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원종섭 기자 |
산다는 것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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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농담이 아니다
진심을 다해 살지 않으면 안 된다
예를 들어, 한 마리 다람쥐처럼
사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을 만큼
사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될 만큼
산다는 것은 농담이 아니다
진심을 다해 삶에 다가가지 않으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두 손이 뒤로 묶이고
등은 벽에 밀쳐진 것처럼 절실하게
혹은 흰옷과 보호안경을 걸치고
어느 실험실 같은 곳에 들어가
아무도 그 일을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전에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얼굴도 모르는
그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 것처럼
절실하게
비록 살아 있는 일이 가장 사실적이고
가장 아름다운 것임을 잘 알면서도
진심을 다해 살지 않으면 안 된다. 예를 들어
일흔 살이 되었어도 올리브 나무를 심을 만큼
후손을 위해서가 아니라
죽음을 두려워하긴 하지만 죽음을 믿지 않기 때문에
살아 있다는 것이 죽음보다 더 소중한 일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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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지금 심각한 병에 걸려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그 흰 침대에서 다시 못 일어나게 될지 모른다 해도
다소 이른 떠남을 생각하면 슬프지 않을 수 없다 해도
그 래도 재미있는 농담을 들으면 여전히 웃을 것이고
비가 내리는지 창밖을 볼 것이고
가장 최근의 뉴스를여전히 궁금해하지 않겠는가
가령 우리가 지금 싸울 가치가 있는
무엇인가를 위해 최전선에 있는데
전투의 첫날, 그 첫 번째 일격으로
얼굴을 땅에 파묻고 그대로 쓰러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죽어 가면서도 우리는 분노와 호기심 속에
궁금해하지 않겠는가
몇 년 동안 끌어질지도 모르는 그 전쟁의 결말이
가령 감옥에 갇혔는데
나이가 쉰 살 가까이 되었다 해도
게다가 철문이 열려 자유롭게 될 때까지
아직 18 년을 더 갇혀 있어야 한다고 해도
그렇다 해도
우리는 바깥 세상과 함께 숨 쉬지 않겠는가
세상 속 사람들, 동물들, 문제들, 그리고
얼굴에 부는 바람과 함께. 그러니까,
감옥 벽 너머에서 펼쳐지는 세상과 함께
그러니까, 자신이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든
어디에 있든, 마치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듯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감옥의 시인
독재 정치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생애 대부분을 감옥에서 보낸 시인 히크메트
민중을 사랑한 혁명가
평화와 반전을 외친 세계주의 시인
사랑을 노래한 로맨티스트였습니다
시인이 같은 형무소에 있다가 다른 곳으로 이감된 젊은 동지에게 옥중에서 보낸 시 형식의 편지 글 입니다
우리나라 백석 시인 번역한 책 '터키 혁명시인 나즘 히크메트의 시' 백석 특유의 서정적이고 토속적인 시어, 때로는 섬세하고 힘 있는 표현으로 담겨 있습니다.
55년의 형을 받고 옥중에서 17년을 보낸 ‘감옥의 시인’이었고, 출판 금지, 국적 박탈을 당하고 타국에서 생을 마감한 ‘비운의 작가’ 파란만장했던 삶, 투철했던 사상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한 문학세계
20세기 터키 문학사에서 가장 반짝이는 이름
- 오르한 파묵
처음 히크메트의 시를 발견했을 때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 시들이 지니고 있는 공간이었다.
그의 시들은 공간을 넘나들었고 산맥을 가로질렀다.”
- 존 버거
“도스토예프스키가 ‘우리는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라고 했다면, 우리 모두는 나즘의 호흡에서 나왔다. 나즘 히크메트의 시를 반대하는 사람도, 모방하는 사람도, 그의 영향 아래 있는 사람들 모두 나즘의 호흡을 취하고, 그를 호흡하면서 등장했다.” - 아지즈 네신
나짐 히크메트 Nazim Hikmet
1902~1963. 낭만적 혁명가로 불리는 터키의 첫 현대 시인이며 소설가. 모스크바에서 대학을 다닌 후 터키로 돌아왔으나 좌파로 몰려 오랫동안 감옥 생활을 했습니다. 이 기간에 많은 시와 희곡을 썼으며, 석방 후 모스크바로 망명했습니다. 터키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50개 언어로 번역되어 사랑받아 왔습니다. 'Piraye için Yazlmis Saat 21 Şiirleri and 'Yaşamaya Dair' ©Nazim Hikmet. From "Bütün Şiirleri", YKY. Yayınları, Birinci Basım Nisan.
인간은 극복해야할 그 무엇입니다
매력이란 잘난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못난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것
당신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뜻밖의 능력자 입니다
원종섭 Won Jong -Sup
시인 / 영미시전공 교육학 박사 / 대중예술 비평가
K-Classic News 문화예술국장