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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섭 교수의 詩 치료] 자유 엘뤼아르

K-Classic News  관리자 기자 |

 


자유
  폴 엘뤼아르
 
  나의 초등학교 시절 노트 위에
  내 책상 위에, 나무 위에
  모래 위에 눈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내가 읽은 모든 책의 페이지 위에
  흰 종이 위에
  돌과 피, 종이와 재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부(富)의 허상 위에
  병사들의 총칼 위에
  제왕들의 왕관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밀림 위에, 사막 위에
  새둥우리 위에, 금작화 나무 위에
  내 어린 시절 메아리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밤의 경이로움 위에
  낮에 먹는 흰 빵 위에
  약혼 시절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남빛 헌 누더기 옷 위에
  태양이 지루하게 머무는 연못 위에
  달빛이 환히 비추는 호수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중략)
 
  파괴된 내 방공호 위에
  무너진 내 등대 위에
  내 권태의 벽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소망 없는 부재 위에
  벌거벗은 고독 위에
  죽음의 계단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회복된 건강 위에
  사라진 위험 위에
  회상 없는 희망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그 한마디 말의 힘으로
  나는 내 일생을 다시 시작하고,
  너를 알기 위해서
  너의 이름을 불러 주기 위해서 나는 태어났다
 
  오, 자유여.

 

원종섭 Won Jong-Sup            

시인, 제주대 교수
제주대 영미시전공 교육학박사
WVC in Washington TESOL Edu
NAPT 미국시치료학회이사, 시치료전문가
한국시치료연구소 제주지소장
중학영어1, 고등학교관광영어교과서집필
사)제주마을문화진흥원 연구소장
한국UNESCO연맹 문화교육전문위원

한국예술비평가협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