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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축사] 한국오페라의 봉우리로 솟아 오페라 자존심 지켜온 40년!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서양으로부터 이식(移植) 된 오페라가 척박한 한국 땅에 뿌리를 내리는 데는 실로 어마한 땀과 희생, 눈물이 있어야 했습니다. 몇 해 전 창작 오페라 70년사를 집필하면서 우리 작곡가들과 오페라단들의 노고에 내심 뜨거운 박수를 보낸 기억이 납니다. 그 오페라 역사의 맥을 타고 흘러오다 보면 ‘영남오페라단’이란 높은 봉우리를 만나게 됩니다. 그러니까 1984년 고(故) 테너 김금환 선생의 오페라 작업을 이어받아 오늘 40년에 이른 김귀자 예술감독입니다.

 

해방 이후 적지 않은 오페라단들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해 왔지만 온전하게 2代, 3代로 혈통(?)을  이은것 역시 영남이 유일합니다. 그렇다면, 영남의 가치란 무엇인가요? 무엇을 추구하고 어떤 방향을 달려왔는지요? 매 공연마다 시지푸스의 바위돌을 올리는 궁핍의 악조건하에서도 영남은 결코 작품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초연 작품의 위험성을 잘 알면서도 강한 도전으로 영남만의 색깔을 만들어 왔습니다. 자칫 매너리즘에 빠져드는 느슨함에서 오페라 관객을 구한 것이니 그 힘이 어디서 난 것일까? 오페라의 김다르크가 아닌가요.  
   
이처럼 오페라가 지역으로 확산한 것도 작품의 매력이 소문을 탄 결과란 점에서 영남오페라의 행보는 우리 오페라의 한 축이 된 것입니다. 영남의 초지일관의 정신이 오늘의 대구오페라하우스 건립과 ‘오페라 대구’를 만든 바람이자 조력이라 믿습니다. 

 

여기에 이수경 단장으로 이어지는 오페라는 그래서 희망이고 대구오페라의 새 에너지 분출에 기대를 갖게 합니다. 세월은 흘러가지만 오페라 역사는 새로움을 탄생시키는 예술의 축적이자 또 하나의 자원입니다. 40년 무대에서 영남과 함께 한 성악가들과 연출가, 의상, 무대, 스텝, 그리고 해외 지휘자 연출가. 조력자들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모두가 기뻐하며 이날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