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기자 | 경남 밀양시는 가을철을 맞아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전통문화 프로그램과 축제를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영남루·향교·서원·정자 등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한 공연과 체험 행사가 마련돼 밀양의 역사와 선비정신을 체감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 영남루와 무형유산 상설공연 – 국보의 품에서 만나는 무형유산
밀양강 절벽 위에 자리한 영남루는 고려 말에 건립된 목조건축물로, 조선 후기에는 ‘영남 제일루’로 불리며 영남을 대표하는 누각으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2023년에는 60년 만에 국보로 승격되면서 그 역사적 가치와 위상이 다시금 공인됐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영남루 마당에서는 밀양시무형유산연합회 주관의 무형유산 상설공연이 열린다. 밀양백중놀이·무안용호놀이·감내게줄당기기·법흥상원놀이·작약산예수재가 번갈아 공연되며, 웅장한 누각을 배경으로 전통문화의 생명력을 전한다.
△ 밀양향교와 볕뉘 – 선비풍류와 현대 감각이 만나는 길목
밀양향교는 명륜당과 대성전을 중심으로 한 유교 교육 공간으로, 현재까지 석전대제를 봉행하며 선비정신을 이어오고 있다. 이곳에서는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선비풍류공연’이 진행된다. 새터가을굿놀이, 선비춤, 운심검무, 아리랑동동 등 다양한 전통 공연이 한 시간가량 이어져 향교의 역사적 분위기와 어우러진다. 향교 인근에는 150년 된 고택을 개조한 복합문화공간 ‘볕뉘’가 있어, 관람객들이 전통차와 다과를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 백중마을 축제와 퇴로마을 고택 – 유산과 휴식이 공존하는 하루
9월 6일 토요일 부북면 퇴로마을에서는 ‘백중마을 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는 밀양백중놀이 퍼레이드, 전통놀이, 무형유산 버스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하루 종일 진행되며, 마을 전체가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한편 퇴로마을에서는 한옥 스테이가 상시 운영돼 방문객들에게 전통 가옥의 정취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 예림서원과 추원재 – 고즈넉한 선비 공간
가을에 방문하면 좋은 지역 명소도 다양하다. 예림서원은 1567년 점필재 김종직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으며, 임진왜란으로 소실됐다가 1606년 복원됐으며 1680년 지금의 부북면 후사포리로 이전됐다.
추원재는 부북면 제대리에 있는 사당으로, 후손들이 김종직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예림서원이 공식적인 기념 공간이라면 추원재는 후손들의 기억이 깃든 사적인 공간으로, 늦가을 고즈넉한 정취 속에서 선비정신을 되새길 수 있다.
△ 금시당·오연정·월연정 – 은행나무 아래 가을 풍류
밀양강변 언덕의 금시당·오연정·월연정은 가을 정취를 대표하는 명소다. 금시당은 문신 이광진이 1566년에 지은 별장으로, 마당에 있는 450년 된 은행나무가 황금빛 풍경을 연출해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오연정은 퇴계 이황의 제자 손영제가 세운 정자로 1936년 후손들이 다시 지었다. 월연정은 중종 때 문신 이태가 건립한 정자로, 강변 단풍과 어우러져 풍경의 멋을 더한다.
세 곳 모두 은행나무가 빚어내는 장관으로 늦가을 밀양에서 꼭 들러볼 만한 명소다. 산책과 사진 촬영을 즐기려는 방문객에게 특히 추천된다.
밀양시 관계자는 “밀양의 가을은 공연, 서원, 정자, 마을이 저마다의 색채를 지니면서도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라며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밀양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운영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