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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깃발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깃발은 그저 바람이 흔드는 것이 아니다. 
땀과 눈물이 뿌리를 흔들어서 가지를 흔드는 것이다.

 

깃발은 그저 시간이 흔드는 것이 아니다. 
과거로부터 흘러온 강과 산맥과, 하늘과 구름이 멀리서라도 보내는 목소리에 흔들리는 것이다.

 

깃발은 누구를 흔드는 것인가? 세상의 사람들과 세상의 운명을 향해서 흔드는 것일까?
아니다. 깃발은 내 마음 안에서 고요히 흔들리는 보이지 않는 생명이다.

 

그래서 더 멀리, 더 높이, 더 오래, 영원의 노래가 되어야 한다.

깃발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소스라치며 온 몸을 뜬다.

 

그렇다. 깃발은 나의 시간, 나의 노래, 나의 삶, 나의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