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구두점의 나라에서> 정영두 안무가의 글

신동일 작곡가의 음악

K-Classic News 관리자 기자 |

 

 

본 공연 <구두점의 나라에서>는 그림책 『구두점의 나라에서』로부터 영감을 받았습니다. 여러 구두점들이 서로 전쟁하고 죽이고 애도하는 등, 조금은 긴장되고도 재미난 이야기들과 다양하게 변형된 신선한 구두점들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번엔 어떤 구두점들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두근두근 기대하게 되는 그림책이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각자의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생겼을까, 왜 이렇게 움직일까’하고 생각해보면 참 신비롭습니다. 스마트폰과 텔레비전이 없었던 옛날에는 하늘의 구름과 냇가의 물줄기를 보면서 즐거움을 얻는 일이 많았을 것입니다. 호기심 많던 어린 시절엔 하늘에 비행기 한 대만 지나가도, 빗방울만 떨어져도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습니다.

몸에는 빛, 소리, 움직임, 색깔, 온도, 냄새, 질감 등, 수없이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는 감각들이 있습니다. 이 감각들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깊게 반응합니다.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소중한 감각들입니다. 누군가의 설명을 지나치게 기대하는 것은 나의 호기심과 감각을 죽이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자신의 감각을 믿고 온 마음으로 느끼려고 애쓰는 순간이야말로 가장 이해와 본질에 가까운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그림책 『구두점의 나라에서』를 보면서 느낀 즐거운 감각들이 공연을 통해서도 관객분들에게 전달된다면 참 좋겠습니다.

 

공연은 모두 17개의 곡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페이지의 그림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신동일 선생님께서 작곡을 해주셨고 그 위에 무대와 움직임이 만들어졌습니다. 공연의 뿌리는 그림책에 있지만, 그림책의 순서나 내용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는 않습니다. 무용과 음악, 무대가 가지고 있는 생명력이 원작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껏 펼쳐지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공연 <구두점의 나라에서>를 통해 새로운 감각과 재미를 얻어 가신다면 기쁘겠습니다.

 

글 | 정영두(안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