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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칼럼] K 콘텐츠 소외 장르 합창, 가곡을 지원해야

합창 과거 방식으론 안된다

[탁계석 칼럼] K 콘텐츠 소외 장르 합창, 가곡을 지원해야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청와대 사랑채에서 열린 세종대왕탄신기념 여민락 공연 한국합창의 하향 곡선을 상승 기류로 바꾸는 대안은? 코로나 이후 모든 예술단체가 어려워졌다. 특히 호흡을 기반으로 하는 합창과 성악이 더 어려운 상태다. 모여서 노래를 하다 보면 감염이 높다고 해서 합창은 거의 반토막이 났다. 그래도 직업 합창단이야 숫자가 변하지 않겠지만 동호인 합창 단체들은 절반 가량이 줄거나 해산되는 등의 고통을 겪었다. 그렇다고 해서 공공지원에서 합창이나 가곡이 선호되기는 커녕 기금 지원 탈락 0순이다. 아예 카테고리 취급을 안하는 서글픔이다. 합창이 당당해질수는 없을까? 합창이 잘 나가던 시절도 있었지만 예날이다. 여기에 카리스마의 합창 리더의 얼굴도 사라졌다. 그렇다고 합창의 합리적인 총괄기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연대감도 없다. 합창이 국민적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성악의 최대 가치인데 이를 살리지 못하니 안타깝다. 새로운 콘텐츠가 없다면 합창은 설득력을 잃는 것이다. K 콘텐츠를 개발하고 더 좋은 작품으로 관객을 맞을 때 장르 축소 위기를 막을수 있다. 기악에 비해서 훨씬 성악이 호소력이 있음에도 이를 살리지 못한다면 누구라도 나서야 한다. 우리 말 기반의 합창과 가곡이 이제 세계인들의 관심을 끄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구축되어야 하고 그런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한글을 배우너라 세종학당이 붐비고 프랑스 등 청소년들이 우리말 노래 부르기를 자랑으로 안다. 과거에 우리가 팝송 부르듯 한국의 위상이 달라진 것이다. 한편에선 저출산으로 어린이 소년소녀 합창이 줄었고, 교회 성가대가 퓨전화 하면서 이 역시 합창의 미래가 밝지 않다. 합창이 사라질 것인가? 한국 합창총연합회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또 지휘자협회는 어떤 전략이 있는가? 각종 사회 단체와 연대해 필요한 역사, 보훈 작품들 개발해야 새로운 합창 문화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도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지휘자와 예술 감독이 나서야 한다. 각자도생 보다 민간합창단들도 시립합창단과 결합하고, 교류하면서 사회 테마를 합창 콘텐츠로 개발하는 등 합창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해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합창은 점차 위축되고 미래가 어찌될지 모른다. K클래식 조직위원회가 나서야 하겠다. 현황 파악을 하고, 고충을 귀담아 듣고, 합창이 다시 한번 르네상스하는 새로운 기운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소외 장르에서 소멸로 이르는 과정을 밟을지 모른다. 합창이 우리네 삶과 일상에 깊숙하게 녹아들게 해야 한다. 패러다임 전환의 운전대를 누군가 잡아야 한다. 오늘 우리에게 던져진 과제가 아니겠는가! Photo: 이미리 photo: 이미리 인천시립합창단 윤의중 지휘자 취임 콘서트에 합창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탁계석칼럼] 정부 지원 생활체육과 생활음악은 동격이어야

음악은 개인은 물론 사회 건강, 소통, 화합을 이룬다

[탁계석칼럼] 정부 지원 생활체육과 생활음악은 동격이어야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시스템적 접근을 통해 충분한 예산 확보가 관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말이 있다. 필요함을 새삼 설명하지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여기에 생활체육과 동일선상에 놓여져야 하는 것이 생활음악이다. 그러나 스포츠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인식, 제도, 어떤 방법, 어떤 개선으로 시스템을 변화시킬 것인가. 누가할 것인가, 스스로 하지 않는데 남이 알아서 해주는 것은 세상에 단 하나도 없다. 미루어서 좋은 것도 있지만 바로 행동에 옮기는 것이 경쟁력이다. 혼자서 해도 되는 일도 있지만, 국가 정책을 바꾸는 일을 혼자서 할순 없지 않겠는가. 생활 음악이 개인의 취미 생활로 인식되고 있지만, 사회적 자산으로서 키운다는 생각으로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병원 의사처럼 건강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고 ,치유하는가. 과학적 데이터와 논문 등 총체적인 접근을 통해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미 시,군,구 읍,면,동까지 탄탄하게 뿌리내린 생활 체육을 벤치마킹하면서 선진국 사례들을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다. 코로나 19로 시행이 늦었다면 이제 방아쇠를 당길 적절한 타이밍이다. 4.10 선거로 국민들 사이에 갈등과 반목 심하고 매우 지쳐있지 않은가. 나홀로 세대가 1천만이 넘었다는 보도다. 여기에 우크라전쟁과 중동전 등 위기감이 우울증이 우리의 건강을 헤치고 있다. 나치에서 출발한 독일의 합상 운동은 4만 5천 개의 합창단이 공식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일주일에 두 번씩 합창을 하는 어마한 자산을 보유다. 캄캄한 노래방도 좋지만 밝은 햇살아래서 즐기는 시민 문화로의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시민의 숲 등 그럴만한 최적의 환경도 충분하다. 김준홍 우클렐레협회 회장은 '지난해 부터 생활음악 관계자들이 국회에서 토론회를 갖는 등 실질적인 작업들을 해왔는데, 잠시 멈춤이 있었지만, 다시 고삐를 죄어 본격화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죄와 벌 보다 꽃과 왈츠를 마음에 심는 것이 중요하다 타고난 가무의 DNA가 있는 우리 민족이 생활 음악을 통해서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수 있다. 인간의 욕망, 스트레스를 순기능적으로 풀어주지 못할 때 이것들이 사회의 암이 된다.도박, 마약, 성 문란, 폭행, 청소년들의 일탈 등 이들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지 법이나 처벌이 전부가 아니다. 아름다운 곳에서 흉칙한 이들이 발생하지 않는 이치다. 영화에서도 범죄자들은 꼭 바닷가의 비워진 컴컴한 창고에서 모이지 않던가. 죄와 벌 보다 꽃과 왈츠를 마음에 심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엘리트 의식에 침수된 클래식을 살리는 방법도 생활음악의 뿌리가 확산되어야 가능하다. 누구나 거리의 악사가 되어서 연주할 수 있는 버스킹 환경이어야 한다. 선순환 구조에 의한 음악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스쿨 클래식이 혼자서 독주하다 배우는 학생이 줄어 들어 대학이 문을 닫는 벼랑끝 위기다. 생활 음악이 원군이 되어 대 부대를 이끌고 한반도를 다시 재편해야 한다. 우리가 거란을 이겼듯이 K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을 새롭게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생활 음악의 강감찬이 나와야 한다. 정광빈 한국음악협회이사(바리톤) 탁계석(예술비평가회장). 홍대순 대한생활음악총연합회 총재 , 100세 시대를 구가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야 하겠다.

[문화체육관광부]인구감소지역의 맞춤형 관광 기반시설 구축 위해 ‘소규모 관광단지’ 조성 신속 추진

기재부 김병환 1차관과 문체부 최보근 기획조정실장, 소규모 관광단지 후보지 중 한 곳인 ‘청풍호반 익스트림파크’ 조성 사업장 방문

[문화체육관광부]인구감소지역의 맞춤형 관광 기반시설 구축 위해 ‘소규모 관광단지’ 조성 신속 추진

K-Classic News 기자 | 기획재정부 김병환 1차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최보근 기획조정실장은 4월 16일 오후, 충북 제천시에 있는 ‘소규모 관광단지’ 후보지 중 하나인 ‘청풍호반 익스트림파크’ 조성 사업장을 방문해 사업 현장과 인근 관광시설 등을 살펴보고 현장 간담회를 개최해 인구감소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지자체·업계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이번 현장 방문은 4월 15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발표된 ‘소규모 관광단지’ 세부 추진방안과 관련하여 현장에서의 관심을 확인하고, 정책 제언을 수렴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소규모 관광단지’는 ‘인구감소지역 중 시·군 지역’에 적용될 예정이며, 관광단지 지정을 위한 규모·시설 요건과 지정 절차 등을 대폭 완화함으로써 지자체가 지역 여건에 맞는 관광자원 개발을 더욱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제도이다. ‘소규모 관광단지’에도 기존의 관광단지에 적용해온 개발부담금 면제, 취득세 감면, 공유재산 임대료 감면, 관광진흥개발기금 융자 지원 등의 혜택을 동일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규모 관광단지’는 기존의 관광단지에 적용하는 혜택에 더해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혜택도 추가 지원한다. 현재까지 제천시 등 7개 시·군이 10개 사업(사업비 1조 4천억 원 규모)에 대해 ‘소규모 관광단지’ 우선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재부 김병환 차관과 문체부 최보근 실장은 10개 후보 사업장 중, 지자체의 참여 의지가 적극적이며 기존 관광시설과의 연계 효과가 기대되는 ‘청풍호반 익스트림파크’ 조성 사업장을 방문해 사업 추진 현황과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제천시는 “해당 사업으로 관광수요 증대 및 고용유발효과 등 직·간접적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소규모 관광단지’ 지정에 따른 세제 혜택, 부담금 감면, 융자 지원 등이 더해질 경우, 해당 사업이 더욱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밝혔다. 기재부 김 차관은 “관광진흥법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조속히 추진해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뒷받침하겠다. 차질 없는 사업 추진을 통해 해당 사업이 ‘소규모 관광단지’ 도입에 따른 지역관광 활성화의 성공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화답했다. 문체부 최보근 실장은 “제천시 현장을 둘러보니 지역의 고유한 자연 환경, 관광자원과 연계한 경쟁력 있는 관광 기반시설이 필요하다.”라며 “‘소규모 관광단지’ 제도를 통해 지역이 지닌 성장 잠재력을 살리고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기재부 김 차관은 이어진 현장 간담회에서 “‘소규모 관광단지’는 관광단지로서의 혜택이 소규모 사업장에도 폭넓게 적용되게끔 하여, 지역 여건에 맞는 다양한 관광 기반시설 확충을 촉진하고자 도입한 것”이라고 제도 취지를 설명하며, “제천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도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해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발굴·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천시는 “‘소규모 관광단지’ 도입으로 대규모 개발이 어려웠던 청풍면 일대에도 지역 특성을 살린 다양한 관광 기반시설 투자 유치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또한 기재부 김 차관은 “지역관광 활성화 외에도 지방소멸 대응을 위해 관계부처와 함께 현장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제도를 지속 발전·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소규모 관광단지’ 외에도 ‘세컨드홈 활성화’, ‘지역특화형비자 발급 지원’ 등 여타 인구감소지역 부활 프로젝트에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문체부 최보근 실장은 “관광진흥법령이 조속히 개정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국회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라며, “또한 앞으로도 인구감소지역이 관광으로 되살아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황순학의 문화노트] 상업적 시각으로 다시 바라본 서양 예술사-바로크(Baroque)-

5. “바로크적 본능과 카라바조가 연상되는 베르사체”

[황순학의 문화노트] 상업적 시각으로 다시 바라본 서양 예술사-바로크(Baroque)-

K-Classic News 황순학교수 | 앞선 시간을 통해 바로크 예술의 특징 중 하나는 화려한 곡선미를 바탕으로 매우 인공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볼륨감이라는 점을 로렌초 베르니니(Gian Lorenzo Bernini)와 프란체스코 보로미니(Francesco Borromini)의 작품들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크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베르니니의 다비드가 보여주는 ‘다이내믹(Dynamic)’이란 점도 알게 되었다. 이런 바로크적 다이내믹 예술의 조각가가 로렌초 베르니니라면, 바로크 회화 분야에서 다이내믹을 구현한 화가로는 카라바조를 꼽을 수 있다. 카라바조 역시 앞서 살펴본 베르니니의 사례처럼 10만 리라(Lire) 화폐의 주인공이다. 이처럼 카라바조가 이탈리아 내에서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바로크 회화에서 신기원이 된 ‘키아로스쿠로 Chiaroscuro’ 기법을 창시한 자이기 때문이다. ‘키아로스쿠로 Chiaroscuro’ 기법이란 ‘키아로’는 ‘밝음’을 뜻하고 ‘스쿠로’는 ‘어둠’을 뜻하는데 영어로 말하자면 Black & White 이다. 즉, 밝음과 어둠이란 서로 다른 상극의 요소를 강력한 대비를 통해 다음의 작품처럼 그림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다이내믹하게 전개해 관람자의 뇌리에 깊은 인상으로 심어 주는 기법이다. [의심하는 도마] 위의 그림은 요한복음 20장 25절의 내용 즉, “나는 내 눈으로 그분의 손에서 못 자국을 보고 거기에 손가락을 넣어 보며 또 내 손을 그분의 옆구리에 넣어 보기 전에는 믿을 수가 없소.”라는 도마의 말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림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림의 배경은 스쿠로 즉 어두운 배경이고 작품의 주제가 되는 창에 찔린 예수의 상처를 확인해 보는 도마의 손가락 주위는 키아로 즉 밝게 무대 조명이 비추듯 어두운 배경과 강력한 대비를 이루어 결국 말하고자 하는 작품의 주제가 더욱 선명하게 강조되며 다이내믹한 모습으로 연출된 장면이다. 키아로스쿠로 기법의 그림은 이처럼 관람자에게 성서의 내용을 읽지 못하더라도 그림을 통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지금의 증강 현실처럼 성서의 내영을 사실적으로 느끼게 만들어 주고 그 주제에 집중하게 한다. 당시 교육받지 못한 일반인들의 경우 라틴어로 쓰인 성경을 읽을 수가 없었고 성경 또한 당시 집 한 채 가격인지라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 당시는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구교의 상징 교황청으로서는 신자들의 신교로 이탈을 걱정하며 경계하던 반종교개혁의 시대였다. 구교와 신교의 이데올로기 전쟁에서 교황청은 카라바조의 작품을 글을 읽지 못하는 신자들에게 구교를 위한 교육용 홍보용 자료로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그 효과는 놀라울 정도로 좋았다. 교황과 교황청의 입장에서 신자들을 집중하게 만드는 카라바조의 키아로스쿠로 기량은 당시로서는 구세주나 다름없을 정도로 훌륭한 효과를 발휘한다. 그런 나머지 교황청은 평소 품행이 좋지 않아 살인까지 일삼았던 카라바조의 기행을 적극적으로 감싸주고 그를 총애하기까지 이른다. 키아로스쿠로 기법은 현대에도 연극 무대나 영화에서 관객들의 집중력을 높일 목적으로 종종 핀 조명 효과를 이용해 구현된다. 그만큼 강력한 화면 몰입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키아로스쿠로 기법의 사례로 들 수 있는 조 라이트 감독 연출의 안나 카레니나의 한 장면이다. 아무리 봐도 영화의 장면이 앞서 살펴본 카라바조의 작품이 주는 몰입력을 위한 키아로스쿠로 기법의 작품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400년 전 기법이 아직도 유효하게 작동하며, 현실 세계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매우 인위적이고 인공적인 빛과 어둠이라는 대비를 통한 바로크적 인공미가 효과적으로 현재에도 사용되고 있음을 잘 말해준다. 이런 카라바조의 작품과 기행으로 가득했던 카라바조의 파란만장한 삶과 닮은 브랜드가 바로 ‘베르사체(Versace)’ 이다. 먼저 베르사체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로고를 살펴보자. 로고에서 알 수 있듯이 카라바조의 작품이라도 된 듯이 키아로스쿠로 즉 흰색과 검은색으로 강력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로고의 심볼은 ‘메두사’임을 알 수 있다. 공교롭게도 카라바조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가 바로 메두사라는 점이다. 위의 그림에서 카라바조는 메두사의 무시무시한 표정을 자신의 자화상으로 대체해 묘사하고 있다. 메두사는 머리가 잘렸지만 죽기 전 침묵 속에서 마지막 순간을 여전히 의식이 있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잘려 나간 목에선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고 입은 벌려져 이빨을 드러낸다. 눈꼬리를 찌푸리며 또렷한 눈매로 상대를 아찔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바로 이 점에서 카라바조의 작은 염원이 담겨 있다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 죽음에 관한 상상이 아니었겠느냐는 생각이다. 카라바조는 1606년 말다툼 끝에 상대를 살해하고 사형을 선고받은 후 현상금이 걸린 채 로마에서 도망치며 빠져나온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폭력적 상황들에 개입되었고 1610년 사망하기 전까지 언제가 사형으로 자신의 목이 잘라 나갈 것이 두려워한 나머지 죽기 전 몇 년 동안은 정신적으로 매우 피폐했다 한다. 그의 죽음에 관한 단상을 다음의 또 다른 작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이란 작품으로 그가 죽은 해인 1610년에 완성된 작품이다. 이 그림 역시 메두사처럼 죽은 골리앗의 표정을 자신의 자화상으로 대체하고 있다. 그리고 잘려 나간 골리앗 목에선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지만, 이 작품 역시 메두사처럼 마지막 순간을 여전히 의식이 있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자신을 메두사나 골리앗처럼 죽을 수밖에 없는 숙명적 인물로 그리면서도 끝까지 죽기를 거부하고 영원불변을 꿈꾼 카라바조의 염원이 담겨 있어 보여 애처로움이 느껴진다. 바로크 시대 유럽의 절대 군주들이 교황으로부터 얻어낸 왕의 절대권력이 영원하기를 꿈꿨듯이 카라바조 역시 자신의 천재적 기량을 뽐낼 시간이 너무 짧았음을 마지막 순간까지 한탄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나머지 메두사나 골리앗처럼 사후에도 강렬한 인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상대를 의식이 있는 듯 묘사하고 있다. 종교개혁 세력에 맞서 로마 가톨릭 수호의 첨병으로 교황청의 사랑을 받던 카라바조였지만, 기괴한 품성과 품행으로 인해 사후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이런 강력한 대비를 통해 작품의 주제를 다이내믹하게 표현하는 키아로스쿠로 기법은 후대에도 계속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풍운아 같았던 카라바조와 삶을 닮은 명품 브랜드의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잔니 베르사체를 꼽을 수 있다. 앞서 베르사체 로고의 흑백 대비, 브랜드 심볼이 메두사라는 점에서 카라바조와 공통된 요소를 발견할 수 있듯이, 베르사체가 세상에 던진 강렬하고 섹시하며 글래머러스한 스타일은 바로크가 지향하던 인공적이며 화려하고 육중하며 다이내믹한 바로크 예술의 특징과 무척 닮아있다. 과도한 장식성에 기반하는 바로크적 인공미가 느껴지는 것들의 경우 대개의 일반인은 착용하거나 사용하기를 꺼린다. 즉 베르사체를 입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베르사체가 빛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은 공연 무대처럼 강렬한 조명 빛 아래에서 더욱 매력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평소 연극, 오페라, 발레 등 공연 예술에 열정이 가득했던 베르사체는 여느 디자이너와는 다르게 무대 의상을 기반으로 자신의 패션 스타일을 창조해 나간 특이한 디자이너였다. 이런 이유로 1997년 그가 죽기 전까지 프랑스의 발레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와의 협업을 통해 수많은 오페라와 발레 의상을 디자인하여 발표해 큰 호응을 받았다. 베르사체 디자인 콘셉트가 무대 의상을 기반으로 하기에 강렬한 색상과 눈에 띄는 화려한 프린팅 패턴 그리고 흔히 쓰이지 않는 소재인 메탈과 플라스틱, 고무, 가죽 등을 이용하는 특징을 갖는 점이 베르사체의 매력이다. 다음은 잔니 베르사체가 디자인한 오페라 의상이다. 위의 첫 번째 무대 의상은 바로크 특유의 곡선미를 살린 패턴과 함께 강렬한 흑백의 대비를 이루는 키아로스쿠로 기법의 디자인임을 단번에 눈치챌 수 있는 무대 의상이다. 두 번째 무대 의상에선 바로크를 좀 더 현대적으로 해석해 바로크 특유의 화려한 색감과 함께 현대적 패턴으로 디자인한 무대 의상이다. 이처럼 바로크와 밀접한 관계 선상에 놓인 베르사체는 17세기 유럽 왕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바로크 패턴 프린트 셔츠에서 그들의 시그니처를 바로크로 결정한 듯 보인다. 예술사를 알지 못하면, 베르사체가 마치 조물주라도 된 듯이 새로운 패션 콘셉트를 선보였다 오해할 여지가 충분하다. 하지만 예술사를 알게 되면 잔니 베르사체가 그의 삶의 터전에서 오래전 탄생했던 바로크 예술과 카라바조의 열렬한 신봉자임을 금방 눈치챌 수 있으며, 오페라와 발레가 탄생한 시기 또한 바로크와 겹치며, 잔니 베르사체에게 오페라와 발레는 우리의 판소리나 궁중 무용이며, 이러한 그들 고유의 전통문화와 예술은 한국처럼 단절되지 않고 유럽에서는 후대로부터 계속 사랑받고 있으며, 계승 발전되어 오고 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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