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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칼럼] 모든 공간은 기획을 동경하며 관객을 지향한다

K 가곡으로 출발, K콘텐츠 시동 걸기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소공간은 예술가의 삶과 생존의 텃밭 

 

소 공간들이 늘어나고 있다. 생활 속으로 파고든 비워진 지하 공간들이 예쁘게 꾸며져서 콘서트홀이나 연습실로 사용하는 것은 건물의 용도 면에서도 효율적이다.  공간의 확장은  일자리 창출이 어려운  예술가들의 생존 텃밭 역할도 하는 것 같다. 

 

음악가들이  공간을 통해 도약과  비전을 이루는  드림(dream)공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공간이 외관상으로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여기에 예술혼의 호흡을 불어넣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그 콘텐츠가 사람들의 눈을 끌고 소비자를 만들어낼 때 공간은 비로소 존재가 되고 가치가 된다.

 

지하의 아트홀 공간뿐만 아니라 전시장, 갤러리도 마찬가지다. 만약에 공간이 기획을 통해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지 못하거나, 과거의 것만 반복한다면 매력을 상실하게 된다. 결국 공간은 소유가 아니라 순환 생태를  만들수 있느냐에 달렸다. 기획의 중요성이다.  그 어려움은 기획사 이름은 많아도 거의가 단순 대행사이고  진정한 기획사가 없는 것이 증명한다. 기획력은 축적된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에서 나온다. 사람들이 문화가 삶에서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시키고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예전의 반상회처럼 주민들이 모여서 자치적 문화를 기획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와  자율성을 주어야 한다.  영국의 노동당수가  '문화는 사치품이 아니라생필품'이라 말한 것에서 문화가 필수적임을 명쾌하게 말해준다.

 

신선한 충동이 창조의 에너지 

 

사람은 스스로 하는 것에서 재미를 갖는다. 이럴 때 자생력이 생기고 뿌리가 내린다. 모퉁이 마다 생겨나는 커피숍처럼 공간 확산만 유행이 된다면 채산성 악화가 불보듯 뻔하다. 도미노 현상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겸손한 마음으로 공간에 전문성을 받아 들여야 한다.  나중에 생긴 공간들은 더 많은  투자를 통해 사람들의 눈길을 끌려고 한다.  모든 공간이 갖는 아픔이자 한계다.  거대 자본의 체인화 커피숍들처럼 개인 커피숍 공간이 이들과 싸우는 격이니 어떻게 차별화의 경쟁력을 갖을 것인가.  이것이 문제가 아니겠는가. 그러나까 공간 생태학적 관점에서 냉철하게 생각해야 한다. 공간이 맛집 식당처럼  줄을 서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검색창을 달구어야 겠고, 홍보로 눈에 익게 해야 한다. 가장 큰 홍보는 입소문이다. 그곳에 서면 달라지고, 사용의 편리함, 친절함 등을 배려하면 좋을 것 같다. 

 

예가함 백승희 대표 K가곡 자문위원/ 통신원  위촉 (투움아트홀, 방배동 1번 출구 200m)

 

예가함의 출발이  더욱 비전을 갖기를 

 

예술가곡과 함께 하는 제 6회 연주회(4월 6일)를 투움아트홀(대표: 이준봉)에서 보았다. 처음으로 들려본 공간이다. 50석 규모의 작은 공간으로 음향이 좋았다. 이곳에서 예가함 동호인 성악가들의 열정과 땀이 베인 노래를 들었다. 훈련의 과정에 있는 성악가들이 우리 가곡을 부르는 모습은  우리의 사회 수준의 향샹을 보는 것 같아 흐뭇했다. 

 

먹고 사는  오감을 벗어나 예술 오감을 기르는 것, 상승 욕구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예가함을 이끄는 리더 백승희 대표에게 K가곡 자문위원과  통신원 위촉식도 함께 있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소중한 것은 독점이 아니라 함께 가는 것에 있음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무리 해도 복사본은 원본을 뛰어 넘지 못한다 

 

K클래식이 나서서 공간 활성화를 해야겠다는 영감을 받았다. 큰 소득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1위를 할 만큼 가장 훌륭한 콘텐츠다. 그 콘텐츠에는  우리가 살아온 것과 어렸을 적의 회상이 담겨있다. 생존의 위기를 살아가는 전쟁과 같은 현실을 게임으로 풀어 내면서 공감을 얻었다.  세상은 바뀌고 또 바뀌었다. 외국 예술 사조를 복사해 성취를 한 시절이 지나고 이제 너는 무엇을 갖었느냐가 중요한 때다.  소비자인 마음을 끌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시절의 문법은 낡아지면 약효가 떨어진다.  예술과 음악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소비자의 눈 높이를 생각해야 한다. K클래식은 앞으로. 우리 역사와 문화, 원형을 새롭게 해석하고 예술적 영감을 불어 넣어 독창성을 개발하고자 한다. 무궁화 꽃은 다시 피어나야 하고, 오징어 게임도 K 콘텐츠로 생산해 내는 것, 당면 과제가 아닐까 싶다. 

 

출연 성악가 바리톤 권영탁 김영철 류정한 장영명 황봉득 소프라노 김성혜 백승희 서은지 이영아 이순희 이정용 테너 이덕선 이정우  피아노 신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