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카포레 사라김 디자이너의 새 의상을 선보이며 '두물머리 사랑'을 애창하는 37세(?) 모지선 소프라노.
모든 것이 흐름이다.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도 흐름을 잘타야 하는 것임을 알았다. 시장 경기의 흐름을 잘 알고 투자와 수익 계산을 해야 어려운 때에 살아남을 수 있다. 음악의 직접적인 흐름은 리듬이지만, 교통도 흐름을 잘 읽어야 막히지 않는다. 그러니까 '흐름'이란 '안목'이고 '감'이다. 판단 능력에서 똒똑하고 어리석음이 갈라진다. 흐름을 모르거나 놓치는 것에는 고통과 후회가 따른다. 시행착오를 많이 할수록 시간을 길바닥에 뿌리는 것이니까, 연비가 좋지 않은 자동차가 된다.
그렇다면 명작, 명품이란 무엇인가? 시대가 낳은 이 선물 역시 역사의 흐름속에서 나온다. 굳이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말하지 않더라도, 모름지기 예술가란 시대를 앞서 읽는 눈을 가진 것의 여뷰에서 결판이 난다. 먼저 보는 눈의 힘이다. 사람들이 들끓는 즈음에 당도하는 것이 대중이자 감이 늦게 오는 경우다. 예지력과 전에 없는 것을 창조하는 눈을 길러주는 것이 예술인데, 아파트는 늘어 나지만 상대적으로 그림이 안팔린다면 누구 책임일까?
본론으로 돌아와, 범위를 크게 좁혀, 우리 가곡 발전사를 봐도 한 눈에 들어온다. 공전의 히트를 했던 곡이 울밑에선 '봉선화'다. 일제하에서 소프라노 김천애 여사가 한복을 입고 부를 때 마다 객석은 눈물마다가 되었다고 한다. 일제는 이걸 막으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이후 조국 광복에 대한 비전의 노래로 배를 저어가자 '희망의 노래'가 테너 이인범 선생에 의해 불려져 이 역시 시대의 명곡이 되었다. 지금은 잘 부르지 않지만 70-80년대 새마을 운동과 함께 어머하게 생겨난 합창단들이 마지막 곡은 항시 희망의 노래였다. 지금은 국뽕처럼 여겨져 촌스럽게 느낄질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다가 남북 7. 4 공동선언이 발표되고 남북의 대화가 한창 무르익을 때 최영섭 선생의 '그리운 금강산' 이 불러지면서 세계의 명곡 반열에 들었다. 올해 세상을 떠난 이규도 소프라노가 처음 불렀다. 이후 조수미는 물론 도밍고가 부르면서 국민애창곡을 넘어 세계의 명곡이 된 것이다. 이 곡은 MBC 창사 기념 칸타타에 수록되었던 곡의 하나다. 이어서 경희대학교 개교 기념을 위해 만들어진 칸타타에서 나온 것이 엄정행의 오~ 내사랑, '목련화'다. MBC 방송이 봄, 가을맞이 전국 가곡 투어를 하면서 무명의 엄정행을 일약 스타로 만들었다.
그리고 열린음악회가 나왔다. 권력, 금기가 많았던 군사정권에서 벗어나려는 상징을 '열린음악회'에 담아 사회화했다. '열림'은 곧 '벽을 허문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서 뜬 것이 박인수 선생의 '향수'다. 대중가수와 클래식 성악가의 만남 역시 경계를 허문 시도였으니 흐름을 기가 막히게 잘 탄 것이다. 명시에 힘입어 서정적인 이 노래는 도시로 떠나온 산업 일꾼들에겐 노스탈지어를 제공했다.
이어서 콧수염의 바리톤 김동규의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가 나왔다. 이 역시 공전의 히트다. 공연장 마다, 가수마다 부르지 않는 이가 없을 정도였고 성악가는 스케줄 관리에 진땀을 흘렸다. 그러니까 유행가만 유행을 타는 것이 아니다. 가곡도 유행을 타고 시절의 흐름을 탄다. 아파트 이름처럼 가곡도 진화하여 새 메뉴를 청중이 찾는다는 것이다.
화가로 작업만 하던 모지선 작가가 성악을 배운지 8년차에 목소리가 트이고 성악가와는 좀 다른 분위기의 노래늘 하자 연주때마다 찬사와 함께 이곳 저곳에서 초청이 늘기 시작했다. 의상 협찬도 이어졌다. 단순한 발성 노래가 아니라 예술이 녹아 있는 노래여서 맛이 다르다는 것을 청중들이 알아차린 것이다. 그가 어느날 임준희 작곡가의 '두물머리 사랑' 악보를 달라고 했다. 노래가 품고 있는 역사적 인 메시지, 평화와 화해, 갈등을 녹이는 원천의 힘이 이 강 노래에 있음과 평화, 갈등이 오늘의 시대 흐름과 맥을 함께하는 것이라 간파한 것이다.
그가 임재식 지휘자의 밀레니엄 합창단 성악가와도 불렀고 동호인 성악 이태리 원정에서도 불렀다. 가는 곳 마다 불러 전도사가 된듯하다. 지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중동 전쟁으로 지구촌이 전쟁과 기후 위기의 끓는 가마솥이 되어 있다. 강을 연상하면서 부르는 이 노래가 명곡 반열에 진입할 여러 조건을 갖춘 것이다. 바야흐로 K콘텐츠 시대로 세계인들이 그토록 한국을 오고 싶어 하지 않는가. 여기에 또 박자를 잘 맞춰서 K클래식 제2기 가 출범을 했으니 이래저래 이 흐름이 우연이 아닐 것이라 믿는다.
백마디 말보다 노래 힘을 안다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지만, 이를 작가나 예술가만큼 아는 행정가를 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가보면 별것도 아닌 라인강의 "로렐라이 언덕',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보다 훨씬 멋진 '두물머리'를 두고, 강물만 바라본다고 밥이 나올까? 떡이 나올까? 아니다. 노래를 부르면 부를수록 양평이 세계 명소가 된다. 고호가 해바라기 하나로 수백만의 관광을 부르듯이 두물머리가 뜨면 양평도 모두 잘사는 날이 온다. 노래하나가 관광지를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
칸타타 한강은 2011년 10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초연되었다. 그리운 금강산, 목련화, 두물머리 사랑은 칸타타란 족보가 있는 곳에서 태어났다. 이제는 양평 전진선 군수님도, 김선교 양평,여주 국회의원님도, 양평아트로드포럼도 모두가 안다. 공은 다시 필자에게 넘어 왔다. 대본가로서 그 흐름과 방향을 가장 잘 알고 있으니 결자해지의 책임감을 갖고 풀어갈 것이다. 목마른 사람이 샘 판다는 말이 맞다. 지금 상황에선 그게 지름길이다. 많은 성원을 바라는 이유다.
전진선 양평군수, 모지선 작가, 탁계석 회장, 홍성훈 오르겔 마이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