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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섭 詩 칼럼] 비 - 레이먼드 카버

A Better Me
꿈은 더 나은 내일을 향해

K-Classic News 원종섭 칼럼니스트 |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

 

하루 종일 이대로 침대에 누워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잠시 그 충동과 싸웠다.

 

 

그러다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래서 항복했다.

 

비 내리는 아침에나 자신을 온전히 맡기기로.

 

 

나는 이 삶을 또다시 살게 될까?

 

용서할 수 없는 똑같은 실수들을 반복하게 될까?

 

그렇다. 확률은 반반이다. 그렇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세상을 온통 순수하게 적십니다

 

 

고독한 시간을 확보합니다

 

 

비 오는 날에 어울리는 시입니다

 

 

 "비는 대지의 시"  -월트 휘트먼

 

 

"비는 하나님의 눈물

눈물은 마음의 빗 방울이다 " -

-월북시인 조운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거나  쓰는 것은 

최고의 사치입니다

 

 

비 내리는 날에는 그저 마음에 순종하고 싶어집니다

 

 

시를 읽으면 상처도 꽃이 됩니다

 

 

 

 

 

레이먼드 클레비 카버  Raymond Clevie Carver

1938~1988  미국의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작품을 쓰겠다"고 천명한 미대륙의 국민시인 워즈워스 이후 일상어로 작품을 쓰는 데 성공한 이백년 만의 작가로 미국 문학사는 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안톤 체호프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시인 레이먼드 카버는

비가 많이 내리는 미국 오리건주에서 가난한

제재소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19세에 세 살 어린 소녀와 결혼해 스무 살 무렵에 이미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있었습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제재소 일꾼, 집배원, 주유소 직원, 화장실 청소부 등 온갖 일을 하며 대학에서 창작 과정을 들었습니다. 작가가 되겠다고 했을 때 모두가 비웃었습니다. 30대에는 힘든 생활고와 아내와의 불화로 알코올중독에 빠졌습니다. 그때까지 3권의 시집을 냈으나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생계비를 버느라 글 쓸 시간이 없던 카버는

일이 끝나면 집에 돌아와 차고에서 글을 썼습니다

 

 

당장 글을 팔아 원고료를 받아야만 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완성할 수 있는 단편소설을 주로 썼습니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그가 흔히 만나는 웨이트리스, 버스 운전사, 정비공들이었다. 그렇게 매일 글을 쓴 결과 어느덧 단편소설의 대가가 되었습니다.

 

 

 

 

41세에 출간한 단편집 제발 조용히 좀 해요 Will You Please Be Quiet, Please?가 전미도서상 후보에 오르고, 이어 발표한단편집 대성당 Cathedral이 퓰리처상 후보에 오르면서 작가로서의 위치가 확고해졌습니다. 영화 <숏 컷 Short Cuts>은 그의 단편소설들을조합해 만든 것입니다.

 

 

한번은 그가 작가 지망생에게 직업상의 비밀을 말해 주었습니다. 

 

 

"우선 살아남아야 하고

조용한 곳을 찾아낸 다음

매일 열심히 써라"

 

 

이 시 <비>는 오랫동안 계속된 알코올중독에서 마침내 벗어나고, 관계가 나빴던 아내와의 이혼으로 정신이 안정된 무렵에 쓴 것입니다.

 

 

 

이 시기의 시에는 인생의 혼란에서 벗어난 평온함, 회한, 상실감, 삶에 대한 애정, 그리고 지우기 어려운 죽음의 예감이 담겨 있습니다.  얼마 후 폐암으로 일찍 세상을 떴습니다.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그리고 다시 태어나도 그 실수들을 저지를 확률이 반반이겠지만, 카버는 너무나 멋진 작품들을 썼습니다. 그로 인해 1980년대 미국 문학은 단편소설 르네상스를 맞이했습니다. 더 살았으면 노벨 문학상을 탔을 확률이 '절반 이상'이라고 평자들은 말합니다. -류시화

 

 

 

 

 

그렇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우리는 똑같은 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반반이지만, 인생의 실수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입니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데로

 

당신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뜻밖의 능력자 입니다.

 

 

 

원종섭   Won  Jong -Sup

시인,  길위의 인문학자,  대중예술 비평가,  영미시전공 교육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