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Sophia Art Company] 추상표현주의 여류화가 <조미향>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형태 이전의 진실’

K-Classic News  리뷰 한경수 |

 

 

조미향 작가가 회화에서 추구하는 가치는 ‘균형’이다. 대개 균형을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다. 정확한 비례를 통해 흔들림 없는 수평선을 강조하는 수학적인 시각이 그 첫 번째다. 그리고 두 번째는 ‘무게의 차이’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탄탄하게 만들어 내는 철학적인 균형이다. 철학적인 균형은 ‘평등’보다 ‘공존’에 방점을 찍는다.

 

그녀의 균형에 대한 인식은 철학적인 시각에 기반 한다. 정확한 비례에 의한 고요를 택하기보다, 수많은 불협화음이 충돌하고 교차하더라도 그 속에서 생성해내는 질서, 즉 움직이는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균형에 초점을 맞춘다. 그 수많은 흔들림의 진동 속에서 포착한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형태 이전의 진실’이 그녀가 새롭게 발견하려는 진정한 균형이다.

 

조미향의 추상표현주의는 ‘중첩의 미학’으로 압축된다. 선과 색으로 구현되는 화면이 많게는 여덟 번까지 중첩된다. 서로 밀어내고 끌어당기며 진행되는 중첩 과정에서 ‘방기(放棄)’와 ‘통제’가 오고간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지도 않지만, 동시에 완전한 즉흥성도 허락하지 않는다. 작가는 그 두 힘이 긴장 관계를 유지하도록 조율한다. 그랬을 때만 화면에서 가장 풍부한 생동감이 생겨났다. 그것은 곧 균형 상태를 의미했다. 그가 균형을 발견하는 순간을 ‘짜릿한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의 화면은 채움의 미학으로 전개된다. 그는 ‘비움’보다 ‘채움’, ‘빼기’보다 ‘더하기’의 셈법을 따른다. “비움마저 또 다른 형태의 채움”이라는 생각 아래 “진정한 비움은 존재하는가?”를 반문한다. 그에게 진정한 균형 상태는 “선과 색이 서로 얽히고 겹쳐지며 스스로의 질서를 찾는 상태”다. 그것은 곧 희노애락으로 점철된 ‘삶에 대한 은유’이기도 했다.

 

그녀의 작업은 개념보다 순간적인 감각의 결실이다. 면과의 끊임없는 대화와 감각의 활성화로 진행되는 작업 특성상, 그 과정에서 개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다. 그러나 작가가 개념을 의식하고 개입시키지 않았지만 그림은 스스로 윤리적인 의미들을 형성해 갔다.

 

먼저 포착되는 개념은 '다양성'이다. 형식과 비형식에 의한 불협화음의 수용 속에서 억압됐던 다양한 발언들이 쏟아진다. 그것은 미학적으로는 긴장-해소를 통한 관람자의 감각 활성화로의 연결을 의미하지만, 윤리적으로는 다원성의 존중에 대한 표명이다.

 

조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생애 처음 바다에 뛰어든 상태에 비유했다. 매번 새로운 화면과 맞서는 자신의 작업이 처음 바다에 뛰어든 사람이 예상과 다른 바다의 깊이감에 놀라 혼돈에 빠지는 현상과 다르지 않다는 것처럼, 앞으로도 국내외 전시에서 조미향작가의 큰 행보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