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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경 프리뷰] “처용 업고 튀어”

오페라 „처용“ 유럽 3개국 순회 공연

 

K-Classic News 노유경 기자 

[노유경 프리뷰] 

“처용 업고 튀어” 심판 받는 K-신의아들, 처용 

 

오페라 „처용“ 유럽 3개국 순회 공연 

2024년 6월 9일 오후 5시, 프랑스 파리 오페라코미크

2024년 6월 11일 오후 8시,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홀

2024년 6월 13일 오후 7시 30분,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

 

서유기에 나오는 삼장법사의 제자 손오공의 “여의봉”을 우리는 안다. 스타워즈의 라이트 세이버 (Lightsaber)나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마법 지팡이의 원조가 아닐까? 싶다. 이 여의봉을 선물한 동해 용왕이 서유기에 나오지만 설화라는 것이 원래 해석본이 다양한지라 입양하고 이해 하는 방법 또한 개인의 몫이기도 하다. 

 

처용 설화도 갈래가 여럿이다. 처용이 동해 용왕의 아들이니 신의 아들인 셈이다. 한국 최초의 간통죄를 눈감아 준 마음이 바다 같은 지아비 처용 버전이 있다. 처용의 아내를 탐내어 그녀와 동침한 역신은 때로는 세상 호로 잡놈이기도 하고, 때로는 처용의 손님 접대 차원으로 기꺼이 아내와 하루를 보낸 객이기도 한 버전이 또 있다.

 

이영조의 “처용”은 심판받는다. 옥황상제의 아들이니, 하나님의 아들, K-예수인 셈이다. (종교인들은 종교적으로 제 글을 이해하지 마시길) 이영조의 처용은 아내를 남에게 내어 주면서 나라를 구해 보겠다는 윤리와 도덕을 팔아 먹은 찌질한 남자이기도 하고, 우유부단하여 햄릿이 떠오르기도 한 캐릭터이다. 한국 설화 처용에서는 이미 선을 넘은 역신과 처용 아내의 동침 장면이 나오는데 이 오페라의 처용 아내, 가실은 자결한다. 

 

지금부터 37년 전에 초연 되었던 작품 [처용]의 해설부터 얼마 전 까지 포스팅된 따끈한 칼럼 속에 하나같이 빼지 않고 언급하는 처용 키워드가 있다. 그것은 “바그너의 유도 동기” 이다

 

“한국 전통음악과 바그너의 유도동기 기법(라이트 모티브)을 접목한 창작 오페라”

 

37년 전 씌여진 작품 해설을 아주 오랫 동안 계속 연이어 현재까지 곰탕을 끓이는데 글쓴이는 이 부분의 연유가 무척 궁금하다. 이게 무슨 뜻일까? 음악적인 '캐릭터'로 인식하게 할 수  있게 반복적인 음악적 아이디어를 자주 표출하거나 특징 있는 멜로디를 업어서 “처용 업고 튀어”를 볼 수 있는 기억장치에 집중하고 싶다.

 

이번 파리/ 베를린/ 빈 3개국를 순회하는 K-신의 아들 처용은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한국 민족의 입맛을 비껴간다. 현재 한국 작곡계의 거장이라 불릴 수 있는 81세 작곡가 이영조는 만나 뵐 때마다 머리가 숙어진다. 뿜어지는 바이탈은 격세지감을 조롱한다. 홍석원의 지휘와 이지나의 연출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국립합창단이 오페라 처용을 콘서트형식으로 공연한다. 

 

작품을 연주하게 될 때 작곡가의 역량과 작품을 다시 곱씹어보는 일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한 달 전 5월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임준희 작곡가 오페라 “시집가는 날”이 뉴서울 오페라단에 의해 공연되었다. 인도네시아에 사는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시집가는 날” 작품의 작곡가가 누구입니까? 아무리 공연 팸플릿을 봐도 작곡가의 이름이 눈에 띄질 않는다고 했다. 이번 유럽 순회공연을 계기로 작곡가 이영조가 다시 주목되는 소중한 시간를 기리며, 2024 파리 올림픽 개최 기념을 위해 유럽을 순회하는 150여 명의 한국 예술단원들을 유럽에 살고 있는 재외 동포들은 기다리고 있다. 

 

한국 오페라 입장권의 가격이 천차만별이겠지만 이번 유럽 순회공연 입장권은 파리와 빈의 가격이 동일하고 베를린 티켓이 조금 높게 책정되었다. 이번 콘서트 연주용으로 각색된 오페라 입장료는 다음과 같다.

파리: 카테고리A 50유로 (약 72500원), B 30유로 (43500원), C 15유로 (21750원)

베를린: 카테고리A 58.85유로 (약 85300원), B 36.85유로 (53400원), C 24,35유로 (35300원)

빈: 카테고리A 50유로 (약 72500원), B 30유로 (43500원), C 15유로 (21750원), D 10유로, E 5유로 

*1유로: 1450원

 

이영조 프로필을 간단히 적었다:

연세대학교 음악대학과 동대학원, 뮌헨 국립음대 최고위과정 졸업, 미국 음악원(D.M.A.)과 연세대학교 교수를 역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장,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 예술의전당 국립오페라단 및 합창단 이사, 수원국제음악제 운영위원장, 스즈오카 국제오페라 콩쿠르 심사위원, 아시아 작곡가연맹(ACL) 조직위원장, 국제현대음악협회(ISCM) 한국 대표, 코리안심포니 초대 이사장, 전주국제소리축제 초대 예술감독을 역임, 난파음악상,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 한국비평가협회 한국의 음악가상, 한국작곡가회 한국 작곡 대상, 한국평론가협회 최우수 예술인 음악 부문을 수상, 한국문화예술교육지원위원회 위원장, 1995년 창립된 비영리 전문예술법인 (사)한국코다이협회 이사장으로 활동.

 

왼) 이영조, 탁계석, 임준희, 노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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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노유경 Dr. Yookyung Nho-von Blumröder, 쾰른대학교/아헨대학교 출강, 전통음악앙상블K-Yul 음악감독, 국제독일교류협회대표, 음악학박사, 공연평론가, 한국홍보전문가, 독일/서울 거주, Ynhovon1@uni-koeln.de, 인스타그램: Hangulmanse, kyul-germ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