 원리를 ‘지금’, ‘여기’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한국화 장르를 새롭게 개척하고 ‘조각 그림’이라는 방식을 창안해 풍경을 새로운 경험 이미지로 구성하는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그 이미지는 사진적 기록의 차원과 기억이라는 환기, 잔상의 차원과 감정 등 표현의 차원을 모두 응축한 이미지의 총체다.


전시장은 색이 없는 흑백의 먹 작품들로 가득 차 있다. 이번 전시 주제의 큰 영향력을 끼친 2022년 작품 ‘웅덩이’는 사진의 표면뿐만 아니라 그 안의 공간을 보여주는데, 깊숙이 아래를 보는 시선과 섬세한 담목으로 그린 음영 때문에 작품이 우묵하게 보인다.


작가는 한 장의 사진에 담기 어려운 거대한 풍경에 대해 대상의 형상과 화면의 구성을 고민했으며, 특히 이번 신작 ‘이동시점’은 사진 9장을 합성해 그린 풍경으로 작가는 눈을 돌리거나 고개를 움직여야 파악이 가능한 공간을 촬영해 화면을 완성했다.


구성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사진 콜라주와 닮아있고 장소를 종합해 유기적으로 구성하는 동아시아의 전통 회화와도 유사하지만, 작가는 풍경의 여러 모습을 촬영해 새롭게 조합하고 충돌시키며 우묵한 공간을 우그러뜨려 재구성한 풍경을 다시 펼쳐서 생동하는 풍경으로 상상하게 했다.


작가는 벽면에 얇은 ‘조각 그림’을 핀으로 고정해 설치했다. 떨어질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설치한 이 작품은 관객들이 작품 앞을 지나가거나 움직이면서 생기는 바람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전하게 하고, 이를 통해 움직이는 ‘조각 그림’은 그에 대한 대답을 내포한다. 이처럼 작품과 관객이 서로 반응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관객에게 더욱 밀도 있는 감동을 전한다.


한편, 작가의 철학과 작품세계는 전시장 내 상시적으로 재생되는 인터뷰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전시장 내 사진 촬영 및 영유아의 전시 관람도 허가된다.


전시는 이번 달 26일까지 별도의 휴관일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