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홍은표 테너 98세로 열창하는 모습 (12월 3일 오후 4시 30분 양재동)
바보야 문제는 당신이 아니라 환경이다
돈을 버는 방법은 노동(직장)을 제공하거나 상품(회사)을 팔거나 가능성이 있는 땅이나 증권을 사두는 간접 투자 방식이 있다. 예술은 어느 영역일까? 팔아야 한다는 목적은 하니다. 그림은 갤러리나 경매를 통해서 유통시킨다. 음악 역시 티켓을 통해서 수요자에게 공급한다. 문제는 실력과는 상관없이 상품으로서의 검증과 가치를 인정받았는가다. 절대 다수가 농사가 잘되어 품질도 좋고 수확은 풍성하나 가격이 안되어서 원산지에 그대로 있는 배추, 무우밭 신세다. 그러니까 문제는 당신이 아니라 환경이다. 쓸데없이 낙담하고 마음대로 절망하지 않아도 좋다.
소비자인 대중은 알려진 명곡, 스타를 선호한다. 근자에는 몇 초, 몇 분에 매진이라는 분, 초경쟁 해외 수입품으로 양극화가 더욱 심각해졌다. 솔직히 비싼 것만 예술로 여기는 층이 생길까 두렵다. 그 여파가 공연계에 어떤 영향으로 나타날 것인가? 여기에 공공예술은 거꾸로 공짜표를 뿌리거나 최저가다. 협공 당하는 입장에서 중간층 시장이 흔들린다. 그래서 콩쿠르 우승자가 험한 직종의 일을 하거나 투잡, 쓰리잡을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현실은 언제나 예술에 냉혹하다. 이것은 불변이고 진리인 것이 맞다.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순수 가치를 따르던, 시장 논리를 따르던 당신의 선택이다.
후불제 콘서트는 프로로 가는 코스, 하는 만큼 남는 것 아닌가?
기획사는 없고 대행사만 있다고 불평하거나 비난할 일도 못된다. 판매할 상품 개발이 없고, 이익을 볼수 없는데 누가 손해를 보려하겠는가. '게런티'를 받는 것은 상식이지만 그렇다면 '맛집'이 되어야 한다. 그 원리를 배우고 터득하는데 후불제 콘서트가 기여할 것이다. '후불제 콘서트'가 성장 가능한 예술가의 착실한 훈련장이요 코스로 뜀틀이 될수 있다는 판단이다. 기회가 늘고 , 노하우가 프로를 만든다. 여기에 플러스해서 모든 게 인터넷 검색인데, 당신은 얼마나 노출 되는가?
예술가들이 자기 카테고리에 갇혀 좌절하거나 비난이 두려워 과감한 시도를 하지 않는다면 시간을 잃고 만다. 생각을 바꿔어 보시라. 어떤 콘서트이든 대관에서 팜플릿 만들고, 이동하고, 준비하고, 의자 나르고, 이렇게 마련된 무대에서 노래만 하는 것인데, 개런티 안준다고 징징거릴 일인가. 똑똑한 사람은 후불제가 내 위치이고 GPS로 받아 들이면 편하다.
엠에이피건축그룹 양재동 본사 사옥내에 있는 홀 (토브컴퍼니 카카오뱅크 3333-0463-62250)
고객 감동 양심 후원과 계좌번호 등장, 일파만파 확산될 듯
내 손으로 일군 땅만이 유일한 생존 방법이다. 발명품이 어디 하루아침에 뚝딱해서 나오던가. 청중이 한 사람이어도 내 노래, 나의 작품에 공감하는 이가 있다면, 땡큐하고 달려오는 카카오 택시가 되어보자. 관객이 감동을 받은 만큼 양심 후원통과 은행 계좌번호를 내놓은 이번 콘서트는 시장 논리를 따른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내용도 좋았고 충분히 감동했다. 특히 98세 성악가의 오 솔레미오 열창은 가슴을 뭉클하게 했고 청중을 기립하게 했다. 후원이나 메세나 제도가 익숙하지 않은 나라에서 관객들에게 작품의 가치를 보고 대응하게 하는 훈련은 매우 소중하다.
이렇게 고객에 승부수를 띄우는 콘서트를 하다보면 연주 질도 올라가고 연주가의 실력도 일취월장한다. 그러다 보면 변수가 생기고, 더 좋은 환경, 생각치도 못한 기회가 온다. 익지도 않고 떫은체 꼭지가 떨어지는 땡감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보여주는 것, 내 놓는 것이 순서다. 확신을 무기로 삼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현장에서 10년 혹은 20, 30년 연주 활동을 이어온 개인이나 단체에게 물어 봐도 답은 뻔하다. 힘들고, 지치고 왜 이걸 해야 하느냐? 죽어도 안한다고 무대를 철수하면서 오페라단장들은 외친다. 그게 중독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중독이 어찌 마약과 비교하겠는가! 그래서 그 중독성을 위해 예술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 같다. 아프니까 청춘이지만 예술은 아파서도 늙어서도 한다. 입관하는 날 아침 까지 글쓰고 창의적인 기획을 하고 싶은 게 필자의 꿈이다 (ㅎㅎ~)
클래식의 발전과 문화부흥을 위한 살롱 콘서트 세미나레
K클래식도 후불제 콘서트에 참여해 시범 시뮬레이션에 나서겠다. 의심이 많은 사람은 강건너 불보듯 해도 좋고, 용기가 없는 사람은 눈치보고 관망하다 들어 와도 좋다. 하나 분명한 것은 선점이 시장의 지배력을 갖는다. 명사수라고 모두가 명중이겠는가? 누드 크로키 하듯 오늘도 창의의 스케치로 백지 한 장을 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