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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뉴스] 최다 유료 관객 1위한 '메밀꽃 필 무렵' 구미에 다시 오른다

아리아, 중창, 합창이 잘 배합된 K- 오페라 성공작

K-Classic News  이백화 기자 |

 

 

평생을 장돌뱅이로 살아가는 홀아비 허생원은 오늘도 이 장터, 저 장터를 기웃거린다. 젊은 동이와 친구인 조선달이 한 패거리가 되어 다니는 것이다. 막이 열리면 한여름날 장터에 사람들이 모여 왁자지껄 떠든다. 장터 사람들은 장이 선다고 흥을 돋우어 노래를 부른다.

 

그러면서 한 객인이 숲에 취해 주모를 희롱한다. 이때 마음속에 연정을 품고 있던 동이가 주모에게 사랑을 말한다. 장터 사람들에게 항시 시달림을 받아온 충주댁은 자신도 여자로서 진정한 사랑을 하고 싶다며 화답을 보낸다. 물끄리미 바라보던 허생원과 조선달은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녀석이 사랑 타령을 한다며 못마땅하게 생각하다 따귀를 한방 올린다.그러나 동이는 별로 화를 내지 않고 참는다.

 

세 사람은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핀 달밤을 걸어서 다음 장소로 옮겨가는 것이다. 허생원은 오늘 밤에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한 이야기를 또 꺼낸다. 한순간 방앗간에서의 그때 이야기를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산 보람을 느낀다. 나그네들은 소금 뿌린듯 허드러지게 메밀꽃이 핀 산길을 걷다 허생원이 그만 나귀와 함께 발을 헛디뎌 개울물에 빠지고 만다. 잠시 젖은 옷을 말리려고 누운 세 사람은 살짝 잠이 드는데 꿈속에서 허생원은 여인과 만나 결혼하는 꿈을 꾼다.

 

사실 허생호는 똑같이 왼손잡이인 동이에게서 피붙이의 감정을 느끼면서도 두 사람은 아버지와 아들을 확인하지 못한다. 이들과 서로 헤어지는 갈림길에 이르자 허생원이 동이에게 어머니가 어디에 사는지 소식을 묻는다. 어머니가 제천에 살고 있다고 하자 내일 대화장을 보고 그동안 오래 못본 제천이 가보고 싶다며 동이에게 함께 가겠느냐고 묻는다. 조선들은 헤어지면서 인생살이의 쓸쓸함을 노래하며 부디 좋은 가정의 꿈 이루기 바란다고 한다. 동이와 허생원이 다시 달밤을 걸어가는데 막뒤에서 메밀꽃 피는 길 합창이 달빛을 타고 애잔하게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