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송인호 칼럼] 소수가 다수를 대변하는 이상한 '비대협'

비대협을 주도하는 핵심 인사들과 특정 학맥의 카르텔?

K-Classic News 송인호 굿스테이지 편집장 |

 

국립국악원 정경

 

심각한 국가공무원 인사개입으로 비춰질 수도

 

최근 국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국립국악원장' 자리를 놓고 요란법석을 떨고 있다. 내용인즉 현재 공석인 국립국악원장(문체부 고위공무원 가급) 자리를 인사혁신처에서 공모를 통해 후보자를 3배수(국악계에 따르면 연세대 출신 고위공무원 가급 1명, 서울대 국악과 출신 국악인 2명)로 압축했다. 이에 국악계의 일부 인사들이 '국악계현안비상대책협의회'를 구성해 현재 진행 중인 국립국악원장 선임과 관련하여 특정인을 성토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특정인(공무원)을 배제해야 한다는 비대협측의 주장은 또 다른 특정인(국악인)들을 염두에 둔게 아닌가 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게한다. 이것은 민간인인 그들이 자칫 심각한 국가공무원 인사개입으로 비춰질 수 있다. 특히 3배수에 포함된 서울대 출신 국악인 2명의 경우, 비대협 대표 및 비대협을 주도하는 핵심 인사들과 특정 학맥 카르텔(국립국악고-서울대 국악과)로 견고하게 연결되어 있어 심각한 인사 개입논란으로 비화될 우려가 크다고 본다.

 

문제는 그들의 비대협 조직이 마치 국악계 전체의 의견을 대변하는 듯한 모양새를 갖춘 것이다. '주최'라는 명칭에 <국악계 현안 비상대책협의회 일동>이라고 하고 그 아래 한국국악학회, 한국국악교육학회, 한국국악교육연구학회, 판소리학회, 한국민요학회, 한국공연문화학회, 전국대학국악과교수협의회, 대한민국 국,공립예술단 국악지휘자협회가 올라가 있다.

 

'주최'라는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주장하여 여는 것. 특히, (어떤 행사를) 기획하고 결정하며 최종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 그렇다면 이번 비대협의 '국립국악원 관치행정 반대'의 기자간담회 주최자로 앞서 언급한 단체 전부가 동의했단 말인가? '단체'는 '개인'이 아닌 단체구성원의 '전부'를 말한다. 

 

소수 의견 토론 과정없이 몰아가는 것은 위험 

 

과연 주최에 이 단체구성원들 전원이 동의했다는 것인가? 단 한사람의 반대도 없었단 말인가? '주최'라는 단체의 면면을 살펴보면 국악계의 내로라는 단체들이 즐비하다. 과연 이 단체들에 소속된 구성원 전원이 비대협의 요구사항에 찬성을 하여 주최자로 참여하게 된 것일까? 묻고 싶다. 찬성하는 그 구성원들을 일일이 밝혀야 한다. 그 단체를 대표하는 회장이 찬성한다고 해서 구성원들 전원이 찬성할 것이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단체의 이름을 사용하려면 구성원 전원이 찬성해야 된다. 단 한 사람의 반대라도 있으면 그 단체의 이름을 사용하면 안된다. 그리고 이 비대협의 행사에 이름을 올리고자 그 단체에서 어떤 절차를 밟았는지도 밝혀야 한다. 어떤 구성원이 찬성하고 어떤 구성원이 반대했는지를 말이다. 여기서 우려되는 또 한 가지는 그 단체에서 구성원들이 다수의 힘으로 소수의 의견을 묵살하지는 않았는가이다.

 

또 국립국악원 전임 원장, 연구실장, 국립국악원 전,현직 예술감독 중에서도 이번 비대협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대협 일동'으로 표기하여 마치 그들도 동의하는 것처럼 하는것은 심각한 개인의 권리침해이며 명예훼손이 우려된다.

 

아직 최종 결정나지 않은 진행중인 인사에 대해 시비를 걸려면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분명 '주최'라는 사전적 의미에서도 나와 있듯이 최종 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어 있다. 비대협의 일이 잘 되고 잘못 되고를 떠나서 구성원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 사항까지 고려해서 '주최'자로서 이름을 올렸는가?

 

사익 추구라면 국악계 대변 아니다 

 

아무리 자신들이 '국악'이라는 대명제를 앞세워 사사로운 이익을 챙겨볼 뜻으로 비대협을 구성해서 여러 국악관련 단체들을 끌어 들여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다수의 권력이 부리는 횡포가 된다. 그리고 더불어 이들은 전체 국악인들의 숫자에 비하면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과연 이들이 온당한 국악계의 대변자라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