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탁계석 노트] K오페라 대표작으로 상설 레퍼토리로 가야죠

박영국 단장의 구미오페라단이 초연서부터 지금까지~

K-Classic News 탁계석 K클래식 회장 | 

 

16일 오후 3시,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막이 오른 메밀꽃 필 무렵 

 

 

필자의 창작 처녀작은  소나기와 메밀꽃 필 무렵이다. 동시에 대본이 완성되었는데, 하나는 최천희 작곡가를 비롯한 3명의 경남작곡가들에게 주어졌고, 최작곡가의 스승인 우종억 작곡가에게 메밀꽃 필 무렵이 전달되었다. 우종억 작곡가는 영남을 대표하는 대들보 작곡가로서 대구음악사에서 큰 작업들을 모두 일궈낸 거장 작곡가이기도 하다.  2년 전 타계하여 이번 작품을 보는 필자의 마음에 많은 회상이 떠 올랐다. 

 

선생께서는 모든 장르의 곡을 다 썼지만 유독 오페라만 쓸 기회가 없었다. 따라서 대본을 보시자 마자 '이것은 내가 쓰고 싶다' 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최천희 작곡가는 말한다. 일생 제자들을 사랑하신 선생께 대본 선물(?)을 한 것이다. 곧바로 몇 곡의 아리아가 나왔고, 선생은 이를 싸들고 호주로 가서 피아노본을 완성해 왔다. 이듬해엔 관현악을 완성해 초연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니까 80세에 시작해 이만하면 됐다! 하는데 까지 10년이 걸려 90세에 펜을 놓은 것이다. 

 

이효석 원작 자체가 국민 단편 소설인 만큼 인지도가 높고 스토리가 단순해 오페라가 될까? 하는 의문이 적지 않았지만, 문학이 내면에 파고 들어 한국인의 정과 친자연 탐미의 풍경은 서양 오페라와는 또 다른 한국의 토속적인 맛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국민오페라로 뿌리 내려야 하는 숙제를 떠 안은 기분

 

이 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이었지만, 이제 10년이 넘은 만큼 어떻게 국민오페라로 확장할 것인가가 과제가 남았다. 올해도 평창 메밀꽃축제와 연계하려고 하였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앞으로 메밀꽃 축제와는 물론 전국 방방곡곡에서 공연이 되게하는 것이 K 클래식, K 오페라의 과제다.

 

짧은 시간에, 또 뜨거운 날씨에 너무나 많은 수고를 한 단원들과 스태프 분들께 박수를 보낸다. 특히 박영국 단장의 이 작품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높이 사고 싶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초연 후에 일회성으로 끝나고 마는 오페라들에게 하나의 방향이 된다면 좋겠다. 창작에서 중요한 것이 작품성못지 않게 지속적 레퍼토리가 되어야 완성도를 끌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작품성 못지 않게 지속성이다  

 

오페라 '소나기' 역시 쉬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설레임으로 출발했던 창작의 마음에 위안이다.  바라건데 저작권으로 살수 있는  작가 시대,  노래만 불러 살수 있는 오페라 가수시대가 언젠가 올 것이란 희망의 끈을 놓치 말자. 관객들의 부라보!! 브라바!  소리와 그  표정과 격려 때문이다.

 

바야흐로 K콘텐츠 시대다. 우리가 잘 하면 유럽극장을 안방으로 쓸수 있는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국립오페라단의 이영조 작곡가의 '처용'이 선발 투수로, 비록 갈라 콘서트 버전이지만, 희망의 신호탄이 아니겠는가! 새 오페라 시대가 분명히 열릴 것이다.  K오페라 수출이 답이다.  오페라 연어로 회귀해야 오페라가 그때 보인다. 우리는 우리 것을 너무 하찮게 여긴다.  오랜 궁핍의 역사 때문이리라!  그러나 이를 극복하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방향이 옳다면 기다리면 된다. 시간이 어둠을 밝혀줄 것이므로! 

   

탁계석 회장, 구수민 소프라노 (여인), 바리톤 김승철(허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