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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경의 리뷰] 두 대의 바이올린/ 고전 듀오 하우스 콘서트 

K-Classic News  노유경 음악평론가

 

 


접두사 „청년“은 보편화 되어있다. 청년 복지, 청년 주택, 청년 적금, 청년 수당,  청년 정책, 청년 포털 등,  각 분야에 펼쳐 있다. 그럼 „청년 예술가“ 란 명제의 „청년“ 접두사는 어떤 기능일까? „기성 예술가“의 반대어이며 기성보다 미숙하고 한편 열정이 있는 예술가를 말하는 것일까? 나도향의 작품 „환희“에는 „청년 남녀“라는 단어가 나온다. 여기에선 특정 연령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항간의 이 접두어는 연령대의 의미에 더 많이 뜻을 부여한다. 한편 예술가에 붙은 이 맥락은  어떻게 고찰할 것 인가?

 

 고찬미    

 전다솜 

 

2022년 6월 10일 금요일, 고전 듀오 하우스 콘서트 "두 대의 바이올린" 에 청년 예술가 고찬미와 전다솜은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아우르는 음악학적 성찰의 필요성을 그들의 선율로 관객에게 전달했다. 전다솜과 고찬미는 이화여대 동문이다. 독일 자르뷔켄 국립음대를 (Saarbrücken Musikhochschule) 졸업한 고찬미의 한 대의 바이올린과 인디아나 대학 전문 연주자 과정을 졸업하고 (Indiana University Jacobs School of Music) 현재 아리조나 대학에서 (Arizona State University)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전다솜의 바이올린 두 대는 하우스 콘서트 1부에서 바로크시대의 프랑스와 독일을 비교했다.

 

J. M. Leclair (1697-1764) -Sonata for 2 Violin in e minor, Op. 3, No. 5

J. S. Bach (1685-1750) - Concerto for 2 Violins in d minor BWV 1043

 

“프랑스 바이올린 악파의 창시자” 장마리 르클레르와 “음악의 아버지”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는 18세기 바로크, 동시대 작곡가다. 이탈리아의 거장을 만나 이탈리아의 음악적 특징을 흡수하고 프랑스의 스타일을 유지한 르클레르 작품은 아름다운 서정과 풍부한 장식을 표현한다. 전다솜과 고찬미는 초 고난도의 아르페지오와 더블, 트리플 스톱을 잘 호흡했다. 르클레르의 화려하고 감성 짙은 음악과는 달리 독일 작곡가 바흐는 전 악장이 바이올린간의 대화와 긴장이 유지된다. 카논풍의 대위법을 구사하며 첫 주제가 제 2바이올린으로 제시되는데 조금 뒤에 나타나는 제 1바이올린 역시 같은 리듬을 5도 선율로 반복하며 주제를 주고 받는다. 전다솜과 고찬미의 악기 색은 달랐다. 그러나 주제를 주고 받으면서 힘찬 합주로 끝나는 1악장 마지막 부분같은 곳은 귀가 솔깃하게 서정적이고 인상적이었다. 영화 „작은 신의 아이들“에 삽입된 2악장의 투티는 경괘한 성부 진행을 연주했다. 제임스와 사라, 농아 학교의 수화 선생님과 농아학교 졸업생의 사랑을 다룬 영화 „작은 신의 아이들“의 장면이 떠오르면서 진정한 교감과 소통이 두 대의 바이올린 선율에서 느껴진다. 바흐 작품과 쇼스타코비치 작품은 인디아나 대학을 졸업한 박지혜가 반주했다.  

 

고찬미, 반주: 박지혜, 전다솜

 

J. M. Leclair (1697-1764) -Sonata for 2 Violins in D Major, Op.3 No.6

D. Shostakovich (1906-1975) - 5 Pieces for 2 Violins and Piano
 

소비에트 연방 시절,  러시아의 대표적인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두 대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5개의 소품”은 그의 실내악이나 교향곡의 음악적 성향과 사뭇 다르다. 영화음악으로 작곡되어 모음곡 형태의 소품 형식이다. 자신만의 음악적 어법을 구사한 쇼스타코비치의 작곡 기법은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찬양과 검열을 통해 이루어 졌다. 특히 프랑스 소설가 발자크의 (Honoré de Balzac) 휴먼 코미디 “인간 희극”의 부수 음악으로 가보트 “Gavotte“와 구 소련 영화  “The return of Maxim“ 의 영화 음악 왈츠 “Waltzes“는 낭만파의 성향으로 풍자적인 선율의 대조성과 색채감을 전다솜과 고찬미는 표현했다.

 

1부의 르클레르 작품과 2부의 르클레르 작품의 특징을 찾아 본다면 통주저음의 (바소 콘티누오: Basso continuo, 게네날 바스: Generalbass) 유무성일 것이다. 저음부에서 베이스 반주를 곁들이는 지속 저음인 이 방식은 바로크 시대의 대부분의 기악곡과 성악곡에 사용되었다. 르클레르는 통주저음을 사용하기도 하고 사용하지 않기도 했다. 어떤 화성을 암시하지 않는 듯한 통주저음을 뺀 작품 속에서 전다솜과 고찬미는  독자적인 음악세계와 하모니를 동시에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스페인의 가장 뛰어난 19세기 바이올린니스트이며, 치고이너 바이젠으로 유명한 스페인 작곡가, 파블로 데 사라사테의 (Pablo de Sarasate 1844-1908) 작품,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나바라 (스페인 춤곡: Navarra for 2 Violins and Piano Op.33) 는 춤곡을 바탕으로 된 기교적 작품이다. 멜로디는 리드미컬하고 활력 있다. 8개의 춤곡 중에 한 곡인 이 춤곡은 스페인의 아라곤 지방의 3박자의 빠른 춤이 기본이다. 이런 빠른 리듬이 두 바이올린을 통해 서로 상대하고 비교하며 연주되어진다.  

 

 

모차르트의 Der Spiegel 은 마주 보고 서로를 반추한다. 고찬미와 전다솜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K-Classic의 주자들이 될 것이다. 기성 음악가들의 동태를 리뷰하는 작업처럼 청년 예술가, 청년 음악가들의 관심과 예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 전다솜과 고찬미의 두대의 바이올린은 창작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하고 기성 예술인 앞에서 멜로디의 손을 평정하게 내밀었다.

 


글: 노유경 Dr. Yookyung Nho-von Blumröder

음악학 박사, 쾰른대, 아헨대 출강, 독일 쾰른 거주

Ynhovon1@uni-koeln.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