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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석연경] 눈 내리는 후박나무 숲에서

K-Classic News 관리자  |

 


눈 내리는 후박나무 숲에서
                          

                              석연경

고삐 없는 흰 소가
허공을 떠다니며
행선을 한다

어둔 숲을 소요유하던 
달의 흔적이

숲 가득 눈꽃으로
수북하게 쌓인다 

흰 소의 피리 소리가
눈꽃 위에서
소리 없이 빛난다

겨울 숲 
달빛은 
눈 안에서 빛나고
숲의 적막은 
눈 위에서 빛난다



시인, 문학평론가
시집『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푸른 벽을 세우다』가 있음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