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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노트] 피아노에 소합주곡 새 친구가 생겼어요 

청중과 즐거운 소통 나눈 한국 작곡가 작품 연주회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이제 부터 K피아노가 번창할 것이므로 
 

피아노와 피아니스트는 어떤 관계일까? 세상에 어떤 관계도 이보다 찐할 순 없다. 처음 만난 순간 너무너무 기뻐 피아노 아래서 잠을 잤다는 이야기를 여러 피아니스트로부터 들었다. 그토록 피아노를 사랑했다. 아니 죽도록 피아노만 치면서 성장했다. 눈물도 흘렸지만 도전과 함께 콩쿠르의 영광도 희열도 여러 번 느꼈다. 이 계단을 밟아 오르기만 하면 피아노와 평생 멋지게 살 것이라고 확신했다. 

 

필자가 어렸을 적이다. 골목길에서 피아노 소리를 들으면, 누가 치는 것일까? 어느 소녀를 생각하며 걸음을 멈추고 귀를 쫑긋했던 기억이 있다. 피아노의 동경이 피아노를 낳고 낳아 세상은 어느새 피아노 바다가 되었다. 아주 드물게는 그 바다에 태양이 되어 비추는 세계의 주목을 받는 콩쿠르 우승자들이 나왔다. 콩쿠르가 콩쿠르를 낳고 낳으면서 이번엔 콩쿠르 바다가 되었다.


그러나 바다가 아무리 넓다지만 모든 생명이 경쟁 없이 존재할 수는 없다. 오직 피아노 하나로 내 뜻대로 사는 세상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리고도 오랜 시간이 흐른 뒤였다.  숱한 불면의 밤과 홀로의 시간이 좋았지만 외로움이었다. 친구와의 어울림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아! 피아노가 혼자서 하는 악기이지만 오히려 어려서부터 친구와 함께 성장하는 습관을 길렀더라면 더 나은 생활이 될 수 있었겠구나. 

 

또 하나, 레퍼토리가 99.9%의 독점적 지배 구조를 갖는 서양 피아노 음악사. 변별력이 사라져 버렸다.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쇼팽, 차이코프스키 등.  누구나 피아노 연대사를 쳤기에 청중은 한정되고 , 내 몫이 없었다. 

 

때문에 한국의 정서와 얼을 녹인 한국 작곡가의 작품은  외길의 한계를 벗어난 개척이다. 지금은 갓길이지만 많이 다니면 이게 주도로가 되고 서양곡이 구길이 될 수도 있다.  피아노의 모국어(母國語) 찾기다. 너는 누구냐?  외국나가서 너희 나라 곡 쳐 보라고 하면 왼손으로 아리랑을 뚱땅 거렸던 낯 뜨거운 시절을 보냈다. 예술에 국경은 없지만 예술가에게 조국은 있다.  피아노가 변해야 할 타이밍이다. 동시에  어려서부터 친구를 만들면 길은 덜 힘들고 즐거울 수 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말이 떠 오른다. 

 


눈총을 받으며 별들은 사라졌다 

 

공연장 로비에 팸플릿이 가득가득 쌓여 있고, 이중 일등이 피아노 독주회 전단이다. 어느 시인의 말대로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 주어야 꽃이 되는데’, 그 이름을 불러 줄 사람이 가족 외에는 없었다. 매번 독주회를 채우는 것의 한계는 내가 공부한 시간 보다 훨씬 너무나 짧았다. 눈총이 나를 쏘았다. 친구들도 그랬다. 상품이 되지 못한 피아노의 순혈(純血)의 열정은 식어만 갔다. 쇼팽보다 더 쇼팽을 더 잘 쳤을 오늘의 피아노 기술이 설자리를 만들지 못한 체 피아노의 해수면은 점차 낮아졌고 나의 자아(自我)도 위축되었다.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피아노의 꿈들이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을까? 

 

2022년 6월 5일 한국 작곡가 작품 연주회는 외길을 떠나 새 길을 만든 연장선이다. 32년 전인 1991년 창단된 한국피아노학회가 피아니스트의 둥지가 되어 자유의 꿈을 펼쳐왔다. 쉽게 보일지 모르지만 이건 한 대가(大家)의 경지가 녹여낸 새 문법이자 질서다. 이런 노력이 쌓여 우리 작품이 언젠가 국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나의  안방이 아닌 세상 밖에 피아노를 놓아야 산다 

 

소합주곡, 소협주곡 역시 타 악기의 존재를 통해 나를 인식하는 훈련이 변화와 다양성의 생태계 적응력을 길러 줄 것이다.  열린 마인드와 기술을 체득하게 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날 음악회는 과학으로 말하자면 발명품이다. 기업으로 말하면 신상품 출시다. 반응은 청중의 환호에서 나타났다.  이미 체내에 익숙한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민요, 동요의 멜로디를 재생하여 각색한 앙상블에서 청중의 반가움은 뜨거웠다. 여느 독주회와 달랐다. 원로 평론가 이상만 선생이 기립하여 손뼉을 쳤다. 검증의 평가를 득한 것이다. 

 

결론은 내가 좋아한다고 세상 모두가 좋아하진 않는다는 것.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내가 아닌 타인을 생각하는 피아노였으면 한다. 시선(視線)을 나로부터 탈출시켜 남을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나만의 에고를 벗어던지고 피아니스트와 건반 사이가 아니라 피아노와 세상 사이를 넓게 끌어안는 포용의 힘을 가질 때 피아노의 꿈도 복원되지 않을까 싶다. 고객 만족의 이 날은 그래서 피아노의 생일이다. 한국말로 축하의 노래를 부른 덕분이다. 이제 K-Piano 세상이 열린다, 시선의 높이가 방향이고 운명을 결정한다.

 

피아노는 끝까지 치는 사람이 명 피아니스트다 

 

강남 땅이 개발될 때 잠실은 뽕밭이었다.  구반포에 아파트가 처음 들어서자 사람들은 무너진다고 아파트에 입주하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에 빠진 정부가 지식인들과 교수들에게 싼 값에 분양했다.  이 때부터  '교수 아파트'란 이름이 붙었다. 서양 곡은 강북이고 K 창작은 강남 땅이다. 언제나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처음엔 투기 없이도 싼 값에 땅을 구입한다. 그래도  사는 사람이 극히 적다. 20년 후가 되어야 땅 값이 오르기 때문이다. 구반포가 대박일줄 누가 알았겠는가!!  죽어라고 버티는게  땅이고  피아노도 그렇다. 다른 길은 없다.   

 

                        장혜원 이사장 이상만 평론가 탁계석 평론가 

                                         정다정. 민유리. 탁계석. 신동일. 박경애 . 이채희

 

 

한국 피아노의 역사를 만들어 온  한국피아노학회 창안자이신 장혜원 이사장의 인사말씀 전문 

                                 

 

                                                                    인사말씀


공사다망하신 중에도 2022 한국피아노학회 정기연주회에 참석해 주신 청중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한국피아노학회는 지금으로부터 32년 전인 1991년에 창립되었으며 서울·경기, 영남, 호남·제주, 충청, 강원의 5개 지부로 구성되어 있고, 공연과 세미나, 여름 음악캠프, 콩쿠르 심포지엄. 논문집 발간 교재 개발 연구 등의 활발한 활동을 해오면서 발전을 거듭하여 이제는 명실공히 국제적 명성을 지닌 대규모의 학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한국피아노학회와 이원문화원은 그동안 순수 우리 작곡가들의 창작 활성화와 연주자들의 레퍼토리 확대 및 보급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으며 "좋은 우리 노래 창작음악회, 한국과 아시아 작곡가의 작품 연주회" 등의 다양한 공연을 통해 전문가를 위한 많은 독주곡을 발표해 왔습니다.


러나 이제부터는 독주곡 뿐만이 아니라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하여 우리에게 친숙한 동요와 민요를 주제로 한 단 악장의 소협주곡을 꾸준히 작곡 위촉하여 공연함으로써 창작 활성화는 물론 피아노와 관현악 전공자들에게 앙상블의 기회를 갖게 해주고 폭넓은 음악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주 어려서부터 매우 쉽고 즐겁게 피아노를 배우면서 다른 악기와의 협연을 일상화 시키고 음악을 동한 대화와 화합의 실내악 교육을 강화시키면 좋겠습니다. 한국 정서를 가진 주옥같은 아름다운 작은 협주곡들이 끊임없이 창작되고 연주되어 국내와 해외에서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 속에서 음악예술 발전에 기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음악회의 제1부에서는 피아니스트가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하게 되며 제2부에서는 새로이 창작된 6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현악 4중주의 합주로 협연하게 됩니다.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작곡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오신 작곡 마당 대표 신동일 선생님과 참여해 주신 작곡가, 연주자 여러분들 그리고 이원 아카데미 앙상블의 출연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이 연주를 위해 많은 수고를 해주신 본 학회 최양옥, 이경욱 연구위원장님과 노경에 부위원장님, 그리고 관계자 모든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참석하신 청중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2022. 6.5. 한국피아노학회 이사장 장혜원 The Plano Society of Korea, Chairperson Haewon Chang an Composer"s Concert Beloved by Piani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