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리뷰 한경수 | 박소연의 이 작품은 검은 대지 위에 드러난 단면처럼, 감춰져 있던 시간과 감정의 층위를 조용히 드러낸다. 거칠게 마감된 어두운 화면은 무한한 침묵과 여백을 상징하고, 그 속에서 금빛과 유기적인 곡선으로 드러난 내부 구조는 자연이 축적해 온 시간의 흔적이자 내면의 결을 연상시킨다. 마치 암석의 단면이나 지질학적 표본을 바라보듯, 작품은 표면과 내부, 외부와 본질 사이의 경계를 시각적으로 가로지른다. 작가는 재료의 물성과 질감을 극대화하여 우연성과 필연성이 공존하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금빛의 결정과 유려한 선들은 파괴 이후에 드러나는 또 다른 아름다움, 혹은 상처 이후에 비로소 인식되는 존재의 깊이를 암시한다. 이 작품은 단순한 추상이 아니라, 시간·자연·인간의 내면이 교차하는 지점을 응축한 하나의 풍경으로, 관람자로 하여금 보이지 않던 세계를 응시하게 만든다. This work by Park So-yeon reveals hidden layers of time and emotion, like a cross-section of the earth exposed beneath a dark surface. The rough,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예술은 공연장이 아니라 삶의 자리에서 숨 쉬어야 하고, 무대 위가 아니라 일상의 호흡 속에서 존재해야 한다. 오늘날 예술이 위기에 처한 이유는 재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예술가가 살아갈 생활 구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공연은 있어도 일상은 없고, 작품은 있어도 지속은 없다. 이 간극을 메우지 못한 채 예술은 점점 삶의 주변부로 밀려났다. '아츠 카페(Arts Café)'는 이 단절을 회복하기 위한 공간적 제안이다. 이곳은 예술을 소비하는 장소가 아니라, 예술이 머무는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공간이다. 아츠 카페에서 예술가는 손님이 아니다. 연주자는 초대받는 존재가 아니라 공간의 주인이며, 관객은 박수를 치고 떠나는 방문자가 아니라 함께 시간을 공유하는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공연만으론 살 수 없는 시대에, 연주가 삶의 기반이 되는 구조 없이는 어떤 예술도 지속될 수 없다. 아츠 카페는 연주·대화·교육·휴식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생활 리듬 안에서 작동하는 생활형 예술 플랫폼이다. 이곳에서는 커피를 마시다 음악을 듣고, 음악을 듣다 삶의 이야기를 나누며, 그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이 다시 연결된다. 이 연결의 회복이야말로
K-Classic News 오형석 기자 |실내악은 언제나 '관계의 예술'이라 불려 왔다. 독주처럼 한 인물이 전면에 서는 음악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성격과 음색을 지닌 악기들이 긴 호흡 속에서 균형과 긴장을 만들어내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오는 2월 2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앙상블 클랑(바이올리니스트 이수아, 비올리스트 이주연, 첼리스트 김인하, 피아니스트 이선미)의 정기연주회는 이러한 실내악의 본질을 가장 정통적인 방식으로 조명하는 무대다. 고전에서 낭만으로 이행하던 시기에 탄생한 두 편의 피아노 사중주를 통해, 음악사적 전환기와 인간 내면의 감정 지형을 동시에 탐색한다. 앙상블 클랑은 바이올리니스트 이수아, 비올리스트 이주연, 첼리스트 김인하, 피아니스트 이선미로 구성된 실내악 팀으로, 지난 2021년 결성 이후 정통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탄탄한 음악적 호흡을 구축해 왔다. 이들은 화려한 기교나 과도한 해석보다는 작품의 구조와 악기 간 관계에 집중하며, 실내악 고유의 밀도와 서사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데 강점을 보여 왔다. 이번 정기연주회 역시 이러한 앙상블 클랑의 정체성이 가장 분명히 드러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공연의 문을 여는 작품
K-Classic News 오형석 기자 |제2회 콘서트월드 국제 실내악 페스티벌이 지난 1월 26일 여수 디오션 컨벤션홀과 2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서울대 교수), 윤성원(건국대 교수), 송지원(이화여대 교수), 최정주(추계예술대 교수)를 비롯해 첼리스트 수렌 바그라투니(Suren Bagratuni·미시간주립대 교수),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자이자 상하이음악원 교수 멍라 황(Mengla Huang), 심양음악원 교수 자웨이 지아(Jia Wei), 텐진 줄리아드 교수 안젤로 시앙 유(Angelo Xiang Yu), 예후디 메뉴힌 음대 교수 보양 왕(Bo Yang Wang) 등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또한 바이올리니스트 류지연, 김지영, 이은새, 홍의연, 비올리스트 조재현·최하람, 첼리스트 백나영, 김인하, 부윤정, 장하얀, 이예성, 김솔다니엘, 이후성, 이재영 등 국내 중견 및 차세대 연주자들이 함께 무대를 꾸미며 세대 간 조화를 이뤘다. 윤성원 교수가 이끄는 바체비치 바이올린 4중주는 날카로운 선율과 복합적인 리듬으로 긴박한 에너지를 선사했고, 송지원 교수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100세 합창단의 활약상 지금은 문화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구조가 무너지는 시기다.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지역 소멸, 단절된 관계망 속에서 사람들은 말할 곳도, 노래할 곳도 잃어가고 있다. 문화가 사치가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 된 이유다. 합창은 가장 원초적이고 효과적인 공동체 문화다. 악기가 없어도 되고, 전문 지식이 없어도 된다. 서로의 숨과 박자를 맞추는 과정 자체가 소통이며 회복이다. 그래서 합창은 공연 이전에 관계의 기술이고, 문화 이전에 정신 건강의 장치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문화정책은 ‘찾아가는 문화’에 머물렀다. 공급자는 있었지만 주인은 없었다. 이제는 시·군·구·읍·면·동 단위에서 주민이 주체가 되는 풀뿌리 합창단이 필요하다. 방방곡곡 우리동네 합창단은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에 뿌리내리는 문화 인프라다. 이 흐름은 문화복지이자 정신건강 ESG의 실천 모델이다. 외로움과 고립을 줄이고, 세대와 계층을 잇는 가장 저비용·고효율의 사회적 처방이다. 기업이 관심 가져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합창은 보여주기식 후원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 가치 투자이기 때문이다. 지금이 아니면 늦는다. 노래하지 않는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어제 KBS 슈퍼 K-가곡에 대한 손영미 작가의 칼럼이 본지에 실리자 역대급 독자 6만 뷰(63,996)를 기록한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사건이다. 가곡이 낡은 장르라는 통념을 단번에 무너뜨렸고, 노래 그 자체의 힘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 숫자는 곧 다음 질문을 던진다. 왜 노래는 경연이라는 틀 안에서만 비로소 주목받는가. 손작가의 말 대로 노래는 본래 경쟁의 대상이 아니다. 삶의 순간을 건너며 스며드는 감정이고, 반복 속에서 깊어지는 기억이다. 경연은 주목을 만들 수는 있어도, 노래의 생명을 연장하지는 못한다. 무대 위의 감동이 일상의 레퍼토리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조회수는 박제된 기록으로 남을 뿐이다. 이 지점에서 K-클래식이 제안하는 대안은 분명하다.지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문화가 있는 날’을 월 1회 수요일 하던 것을 매주하여 월 4~5회로 늘린다는 것이다ㆍ이를 기점으로 방방곡곡 우리동네 합창단을 만들어 시·군·구·읍·면·동까지 확산하는 기초 풀뿌리 문화 구조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공연 확장이 아니라 찾아가는 문화를 넘어서 찾아 오는 문화로, 지역이 공급만 기다리는 천수답 문화가
K-Classic News 기자 |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은 지난 1월 16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한양의 수도성곽’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 서울시는 유네스코로부터 신청서가 정식으로 접수됐음을 확인하는 공문을 1월 30일 수령했다. 이에 따라 ‘한양의 수도성곽’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공식 절차에 들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심사를 받는 단계를 밟는다. 이번 등재 추진은 국가유산청을 중심으로, 서울시와 경기도, 고양시가 공동으로 참여해 진행됐다. ‘한양의 수도성곽’은 한양도성을 비롯해 수도 방어와 관리 체계를 구성하는 성곽 유산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수도를 둘러싼 성곽이 단일 유적이 아닌, 광역적이고 유기적인 방어 시스템으로 구축·운영됐다는 점에서 세계유산으로서의 보편적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양의 수도성곽’은 최근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예비평가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
K-Classic News 기자 | (재)달성문화재단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2026년 문예회관 특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국비 7천만 원을 확보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사업은 지역 문예회관의 기획·제작 역량을 높이고 공연예술 기반을 활성화하기 위한 공모로, 올해는 전국 121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을 벌였다. 달성문화재단은 달성군 출신 호국 영웅 유치곤 장군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 기획안을 내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선정 작품은 창작 뮤지컬 ‘하늘의 사나이, 유치곤 장군(가제)’으로, 대한민국 공군의 전설로 불리는 유치곤 장군의 삶과 애국정신을 예술적으로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재단은 이 작품을 통해 ‘승호리 철교 폭파 작전’ 등 장군의 대표적 전공을 현대적 뮤지컬 형식으로 그려내어 지역민에게 자긍심을, 관람객에게 달성의 역사적 의미를 전한다는 구상이다. 최재훈 재단 이사장는 “이번 창작 뮤지컬은 우리 지역의 역사와 자부심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국비 지원과 지역 예술인 참여를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를 더욱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