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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나의 명곡 산책] 작곡가 김은혜 ‘송인(送人)’

님이여 님이시여 내 곁을 떠난 님이시여

K-Classic News 김은정 기자 |

 

 

홍난파 이후 우리 가곡은 여러 형태를 거치며 발전해 왔다. 일제 강점기 때는 나라 잃은 슬픔을 대신해 봉숭아, 동무 생각, 고향 생각, 이후 희망의 나라로, 가고파 등이 주로 그리움과 헤어짐, 사랑, 정(情), 고향을 소재로 노래한 것들이었다.

 

좀 더 근원적으로 우리 노래 정서를 찾아갈 수는 없을까. 이에 착안한 것이 ‘송인(送人)’으로  고려가요다. 그런데 노랫말로 만들기엔 짧은 부분도 있고 해서 약간의 개사로 노래 어법(語法)으로 만든 것이다. 수원대학교 김은혜 작곡가가 고전의 운치를 살리면서도 현대감각이 살아난 가곡으로 만들었다. 

 

김은혜 작곡가는 '송인'을 작곡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고 그리워하는 애틋한 마음을 음악적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많이 고심했어요.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은유적인 표현이 더욱 애잔함을 많이 남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단조(短調) 대신 장조(長調)를 택했고, 피아노와 선율이 서로 주고받는 이중주로 표현했습니다"

 

은유적 이별의 정서 애틋해. 소프라노 정꽃님 초연으로

 

2011년 9월 23일 세종체임버홀에서 소프라노 정꽃님의 연주로 초연했다. 이 때 성악가는 작품에 푹 빠져 있었고, 연주자의 감성이 청중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어 감동적인 무대란 평가를 받았다. 

 

어찌보면 현대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이라 할 수 있다. 요즈음 사람들의 이해타산적인 사랑에 비하면 거의 사랑의 원전(原典)적인 텍스트라고 봐야할까? 고어(古語)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김작곡가와는 이외에도  오페라 '도깨비동물원'을 만들었고, 김삿갓의 스토리로 연가곡 ‘방랑 환타지’ 연작(連作)도 작업 중이다.

 


 

송인(送人)

                                   

                        고려가요(탁계석 개사) 김은혜 작곡

 

 

봄비 내려 개인 언덕에
풀잎은 푸르러 그토록 푸르러
그대를 머리 보낸 이 마음에 슬픈 노래만 남았네


언제 마를까 흐르는 강물
날마다 이별의 눈물 흘려 보냈는데
언제 마를까요
나의 두 눈에 그대가 그리워 흘린 눈물은

 

님이여 님이시여 내 곁을 떠난 님이시여
저 강물 마르면 오시리이까
흐르는 눈물 다 마르면 오시리이까

 

그대를 떠나 보낸 이 마음
그대 모습 아련해 떠나지 않네
 
님이여 님이시여 보고 싶은 님이시여
내 눈물 다 마르면 오시리이까 아~아~아~
님이여 보고 싶은 님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