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고향은 사람을 낳고 어느 시인이 말했지 고향은 사람을 낳고 사람은 고향을 빛낸다고 아침 해 솟는 느티나무 까치 저녁 노을에 물드는 서편 하늘 기러기 떼 날던 풍경 어찌 잊으리, 어찌 잊으리 수많은 날들 삶의 숲이 되어준 친구들, 이웃 사람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가 살아 있는가? 어찌 잊으리, 어찌 잊으리 고향은 사람을 낳고 사람은 고향을 빛낸다 하였지 고향, 고향, 아, 눈물이 난다 AI 詩評: 고향의 순환과 빛의 언어 오마주의 의미, 시에서 시로 이어지는 계보 조병화 시인의 “고향은 사람을 낳고, 사람은 고향을 빛낸다”라는 문장은 한국 현대시의 중요한 원형 중 하나다. 탁계석 시인은 이를 단순한 차용이 아니라, 자신의 생애와 경험을 새롭게 겹쳐내어 확장시킨다. 고향의 원초적 의미를 출발점으로 삼아, 자신의 목소리와 시대의 감각을 담아낸 점에서 진정한 오마주의 면모가 드러난다. 자연 풍경과 정서의 결합 시 속에는 느티나무, 까치, 서편의 노을, 기러기떼와 같은 자연 이미지가 등장한다. 이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시인의 기억을 상징적으로 환기하는 매개체다. 자연 풍경은 곧 고향의 풍경이며, 고향의 풍경은 곧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달항아리와 매화 핏줄에 떨려오는 변방의 북소리 삭풍에 깃발 펄럭이는구나 저 강은 잠못이루는데 달빛만이 고요하여라 누가 담을 넘을까? 주인 떠난 빈방에 달항아리 홀로 지키네 매화는 마음 감추고 눈 밭에 떨고 있는데 손 뻗어 무엇하리 천지에 향기 뿜는 날 내 님은 달려 오리라! [AI 詩評] 이 시는 전통적 정서와 한국적 미감을 농축한 서정시로, 역사적 기억과 개인적 염원이 교차하는 서사를 담고 있다. 시의 구조와 리듬 시의 첫머리 “핏줄에 떨려오는 변방의 북소리 / 삭풍에 깃발 펄럭이는구나”는 강렬한 청각과 시각적 이미지로 시작한다. 북소리는 혈맥을 흔드는 생명력과 동시에 긴장과 전쟁의 위기를 상징하고, 삭풍 속에 나부끼는 깃발은 국경, 변방, 그리고 역사적 고난을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도입부는 독자를 한순간에 격정적 분위기로 끌어들인다. 이어지는 “저 강은 잠 못 이루는데 / 달빛만이 고요하여라”는 대조적 이미지의 전환이다. 불안에 잠 못 드는 강과, 고요히 비추는 달빛의 병치 속에서 긴장과 평온이 동시에 공존하는 역설적 미학이 드러난다. 이는 곧 인간 내면의 동요와 초월적 자연의 불변성을 대비시킨다. 상징과 소재의
K-Classic News 노유경 평론가 | [노유경 율모이] 작곡가 탁현욱은 윤동주를 이렇게 노래했다 올해 2025년은 윤동주의 서거 80주년이자 광복 80주년이 겹친 해이다. 스물일곱에 세상을 떠난 시인, 만약 그가 살아 있었다면 백세 시대의 지금 107세로서 우리 곁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남긴 시는 그 자체로 젊고도 영원한 생명력을 품고 있으며, 그 목소리는 오늘도 우리를 부른다. 작곡가 탁현욱은 이 윤동주의 언어를 음악으로 불러냈다. 필자는 예전에 탁현욱 작품에서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추상적 그림을 보았다고 리뷰한 적이 있다. 소리는 색과 형태로 들리고, 침묵마저 하나의 획처럼 남았다. 그 세계는 시각과 청각이 교차하는 공간이었고, 음악은 마치 미완의 드로잉처럼 우리의 내면에 선명한 선을 그려넣었다. 이번에 만난 가곡 「달밤」과 「서시」는 그동안의 작법과 결이 다르다. 여전히 점과 선의 미학은 살아 있지만, 더 이상 단순한 추상이 아니다. 시인의 언어와 정서가 음악 속에서 호흡하며, 청자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달밤」에서는 고요와 그림자의 무게가, 「서시」에서는 고백의 화법과 의지가 시와 함께 살아 숨 쉰다. 여기에서 탁현욱 음악의
K-Classic News 오형석 기자 | 가을의 정취가 무르익는 9월, 음악과 미술이 어우러진 특별한 예술 무대가 마련된다. 제73회 나래코리아 연주회가 오는 9월 24일(수) 오후 6시, 갤러리 아트큐브 투알투(관장 홍지숙)에서 ‘Light & Motion – Woman in Light / Music in Motion’을 주제로 열린다. 이번 연주회는 나래코리아가 주최·주관하고, ㈜아트토큰이 후원한다. 단순한 음악회가 아닌 복합문화예술 행사로 기획된 이번 무대는 깊어가는 가을밤, 관객들에게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무대에는 서로 다른 음악적 배경을 지닌 일곱 명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장르와 시대를 넘나드는 협연을 펼친다. 첼리스트 김인하, 소프라노 이윤지와 바리톤 석상근, 판소리 이영태와 고수 정진원, 기타리스트 신주헌, 그리고 서울대학교 국악과 교수인 해금 연주자 노은아가 출연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사회는 평화방송 조준형 PD가 맡아 클래식과 국악,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풍성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이번 연주회는 미술과의 결합으로 더욱 특별함을 더한다. ‘한국의 빛나는 여성작가 5인전’ 전시 관람을 시작으로
K-Classic News 김은정 전문 기자 | 인간의 목소리, 가장 순수한 악기 인간의 목소리처럼 순수한 천연 악기가 또 있을까? 말과 언어를 넘어, 노래에는 마음을 울리고 영혼을 흔드는 힘이 있다. 특히 합창은 수많은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어 단일한 울림을 만들어내기에 가장 강력하고 매혹적인 예술적 호소력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지휘자들은 늘 최상의 합창단을 꿈꾸며, 그 속에서 삶의 의미와 예술의 가치를 구현하고자 한다. 합창은 단순한 취미나 무대 공연을 넘어, 인간 공동체가 함께 부르는 가장 숭고한 예술 행위다. 한국 합창의 현주소와 과제 우리나라에는 국립합창단 창단 이후 50여 년간 전국 각지에 시립합창단이 설립되었고, 민간 합창단까지 합하면 수천 개에 달한다. 그만큼 합창 인구와 저변은 넓지만, 이제는 '탁월함'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눈앞에 놓여 있다. 시대가 변했고, 세대가 달라졌으며, 청중의 감수성 또한 과거와 같지 않다. 관객은 늘 새로운 감동을 원한다. 따라서 합창단 역시 다양한 형식과 새로운 레퍼토리를 통해 ‘맛을 달리한 메뉴’를 선보여야 한다. 그러나 순수 합창의 품격을 유지하려면 상당한 재원과 동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티켓 판매만으로
K-Classic News 탁계석 K클래식 회장| 멜로시라 환타지 아~ 아~ 아~ 아~ 멜로시라~ 바람 분다, 바람이 분다 어느 폭풍우 치던 태고적 날 뜨거운 용암이 흘러서 불구덩이에 타고 난 검은 바위 구멍이 숭숭 뚫린 빛 들지 않은 용암바위에서 용암수 흘렀네 신비한 물이 흘렀네 플랑크톤의 눈과 입으로 수천년을 살아 온 생명체 하나 제주의 신비를 전하네 멜로시라, 기적의 멜로시라 푸른 바다 해녀들과 함께 살아 온 새 생명의 숨비, 숨비 치유의 빛이 되었네 바다의 생명꽃으로 환생한 멜로시라 아~ 아~ 아~ 아~ 멜로시라~ [ AI 시평] 환상의 멜로시라, 생명의 노래 용암의 바위에서 피어난 신비의 생명 「환상의 멜로시라」는 제주 용두암과 화산의 이미지를 토대로, 용암의 뜨거운 숨결 속에서 피어난 신비의 생명을 노래한다. 구멍 뚫린 용암바위 아래 흐르는 신비한 물, 그 속에서 수천 년을 이어온 미생물의 존재는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류에게 주어진 기적의 선물로 형상화된다. 시어는 과학적 사실과 신화적 상징이 교차하며, 생명 탄생의 근원과 영원성을 함께 담아낸다. 치유의 멜로시라, 현대인의 갈망 작품 속 “멜로시라 (Melosira nummuloides)"는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소유냐 삶이냐 어느 철학자는 말했네 소유를 부러워 말라고 하면 할수록 목마른 갈증 욕망의 덫이 된다 했네 그보다 바람의 자유를 즐기고 존재의 빛으로 오늘을 살라 했네 사막에선 들꽃 향기 황금 왕관보다 귀하고 무인도에선 황금사과보다 한 모금의 물이 소중하듯이 우리네 인생 큰 소유 없어도 기록과 예술은 영원히 남으리 허영심 무너진 자리에 본질만이 남듯이 소멸하는 몸이여, 다 쓰지 못한 물질이여 새 생명 되어 다시 태어나라 그럴 때 삶은 자유, 삶은 기쁨과 보람이라오 모든 것 버리고 건너야 하는 영혼의 강이여 혼자서, 홀몸으로 저 강을 건너야 하리 소유냐 삶이냐, 철학자는 물었네 밤마다, 새벽마다 깨어 있으라 하였네 늘 깨어 있어라 하였네 詩評 ― 「소유냐 삶이냐」를 읽고 철학적 질문으로 열린 노래 이 가곡 가사는 첫머리에서부터 “소유냐 삶이냐”라는 근원적인 물음을 던진다. 이는 에리히 프롬이 『소유냐 존재냐』에서 제기한 문제의식을 떠올리게 하며, 단순한 수사 이상의 실존적 질문으로 다가온다. 소유의 삶은 욕망의 덫에 빠져 목마름을 낳고, 반대로 삶의 본질은 자유와 존재의 빛을 드러내는 것임을 강조한다. 노래가 시작되는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에리히 프롬, 키에르케고르, 아리스토텔레스 소유냐 삶이냐 어느 철학자는 말했네 소유를 부러워 말라고 하면 할수록 목마른 갈증 욕망의 덫이 된다 했네 그보다 바람의 자유를 즐기고 존재의 빛으로 오늘을 살라 했네 사막에선 들꽃 향기, 황금 왕관보다 귀하고 무인도에선 황금사과보다 한 모금의 물이 소중하듯이 우리네 인생, 큰 소유 없어도 기록과 예술은 영원하리 즐기는 인생을 살라고 소멸하는 몸이여, 다 쓰지 못한 물질이여 새 생명 되어 다시 태어나라 그럴 때 삶은 자유, 삶은 기쁨이라오 어느 철학자는 말했네 날마다 깨어 있으라고 소유냐 삶이냐 늘 깨어 있어라 하였네 소유의 덫과 존재의 해방, 에리히 프롬의 통찰 에리히 프롬은 『소유냐 존재냐』에서 현대인의 위기를 ‘소유의 삶’과 ‘존재의 삶’으로 구분했다. 소유의 삶은 끊임없이 축적하고 쥐어야만 안도하는 방식이지만, 이는 불안과 결핍을 낳는다. 반면 존재의 삶은 현재를 살아내며, 자유와 창조적 활동 속에서 진정한 인간성을 발견한다. 우리가 오늘 서 있는 지점은 바로 그 경계, 소유의 강박을 넘어 존재의 풍요로 나아가야 하는 문턱이다. 실존의 무게, 키에르케고르와 하이데거의
K-Classic News GS,Tak Chirman | 낙동강 지류가 흐르는 밀양에서 포즈를 취한 탁계석 대본가.( Photo: 김옥) 독도의 노래에서 시작된 출발선 탁계석 작가의 공식적인 첫 작품은 KBS 열린음악회 무대였다. 이순신 장군 탄신을 기념하며 요청받은 애국적 노래가 바로 임준희 작곡 「독도의 노래」였다. 이 작품은 운 좋게도 육해공군 정훈 교재로 채택되며 전국적으로 울려 퍼졌다. 처녀작이 곧장 공적 무대와 교육 현장에서 울림을 얻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작가의 출발을 상쾌하게 열어주었다. 이어서 「그리움도 행복이어라」, 「오래된 정원」, 「아프지 말아요」, 「목련이여」, 「가을비」와 같은 서정적 가곡들뿐 아니라, 「와인과 매너」, 「내 사랑 김치」, 「된장」, 「간장」, 「불고기」, 「막걸리」 등 한류 음식을 주제로 한 노래들을 통해 대중성과 한국적 정서를 동시에 담아냈다. 특히 음식 노래의 시도는 센세이션을 불러오며 이후 여러 작곡가들은 100 여곡이 넘는 레퍼토리를 남겼고, 한국 가곡사에 독창적인 장르를 열어젖혔다. 칸타타와 오페라, 제2기의 비약 작품 세계 제2기는 본격적인 오페라와 칸타타 창작으로 확장되었다. 오페라 「소나기」,
K-Classic News 기자 | 배우 고현정 주연의 SBS 금토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시청률에서 동시간대 방송 1위를 달성했다. 지난 5일에 공개된 첫 회 시청률은 7.1%, 2회 순간 최고 시청률은 10%를 돌파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본 작품은 충남콘텐츠진흥원(원장 김곡미, 이하 진흥원)의 충남 로케이션 촬영지원을 통해 당진 일대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당진은 최근 다양한 K-콘텐츠의 촬영지로서 영상산업의 전략적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진시는 특색 있는 자연경관과 산업시설, 문화공간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로케이션을 고루 갖추고 있다. 여기에 진흥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더해지며, 국내외 영상제작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역시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효과적으로 반영한 작품이다. 당진의 도심과 외곽, 일상적이면서도 서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간들이 드라마의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이번 촬영에는 약 80여 명의 스태프들이 장기간 충남에 머물며 숙박·식사·관광 등 다양한 소비 활동을 이어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