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공공단체에서 창작 외면은 정체성 상실 작곡은 경작, 농사죠. 혼의 정신을 심어서 열매가 여는 것이니까.땅 농사 못지않게 소중한 정신 밭농사라고 할 수 있죠. 이 농산물을 팔아 먹고 사는 것이 작곡가 아닙니까? 결코 파는게 쉽지 않다는 거죠. 일상 생활용품이나 식료품은 잘 팔리지만 정신에 영향을 주는 작품은 쉽게 팔리지가 않고 또 이것을 파는 백화점도 없고 마트도 없어요. 그러다보니 가곡 같은 것은 3분에서 5분 정도 되는데 이것에 제 값을 받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저작권이 있기는 하지만 방송에 나온 것으로는 강아지 하루 식대도 안되요. 음반 녹음을 하는 경우 대부분 눈인사로 때우고요. 때문에 단품 기악곡으로 작품비를 받는 게 결코 쉽지 않아요. 연주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하는 문화수준이 이래서야 언제 문화 국가되겠나요? 공공단체들도 남의 레퍼토리를 반복만 합니다. 연주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 시대 정신과 삶에서 뭣을 만들어 내느냐는 의식이 없어요. 역사와 사회에 무관한 연주 행위만으로 넘치는 형국아닌가요? 연주 시대에서 창작 시대로 전환해야 수준 향상돼 창작 공연이 1, 2회 공연에 그치는 근원적인 문제의 해
K-Classic News 박순영 기자 | 탁게석, 박영란, 홍성훈, 김준희, 긴밀한 호흡이 완성도 높여 세종대왕 나신날 큰잔치가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지난 15일 오후 5시, '세종대왕의 여민락-홍매화 오르겔로 노래하는 사계' 공연으로 열렸다. 이번 공연은 (사)세종대왕기념사업회 주최로 특히 오르겔과 합창으로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만드신 여민락을 노래한 것에 큰 의미가 있었다. 국내 유일 오르겔 제작자인 홍성훈 오르겔바우마이스터가 총연출, 탁계석 평론가가 대본, 박영란 수원대 교수가 작곡, 김준희 경북대 교수가 음악감독을 맡았다. 올해로 세종대왕이 나신 지 626돌이다. 한글로 나라의 글자를 만들고, 여민락으로 나라의 노래를 지은 세종대왕의 업적을 후대가 기려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5월 15일을 후대가 스승의 날로 정한 것이, 이 땅의 모든 스승에게 감사하는 날의 기원이다. 이 날 행사는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고 시민들에게 청와대가 개방된 덕을 톡톡히 봤다. 세종대왕이 태어난 '준수방터'가 바로 지금의 청와대 인근인데, 그간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서 세종대왕 탄신일 행사를 여주 영릉에서 '숭모제전'으로 해왔는데, 이곳 청와대에서 한 것은 이번이 처음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Photo: 서진수 '여민락' 이름부터 대중화 해야 세종대왕이 훌륭하고 위대하신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드시고, 또 여민락 같은 음악을 만들고 한 것에 대해서 얼마나 더 자부심을 가질 만큼 정확하게 아느냐? 질문에 그리 답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600년 전에 역사적 사실을, 600년 전의 문법 그대로로 자꾸 이야기하면 무관심해진다. 오늘의 재해석을 통해서 현대인들에게 맞게 감동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여민락 공연의 목적이다. ‘여민락’이란 말 자체도 일반인들은 생소해 한다. 그래서 우선 여민락이라는 말을 알리자. 세종대왕이 직접 작곡을 했다, 지금도 연주가 가능하다. 이것만으로도 충격적이지 않은가. 박영란 작곡가가 현대적인 문법으로 푼 것이 이번 청와대 사랑채 여민락 공연이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회장 최홍식 )가 그동안은 여주의 영릉에서 오리지널 한 세종대왕의 여민락을 듣느라고 무척 힘들었었다고 한다. 당연하다. 전문가들도 힘들기 때문이다. 이를 그대로 일반인에게 들려주는 것은 그래서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그것을 알리기 위해 홍매화 오르겔을 위한 '사계'라는 네이밍을 썼다. 그리고 4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합창의 비약적인 발전이 국립의 태동에서 비롯되었다 국립합창단 50년 사는 한국의 합창 역사가 앞으로 100년을 향해 나가는 분기점인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60개가 넘는 전국의 시립합창단의 태동에 직간접의 영향을 주었고 이를 견인한 초대 나영수 지휘자의 등판은 합창인 모두가 함께 기록해야 할 자화자찬의 쾌거가 아니겠는가. 가곡이 주류를 이루던 때에 합창곡을 써달라고 삼고초려했던 개척사로부터 우리는 또 얼마나 위대한 전진이었고 자긍심인가. 우리 땀의 승리가 아닌가. 세계합창인들이 모인 미국지휘자협회(ACDA) 컨벤션 합창에서 기립 박수를 끌어낸 것으로부터 매년 초청을 받기에 이르면서 우리는 어깨를 으쓱이는 당당한 자존감이지 않는가. 이제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합창의 움츠림을 씻어 내야 할 시간이다. 특히 민간합창단의 단원 감소에서 우리 내부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고, 사회는 반목과 갈등의 민심을 위로해야 한다. 오늘을 모국어 K합창의 날이라 부르고 싶다. 우리의 역사와 정서 우리 토속 문화가 녹아서 만들어진 맛있는 비빔밥 합창 말이다. 그래서 새로움을 향해나가는 창의의 출발점이었으면 한다. 독일연방합창협회 공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역사에 남는 명작엔 이면의 스토리도 많다 장사꾼과 경영인이 다르다. 이익을 쫓는 입장에선 별반 다르지 않을지 몰라도 차별성이 분명 있을 것이다. 작가(作家)는 작품이고 몸이자 생명이다. 그래서 누구나 역사에 남는 명작을 갖고 싶어 한다. 거장(巨匠)이 되고 싶은 것이다. 전시장에서 보는 거장(巨匠)들의 이력(履歷)은 양적 방대함뿐만 아니라 예술사에 남을 가치를 획득하는데 우여곡절로 점철된 인생사를 본다. 작가뿐만 아니라 주변, 역사적 이벤트 등이 조합되면서 천의 하나, 만에 하나 예술사 반열에 오른다. 당대에 나이팅게일 보다 훨씬 이름을 떨친 이가 있었지만 나이팅게일은 행정력을 갖고 있었기에 영원한 상징이 되었다. 에디슨 역시 불과 수십 킬로 내에서 동일한 벨 실험이 있었지만 결국 승자는 에디슨이었다. 최근의 미술책을 보니 살아서 돈도 벌고 명성도 얻은 화가들을 정리해 놓은 글을 흥미 있게 읽었다. (리정 작가: 100명의 성공한 화가들의 비밀1.2). 수천, 수만의 작가들이 이 땅을 스쳐가지만 매우 드물게 경영과 그림 작업을 동시에 한 수단 좋은 인물도 있었다. 자존심이 전부가 아닌 것이 또 다른 프로듀싱이나 매
K-Classic News 문숙희 고음악연구가 | 향악이란 고려로부터 전승된 우리 고유의 음악을 말한다 세종대왕께서는 고취악과 향악을 가지고 ‘신악’ 즉, 새로운 음악을 만드셨다. 고취악이란 중국에서 유입된 당악에 속한 음악이고, 향악이란 고려로부터 전승된 우리 고유의 음악을 말한다. 이 두 음악은 그 당시 사회의 주류 음악이었다. 향악곡과 당악곡에는 특별한 차이점이 있다. 향악은 우리말 가사로 되어 있으나, 당악은 한문시 가사로 되어 있다. 우리말은 여러 글자를 붙여서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에 향악의 선율은 멜리스마틱((Melismatic)하고, 한문시는 각각의 글자가 독립적으로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에 당악의 선율은 실라빅(Syllabic)하다. 리듬적으로 향악은 한 박이 셋으로 나뉘는 3분박을 선호하나, 당악은 둘로 나뉘는 2분박을 선호한다. 악조의 면에서 향악은 반음이 없는 오음계로 되어 있으나, 당악은 반음이 있는 6음계 또는 7음계로 되어 있다. 선율의 진행에 있어서 향악은 음계의 인접음으로 한 음씩 순차 진행하다가 음계의 최하음인 ‘솔’이나 ‘라’로 종지하나, 당악은 향악에 비해 음 진행의 폭이 넓고 ‘도’로 종지한다. 세종대왕의 신악은 이러한 향악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광대가 판을 잃으면 몸에 병이 든다 창의적 행동 없이 변화는 없다. 그 변화를 이끄는 핵심이 도전이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려면 외로움이나 자존감 상실 등의 노인 증후군을 씻어내야 한다. 정신 클리닉을 통해 엔돌핀이나 그 4,000배인 다이놀핀이 체내에 돌게해야 한다. 오래사는 것보다 즐겁고, 보람되고, 멋지고, 맛지게, 가치있게 살자. 좋은 친구들과 야놀자 악기~야놀자 클래식~을 하자! 평생 연주하던 연주가가 악기를 놓고, 악기와 분리되면 축구선수가 그라운드를, 골퍼가 필드를 떠나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한때 국가대표선수였다 하더라도 동네 조기 축구감독을 해야하는 이유다. 원로교향악단 활동을 더 많이 하자 악기가 혼자 외롭게 방구석에 박혀있는 동안 내 몸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침투한다.외로움이 그 어떤 질병보다 무섭다는 의학보고서가 쏱아져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인생에 정답은 없다. 세월의 깨달음이다. 누구나 서있는 곳 어디서나 꽃이 되는거다. 그러고 보니 내가 지구를 가졌네. 떠나기 전에 많이 보고 많이 달리자. 내가 지구의 중심, 내 선 곳이 기준의 출발점. 내멋대로, 내방식대로 사는게 잘사는것. 그래서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올드 악기 맹신은 과거 시절의 이야기 모든 일의 역할 분담은 전문성과 효율성이다. 때문에 시스템의 미분화는 그 분야의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 의료가 발달한 오늘날의 의사는 옛날의 의사와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신체 부분마다 극히 세분화되어 있지 않은가. 무기를 원조 받던 나라에서 100조를 넘는 K 방산 역시 숱한 실험과 투자의 결과다. 우주 항공 개발도 고도의 연구와 실험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개척에서 K 상품들이 날개돗힌 듯 팔리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그늘도 있다. 충분한 기술력과 상품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소비자를 설득하지 못하는 한계 때문이다. 다름 아닌 K 악기다. 실로 오랜 올드(old) 악기의 맹신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데 역부족이다. 관습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듯 꾸준한 노력을 해주어야 한다. 지속적인 캠페인과 홍보로 인식 바꿔야 자동차 안에서나 손주를 안고 담배를 피던 시절이 있었다. 말로 하던 여성 비하는 물론 손으로 엉덩이를 만지고서도 아무렇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야릇한 눈길만으로도 성희롱이 되는 시절이 그냥 온 것이 아니지 않는가. 운동 단체들의 사회 비판과 지속적인 캠페인, 홍보
K-Classic News 황순학 교수 | 예술사를 처음으로 접하는 이들의 경우 많은 부분 예술사를 알아보고 공부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지루할 수 있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라틴어나 철학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묻는 경우처럼 예술 또한 그 유용성에 관해 다소 회의적이다. 하지만 미술사학자 살바토레 세티스(Salvatore Settis)는 예술사의 역할이 학문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시민적 역할이라는 프랑스 정치계의 확신 덕분에 이 분야의 연구가 프랑스에 도입된 배경을 설명하며 예술의 유용성 측면을 그의 논문에서 자주 이야기한다. 또 다른 미술사학자 토마소 몬타나리(Tomaso Montanari) 역시 예술의 역사는 비판적 감각과 자유로운 판단력을 훈련 시킨다고 주장한다. 또한 일부 신경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예술 교육은 주의력과 인지 기능을 향상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이 일반인들, 특히 어린 학생들 그리고 평소 예술에 매우 적대적인 이들에게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예술에 관한 이해와 그 유용성은 우리의 일상생활의 모습과 각각의 개인들의 대표적 경험에 빗대어 제공되어야 설득력이 생기기 마련이고 예술에
K-Classic News 탁계석 비평가회장 | 고유성, 독창성 찾아 글로벌 도시의 경쟁력을 여수가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2026 세계 섬 박람회다. 그러니까 1차 도약인 여수 엑스포에 이은 야심찬 도시 비상(飛翔) 프로젝트다. 아름다운 바다 도시를 더욱 매력적으로 가꿔가려면 새로운 설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섬 박람회의 방향이 되었으면 좋겠다. 바야흐로 한국의 여수가 아니라 나폴리나 베네치아의 도시처럼 글로벌 시티로 가는 길이다. 글로벌 스탠더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고유성의 문화를 표출하는 것이다. 달라진 세상, 이런 메뉴로 내놓을 수 있는 K 콘텐츠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어디에도 없는 그 하나 때문에 매력을 뿜어내는 것을 개발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대한민국은 근대화, 현대화가 그랬듯이 서구 것들을 수용하고 베끼기를 통해 급성장 해왔다. 이제는 아니다. 더 이상 모방할 것도 별로 없다. 독창성과 고유성이 아니면 변별력이 생기지 않는다. K 팝. BTS , K 드라마, K 컬처에 어울리는 우리 식 메뉴를 내놓아야 한다. 이 같은 인식의 개선과 발화가 지금부터 여수가 해야할 변화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필자의 전공 분야인 클래식 영역만 해도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