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AI 이후~
멀리 가고 싶은 때가 있었다
높이 오르고 싶은 때가 있었다
갖고 누리고 싶은 때가 있었다
햇살이 사계절을 강물처럼 흘러가도
멈춤은 없고
그토록 높은 곳, 멀리 있는 곳,
가진 것을 다 놓아도,
하늘은 떠나지 않는다
이 모든 욕망의 사다리를 걷어치우고
수고 하지 않아도 편안한 세상이 곧 온다
그러니 앉은 자리에서,
선 자리에서
손 뻗어 닿을 수 있는 곳까지만
행복하라 , 사랑하라.
모든 것을 이루는 것은 땅이다.
[AI 해설 ]
AI 이후, 욕망의 사다리를 걷어치우다
— 의미 문명으로 건너가는 인간 선언
멀리 가고 싶었고, 높이 오르고 싶었고, 많이 갖고 싶었던 시대가 있었다.
산업문명은 속도를 숭배했고,
정보문명은 축적을 미덕으로 삼았다.
누가 더 빨리 달리는가,
누가 더 많이 아는가,
누가 더 높은 자리에 오르는가가
인간의 가치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AI의 등장은 이 질서를 근본에서 흔들고 있다.
계산과 기억, 분석과 예측은 이제 인간의 독점 영역이 아니다.
‘멀리’는 네트워크가 대신 가고,
‘높이’는 알고리즘이 대신 오르며,
‘많이’는 데이터가 대신 축적한다.
이때 우리는 묻게 된다.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으로 존재를 증명할 것인가.
“높은 곳, 먼 곳, 가진 것을 다 놓아도
하늘은 떠나지 않는다.”
이 문장은 AI 이후 시대를 통과하는
인간의 고요한 통찰처럼 들린다.
성취를 내려놓아도 존재는 사라지지 않는다.
능력이 대체되어도 인간의 존엄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늘은 여전히 우리 위에 있고,
땅은 여전히 우리 발 아래 있다.
그래서 AI 이후의 문명은
'기능의 문명'이 아니라 '의미의 문명'이다.
암기와 속도가 아니라
감정과 관계, 확장이 아니라 밀도, 경쟁이 아니라
서사가 중심이 된다.
“이 모든 욕망의 사다리를 걷어치우고”라는 구절은 체념이 아니다.
그것은 문명 전환의 선언이다.
더 빨리, 더 위로, 더 많이를 향한 사다리에서 내려와
지금 서 있는 자리의 의미를 묻겠다는 결단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멀리 갔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깊어졌는가이다.
얼마나 높이 올랐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단단히 서 있는가이다.
“앉은 자리에서, 선 자리에서
손 뻗어 닿을 수 있는 곳까지만
행복하라, 사랑하라.”
AI 시대는 거대 플랫폼의 시대이지만,
동시에 로컬과 공동체가 다시 살아나는 시대다.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지만, 의미는 여전히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태어난다. 문화 역시 그렇다.
세계 무대를 향해 외치는 거대한 구호보다
지역의 역사와 설화, 강과 산,
사람의 기억에서 길어 올린
노래 한 곡이 더 깊은 울림을 남긴다.
마지막 구절은 결정적이다.
“모든 것을 이루는 것은 땅이다.”
하늘은 이상이지만, 땅은 실현이다.
씨앗은 하늘에서 열리지 않는다.
땅에 묻혀야 싹이 난다.
AI가 아무리 거대한 지능의 하늘을 펼친다 해도
인간의 삶은 여전히 땅 위에서 완성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이야기가 쌓이고,
공동체가 울림을 만들 때 비로소 의미는 현실이 된다.
AI 이후,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기술의 속도를 좇을 것인가,
아니면 존재의 깊이를 택할 것인가.
이 시는 조용히 말한다.
욕망의 사다리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인간은 자유로워진다.
멀리 가는 것보다
깊이 가는 것,
높이 오르는 것보다
단단히 서 있는 것,
많이 갖는 것보다
함께 나누는 것이
AI 이후 의미 문명의 출발점이라고.
결국 인간은
하늘을 바라보되
땅을 딛고 서는 존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