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흔히 장보다 뚝배기 맛이라고 한다. 술도 주종에 어울리는 술잔에 마셔야 맛과 분위기가 배가 된다고 한다. 정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서양의 레퍼토리라고 해도 우리 DNA 핏속에 감도는 우리 얼과 혼이 그대로 와 닿을 수 있겠는가. 이탈리아 사람을 대상으로 피자와 스파게티를 얼마나 팔수 있겠는가?때문에 만들어진 것이 아리랑 코러스다. 10년 전 필자의 제의에 즉석에서 화답한 이병직지휘자는 그러지 않아도 아리랑 악보들을 가득 모아놓고 있었는데,이같은 제안을 하니 너무 반갑고 마지막 숙제를 하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고 어느새 10년 세월이 훌쩍 지났다. 출발 시점에서는 적어도 몇십 개의 아리랑 합창단을 만들고, 세계 몇 곳에 만들 구상이었으나 생각만큼 속도가 나지 않았다. 행정의 힘이나 네트워크가 부족한 탓이다. 설상가상 코로나로 적지 않은 단원 감소를 치르면서 이번 10주년을 맞는다.
바야흐로 K 콘텐츠 시대에 아리랑 코러스가 본격적인 해외 진출과 세계 네트워크와의 연계로 확산되기를 바란다. 수입 문화에서 수출문화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정부지자체가 우리 정신, 우리의 얼을 높이 살리는 작업을 해야 된다.
때마침 내년 2025년 광복 80주년이다. 아리랑 코러스가 플랫폼이 돼어서 우리나라 창작이 활짝 자유 의지를 불살랐으면 한다. 주권은 회복하였으나 정신이 사대주의에 침수된 상태라면 우리 정신 뿌리와 문화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축사>
탁계석(비평가, K클래식 회장)
한국의 얼과 문화, 정신이 녹아든 상징성이 아리랑에 담겨 있습니다. 때문에 전 세계인들이 아리랑을 좋아하고,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로 선정이 된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해방 이후 서양 문화를 받아들이고, 해외 유학을 가고, 콩쿠르를 하면서 서구 클래식으로 연주 기술력이 향상되고 수많은 레퍼터리들을 연주하면서 역량을 쌓아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클래식과 국악이 경계를 긋고 마치 남을 보듯이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서양의 정서를 마치 우리 것인냥 받아들여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죠. 이것은 국제화 시대에 꼭 필요한 일이지만 너무 한쪽에 경도되어서 우리 것을 외면하고 거부한다면 문화 사대주의에 빠지는 모습이 됩니다. 주권이 회복된 나라, 대한민국이 중심 국가의 위치에 오른 Kpop,BTS 나라가 공공합창단, 오케스트라 연주곡의 90%를 넘게 외국 곡이 차지하는 것은 이제는 극복되어야 할 국가 정체성의 문제가 아닐까요? 아리랑 코라스를 만든 이유입니다.
우리 정신과 우리의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을 바탕으로 핏속에 감도는 DNA적 정서를 만들어 가자고 한 것이 벌써 10년이 흘렀습니다. 그 어떤 지휘자보다 탁월한 지휘력과 한국 작품의 해석력을 가지고 있는 이병직 지휘자가 이에 호응해서 아리랑 코라스를 만들었고, 지금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은 적어도 수십개의 아리랑 코라스가 만들어져서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정서로 우리가 세계에 우뚝 서는 그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합니다.
바야흐로 K 콘텐츠 시대에 우리 K 클래식이 세계의 주역이 되는, 합창에서도 우리 작품을 세계 합창계가 부르는 그런 시대가 왔으면 합니다. 그간 땀 흘린 지휘자와 단원 모두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