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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경 리뷰] 2023년 쾰른여성합창단 제28회 정기연주회

„대림절의 촛불 같은 울림과 따스함“

K-Classic News 노유경 평론가 

 

2023년 12월 9일, 독일 쾰른 Im Festsaal der SBK 에서 

 

“혹시 새로운 단원을 뽑기도 하나요?” 글쓴이는 쾰른여성합창단 단장 이용자 어르신에게 조심스럽게 여쭈었다. 단장 이용자 어르신은대답했다 “우리 팀에서 제일 어린 사람이 70세예요. 올해 3명이 저세상으로 떠났어요” 합창이 울려 퍼졌던 무대 중앙에 붙어 있는 플랜카드에는 “창단 34주년 기념 음악회. 쾰른 여성 합창단“ 이라 적혀 있다. 어르신들은34년간, 매주 만나, 노래 부르고, 담소하고, 음식을 나누어 먹고 그리움을 달랬을 것이다. 34년은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이다. 

 

사진: 2023년 12월 9일 쾰른여성합창단 창단 34주년 기념 연주회

 

쾰른 여성 합창단이 공연했던 건물은 일 년에 한 번 치루는 망년회 공연을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합창단 단원중에는 이곳에서 독일마르크를 벌어 가족을 부양했다. 1927년 쾰른시 복지 청장이었던 헤르타 크라우스의 (Hertha Kraus) 주도로 쾰른 Riehler Heimstätten에 설립된 주거시설, 요양원으로 구성된 혁신적인 미국 모델을 기반으로 독일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의무실"과 대조를이루었던 건물이었던 이곳은 노인을 위한 주택 및 돌봄 옵션뿐만이 아니라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주택 및 직업 옵션을 제공한다. 쾰른 여성합창단의 연습 장소이며, 매년 교포와 독일인에게 노래와 춤을 선사하는 그들의 두 번째 집과 같은 공간이다. 

 

사진: 진도북춤, Soon-Ja Thal

 

목소리로 이루어진 합리적 이성 그리고 단순함과 자연스러움은 보편성을 강조하고 어떤 목적이나 기능에 얽매이지 않는 자율성을 선사했다. 어르신들은 노래를 통하여 정신과 감정의 조화를 이루려 했고 또 그에 따른 노력과 시간으로 타향살이를 버티어 오신 것 같다. 슈베르트 곡과 독일 민속음악으로 무대를 열어 대림절의 초를 밝히듯 공간을 지폈고 2부에서 이어지는 한국 민요와 아리랑은 그리움을 대변했다. 특히 G.Gilpin의 작품 번개를 합창할 때의 어르신들 얼굴 표정, 일제히 내는 소리와 음색이 여운을 오래 남겼다. 아주 오랫동안 이곳에서, 이 자리를 지키시며 한국의 얼과 정서를 교감하는 향연이길 기원한다. 

 

지휘: 이원민

반주: 이지애

캐스트: 쾰른 오페라 단원: 원용민. 김신후, 김남일 

진도북춤, 한량무: 순자 Thal 

 

#쾰른여성합창단 #노유경율모이 #진도북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