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K클래식 회장 |
(왼쪽에서~) 임준희, 박영란, 이영조 , 이건용, 최우정 작곡가
숱한 명작이 초연된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극장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 등 초연 극장)
늘 상연되는 명작 오페라 40~50 편 넘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힘’을 좇는다. 어떤 영역에서든 힘은 동력이다. 지식도 힘이고, 돈도, 기술도 힘이며, 정치와 권력은 강한 힘의 실체다. 힘이 있어야 세상을 움직일 수 있고,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지상 최고의 권력은 무엇인가? 보는 관점과 위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셰익스피어는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 무엇을? 바로 자신의 ‘작품’을. 이것 역시 작가의 힘이요, 진정한 권력이자 불멸의 힘이다.
오페라의 거장 베르디는 80 평생 동안 26편의 오페라를 남겼댜. 그 안에는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아이다, 오텔로의 장면에 많은 왕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왕들의 실제 이름보다, 그가 창조한 작품 속의 이름으로 그들을 기억한다. 푸치니, 바그너, 도니제티, 롯시니, 모차르트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오늘날 세계 오페라 하우스를 밝혀주는 40~50편의 대표작들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선 ‘문화 권력'이다. 오페라는 단순한 예술이 아니다. 매일 밤 오페라 극장의 무대를 밝히는 또 하나의 ‘경기’이자, 스포츠 이상의 감동과 열기를 품은 드라마다. 그 현장성과 지속성은 문학보다 더 강력한 파급력을 갖는다.
오페라하우스 없는 무늬만의 성악 강국, 글로벌 진출이 해법
우리는 오페라를 받아들인 지 70년이 지났다. 창작 오페라는 1948년 ‘춘향전’을 시작으로 수많은 시도와 실험을 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유럽 오페라 하우스의 정규 시즌에 우리의 작품이 올라간 적은 거의 없다. 대관 공연장, 일회성 무대, 시스템 없는 ‘무늬만 오페라 하우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든 예술은 정치이고, 가장 위대한 정치 행위는 작품을 남기는 것이다'(‘All art is political; the greatest politics is in creation’). 이제는 본격적으로 K-Opera가 세계 오페라 레퍼토리에 도전할 때다. K-Pop과 BTS가 전 세계를 흔들었듯이, 이제는 K-Opera가 새로운 파장을 일으킬 차례다. 노벨문학상에 한강이 있다면, 오페라사의 맥을 잇는 흐름에 한국 작곡가가 자리잡을 수 있어야 한다.
누가 오를 것인가, 세계 명작 오페라의 왕관
이를 위해 이영조, 이건용, 임준희, 최우정, 박영란, 이 다섯 분의 작곡가를 1차 후보로 선정했다. 이들이 과연 오페라사 속 위대한 작곡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 그들의 작품이 세계를 감동시킬 수 있을까? '오페라의 진정한 주인공은 무대 위 인물이 아니라, 무대를 만든 작곡가다.' 란 인식부터 뿌리고 다음 절차들을 밟아야 할 것 같다. 이미 우리의 성악가들은 세계 무대에 서 있고, 오케스트라와 극장은 늘려 있다. 남은 것은 단 하나, ‘작품’이다. K-Classic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다.
필자 역시 5편의 오페라와 9편의 칸타타를 통해 나름 경험을 하였으므로 도전장을 내민다. 20년 만에 오페라로의 귀환이다. 과연 누가 세계 오페라 하우스의 영구 레퍼토리에 오를 것인가? 어떤 작품이 ‘K-Opera 명작’으로 남을 것인가? 그 힘, 그 권력은 왕관보다 찬란하다. 도전은 아름답고, 작품은 영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