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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미 칼럼] 광야를 지나며, 우리는 아직 버텨지고 있다

영화 〈신의 악단〉 OST로 다시 만난 한 곡의 기도

K-Classic News 손영미 (작가·시인·음악칼럼니스트)

 

 

요즘 우리는 각자의 광야를 건너고 있다.
말하지 못한 사연을 품은 채, 설명할 수 없는 고단함을 등에 지고 오늘이라는 사막을 묵묵히 지나간다.

 

그래서였을까. 영화 〈신의 악단〉 속 여러 찬양 가운데 유독 오래 마음에 머문 곡이 있다. 히즈윌의 〈광야를 지나며〉다.

 

이 노래는 귀로 듣는 음악이 아니다. 가슴으로 버텨온 시간을 조용히 불러낸다. 말이 되지 못한 기도가 마침내 노래가 된 순간처럼.

 

“내 삶 자체가 광야였다.”
이 곡의 작사·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장진숙의 고백이다. 그래서 이 노래에는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진실이 있다. 견뎌본 사람만이 아는 어둠의 밀도, 기다려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문장의 온기다.

 

‘광야를 지나며 ’
왜 나를 깊은 어둠 속에 홀로 두시는지
Why do You leave me alone in such deep darkness?

 

어두운 밤은 왜 그리 길었는지
Why did the dark night stretch so endlessly?
나를 고독하게
To cast me into solitude,
나를 낮아지게
To humble my spirit,

 

세상 어디도 기댈 곳이 없게 하셨네
Leaving me no place to lean on, no refuge in this world.

 

광야, 광야에 서 있네
A wilderness, I stand in the wilderness.

 

주님만 내 도움이 되시고 주님만 내 빛이 되시는
Where only You, Lord, are my help, and only You are my light;
주님만 내 친구 되시는 광야
A wilderness where You alone are my friend.

 

주님 손 놓고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곳, 광야
A place, this wilderness, where I cannot live a single day without Your hand.

 

광야
The wilderness.

 

주께서 나를 사용하시려
That You might use me, Lord,

 

나를 더 정결케하시려
That You might purify me further,

 

나를 택하여 보내신 그 곳, 광야
This is the place You chose and sent me to, the wilderness.

 

성령이 내 영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곳, 광야
The wilderness, where the Holy Spirit makes my soul reborn.

 

광야에 서 있네
Here I stand, in the wilderness.

 

광야
The wilderness.

 

“왜 나를 깊은 어둠 속에 홀로 두시는지”라는 첫 소절은 질문이라기보다 울음에 가깝다. 그러나 그 울음은 절망으로 향하지 않는다. 노래는 “모든 것을 이미 예비하셨다”는 고백으로 조용히 방향을 바꾼다. 광야가 벌이 아니라 준비였다는, 뒤늦은 깨달음으로.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 너를 광야의 길로 인도하신 것을 기억하라.”
신명기 8장 2절은 이 노래의 뿌리이자, 우리 삶을 해석하는 문장이다.

 

〈광야를 지나며〉는 광야를 지워주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말한다. 광야에서도 놓지 않아도 될 손이 있다고. 자아가 부서지고, 높아지려 했던 꿈을 내려놓는 자리에서 비로소 숨이 다시 시작된다고.

 

그래서 이 곡은 승리의 찬가가 아니라 존재의 고백에 가깝다.
“나를 통해 주님만 드러나시기를.”
우리가 한 번쯤 울컥하며 삼켜본 바람이다.

 

이 곡을 부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완성도가 아니라 정직함이다. 크게 울리지 않아도 된다. 다만 한 음 한 음이 자신의 광야를 통과해 나오기를 바란다.

 

〈광야를 지나며〉는 잘 부르는 사람보다 버텨본 사람에게 더 잘 어울린다.
광야는 누구에게나 오지만, 모든 광야가 우리를 무너뜨리지는 않는다.
어떤 광야는 우리를 다시 살게 한다.

 

오늘도 광야 한가운데 서 있는 당신에게,
이 노래가 말없이 곁에 앉아 끝까지 함께 걷는 한 줄기 빛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